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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봉합도 진료보조인력(PA)이 하는 실정"
정영기 대한병원의사협회장 “불법 의료행위 20여건 이상 접수, 추가고발 검토”
[ 2018년 12월 17일 06시 21분 ]
[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대한병원의사협회(이하 병의협)의 불법 진료보조인력(PA) 의료행위에 대한 검찰 고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이번 사례는 상급종합병원, 그것도 국내 최고로 인정받고 있는 빅5 중 2개병원의 특정 분과까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는 점에서 충격을 줬다. 의료계 병폐로 비판받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뚜렷한 해결책은 보이지 않아 불법의 경계선에서 줄타기를 했던 고질적 악습에 대해 과감한 처벌을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계 단체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여겨져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데일리메디가 대한병원의사협의회 정영기 회장을 만나 이번 검찰 고발 배경과 관련해서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편집자주]

Q. PA 의료행위를 검찰에 고발한 계기는

대한민국 의료가 왜곡된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저수가' 문제다. 병원들은 의료 정상화를 위해 저수가를 해결하려고 노력해야 했지만, 정부에 맞서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기 때문에 그냥 이 같은 시스템에 적응해 버렸다. 대신 의료인력들의 낮은 임금과 많은 노동량을 이용해서 극복해왔다고 볼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전공의와 병원 봉직의들 혹사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수 년 전부터 전공의 지원에서 기피과가 생겨나게 되자 전공의 수급에 어려움을 겪는 일부 진료과를 중심으로 전공의 업무를 대체할 의료보조인력(PA)을 운용하기 시작했다. 이후 기피과 문제는 더욱 심화되고, 전공의특별법으로 인해 전공의 업무시간이 줄어들게 되자 상급종합병원들을 중심으로 PA는 더욱 확대됐다.
PA 의료행위는 현행 의료법상 명백한 불법이다. 그런데 상급종합병원과 상당수 종합병원들은 현실적으로 대책이 불가피하다는 핑계를 대면서 불법을 자행하고 있고, 보건복지부는 이를 묵인하는 중이다. 최근 심장초음파 보조인력 문제와 대리수술 문제로 인해 의료인 간 면허범위에 대한 논란이 생겨나고 복지부 내부에서도 지금까지의 입장과는 다르게 PA 합법화를 언급하는 모습까지 보여, 이대로 있다가는 불법 PA 의료행위가 합법으로 되는 어이없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것이 불을 보듯 뻔해 보였다. 병의협 차원에서 PA 불법의료 신고센터를 개설해서 고발 조치를 하기로 했고, 실제로 신고센터를 통해 제보가 들어왔고 검찰 고발 조치를 실행에 옮기게 됐다.
 
Q. 검찰 고발 의료기관 외에도 'PA 불법의료 신고센터'를 통해 추가적으로 파악된 사례가 있는지. 이번 사례를 먼저 고발하게 된 이유는
 
현재까지 약 20건 이상의 제보가 접수됐다. 내부적으로 추가 고발 문제는 논의중에 있으나 불법 의료행위가 확실하고, 처벌이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순차적으로 고발할 예정이다. 이번 사례들을 가장 먼저 고발하게 된 이유는 불법 의료행위 내용들이 너무 충격적이었고, 그 불법을 저지른 기관이 국내에서도 매우 유명한 병원들이었기 때문이다. 모범을 보여야할 유명 대형병원과 거기에 소속된 교수들이 앞장서서 불법 의료행위를 저지르는 것에 대해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대해 경종을 울려 전체 의료계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해서 고심했지만 결행한 것이다.


