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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유전체칩' 가시화···'맞춤의학' 신호탄
보건연구원, 금년 8월 상표권 출원 이어 2개 회사와 기술이전 계약
[ 2018년 12월 10일 05시 10분 ]

‘하루 3번, 식후 30분’이 아니라 자신의 유전 정보에 따라 약물 농도와 용량을 조절하고 복용기간이 정해진다. 먼 미래 이야기 같지만 머지않아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달 국립보건연구원이 한국인의 특이적 유전체 정보를 반영한 ‘한국인칩’(한국인 맞춤형 유전체칩) 상용화 계획을 밝힌 덕분이다.


금년 8월 상표권을 출원한데 이어 기술이전 1차 계약을 2개 회사와 마쳤다. 추가 상용화를 위해 2차 공고를 진행, 현재 3개 기관과 기술이전 계약을 검토하고 있다.


또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칩을 통해 생산된 15만명 규모의 유전체 정보도 순차적으로 모든 연구자들에게 전면 공개할 예정이다.


국내 유전체 대표 ‘한국인칩’ 상용화로 연구 효율성 극대화


한국인의 특징적인 유전체를 대표하는 유전변이 약 83만개로 구성된 한국인칩은 2014년부터 시작된 국립보건연구원의 ‘코리아 바이오뱅크 어레이 프로젝트(Korea Biobank Array Project)의 일환이었다.


자주 발생하는 다양한 만성질환의 유전적 요인 규명이 가장 큰 목적이다. 한국인칩 상용화는 열악한 환경에서 연구하던 국내 유전체 연구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유전체 연구는 NGS(차세대염기서열, Next Generation Sequencing) 분석 방식과 유전체칩 분석 방식(마이크로어레이, Microarray) 등이 사용된다.


한국인칩처럼 이미 알려진 유전체정보를 대상으로 연구를 하는 경우에는 연구의 비용 효율성 등을 고려해 마이크로어레이 방식이 많이 사용된다.


기존 상용화된 유전체칩은 서양인 유전체를 기반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에 한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에서는 활용도가 60~70% 밖에 되지 않는다는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한국인칩 상용화를 앞두면서 유전체 정보 활용도를 95%이상 수준으로 끌어 올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자국민 유전체 정보에 최적화된 유전체칩 제작 프로젝트는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전세계적으로 빠른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의료비 절감 방안으로 맞춤의학이 떠올랐고, 이를 실현하기 위한 유전체 연구가 경쟁적으로 진행 중이다.


국내 유전체 연구 규모 아시아 최대···재현성 통해 ‘정확도' 제고


가장 먼저 영국은 지난 2007년부터 50만명 규모의 UK Biobank 프로젝트를 시작했으며, 2013년에 UK Biobank Array(유전체칩)를 개발했다.
 

2015년 3월부터는 정제된 데이터 15만명을 연구에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 분양했다. 이후 영국에서는 ‘만성폐쇄성폐질환에 연관된 유전요인’ 등 2년 간 200건이 넘는 논문이 출판됐다.


이어 미국, 일본, 중국 등도 자국민 유전체 정보를 확보해 인종 특성을 반영한 유전체칩을 제작했다.


특히 중국의 경우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에 힘입어 유전체 정보에 클라우드 쉐어링을 도입, 수백개가 넘는 유전체 진단 회사가 생겨났다.


한국은 아시아 최대인 24만명 규모의 유전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인칩 연구 활성화를 위해 결성된 ‘한국인칩 컨소시엄’에는 현재 23개 대학교, 9개 병원, 8개 산업체가 가입됐다.


한국인칩 연구를 진행한 국립보건연구원 김봉조 과장은 “유전체 연구에서는 장기간에 거쳐 수많은 샘플을 사용하기 때문에 칩 생산 과정에서 ‘재현성’을 높은 수준으로 균일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립보건연구원에서 개발된 한국인칩은 기존 상용칩에 비해 ‘재현성’과 ‘대표성’ 측면에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한국인칩은 무작위 재현 실험에서 99.77%의 일치율을 보였다. 생산된 유전체 정보 역시 보편적인 상용칩 99.5%보다 더 높은 99.73%의 더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맞춤의학 상용화로 건강하고 오래 사는 미래 지향


한국인칩 개발에 사용된 방식은 Photo-lithography(사진식각기술) 방식의 마이크로 어레이 기술이다. Photo-lithography는 빛에 민감한 화학물질로 덮인 염기가 놓인 칩 위에 특별히 설계된 마스크를 씌우고 빛을 쏘여, 매번 정확한 위치에 DNA절편을 심을 수 있다.

‘대표성’ 측면에서도 다인종 유전체 연구를 위해 제작된 기존 상용칩에 비해 동아시아인 연구에 있어 한국인칩이 가장 높은 수준의 유전체 대표