"저수가 문제에서 초래된 부작용이 결국 PA 불법을 묵인·용인"
"전공의 기피과 현상 심화되고 전공의특별법 실시되면서 PA 불법행위 더 확대"
"모범 보여야 할 유명 대학병원 교수들이 앞장서서 불법 자행, 경종 울리고자 검찰 고발"
"PA 인정하면 의료인 면허체계가 붕괴, 직역 다툼 팽배해지면서 결국 국민건강 훼손"
"병원협회가 나서서 문제 해결 방안 모색하고 정부에 적정수가 등 적극 요구해야" 

 
 
Q. 심장초음파나 조직검사 이외에도 두드러진 PA 불법 의료행위 사례가 더 있는지

아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PA가 일하고 있다고 흔히 알려진 부분들에 대한 제보가 많기는 하다. 초음파를 통한 대리진단 행위나 수술방에서 의사들이 해야할 봉합 등의 처치도 있다. 병동에서도 처방이나 처치 등 실질적인 전공의 업무를 수행하는 PA들도 많이 있다. 아마 많은 의사나 간호사들이 이 사실을 알고 있지만 차마 말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생각하다. 하지만 이제 더 이상 감추기만 해서는 일이 해결되지 않는다. 적극적인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Q. 복지부는 PA를 사실상 인정하는 대신 불법 의료행위가 안돼도록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데
 
PA 존재를 인정한다는 말 자체가 불법 의료행위를 용인하겠다는 것이다. PA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간호사와 방사선사는 자신의 면허나 자격에 부여된 업무를 벗어나는 일을 하면 불법이 된다. 이들에게 불법을 저지르지 말고 PA 업무를 수행하라는 말은 그냥 간호사나 방사선사 업무를 하라는 말 밖에는 안된다. 그러면 굳이 PA라는 이상한 직책명을 쓸 필요가 없다. 복지부가 PA를 인정하는 대신 불법 의료행위가 이뤄지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하는 것은, 그 전제에 이미 의료인 간 업무 범위를 재조정해서 의사가 할 일을 다른 직역이 할 수도 있도록 만들겠다는 의도다.
이는 의료인 면허체계 자체를 흔들겠다는 말이 되므로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다. 만약 복지부가 의료인 업무 범위 조정을 통해 면허체계의 배타성을 부정하게 되면, 한의사들의 의과의료기기 사용 문제도 막을 수 없게 되고, 의료인 간 직역 이기주의를 더욱 부추기게 돼 혼란을 막을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면 결국 그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
 
Q. 과거 대한전공의협의회가 PA 불법의료 사례를 고발한 바 있지만 여전히 근절이 어렵다. 불법의료행위 근절을 위해 의료기관 및 보건당국에 제안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대전협에서 PA들의 불법 의료행위를 고발한 바 있으며 그리고 그 과정에서 故김일호 회장님의 희생과 노력이 있었던 사실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의사들은 故김일호 회장의 노력과 희생에 전혀 답하지 못했다고 본다. 단순히 한 개인이나 단체가 몇몇 사례들을 고발하고, 언론에 알린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였다면 PA 불법의료 문제가 지금처럼 이렇게 해결되지 않고 커지지는 않았을 것이다. PA 불법의료 행위는 왜곡된 대한민국 의료 시스템이 만들어낸 것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사뿐만 아니라 전체 보건의료인들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불법을 양성화 시키려는 비상식적인 주장을 해서는 안된다. 어디까지나 법과 상식이 규정한 틀 내에서 정상화가 이뤄져야하고, 이것이 현실적으로 힘들다면 정부가 나서는 게 맞다.
상급종병을 중심으로 종합병원들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는 PA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을 경영하는 대한병원협회가 먼저 나서야 한다. PA 의료행위를 유지하지 않으면 병원을 경영할 수 없다면, 병원협회가 나서서 의사를 더 고용해도 병원이 충분이 운영될 수 있는 수가를 정부에 요구해야 한다. 그리고 묵인과 방조로 PA 문제를 키워온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원칙대로 행동할 필요가 있다. 의료기관 실사 등을 통해 불법이 드러난 병원들은 행정처분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하는 그 원칙을 PA 문제에도 똑같이 적용해야 할 것이다.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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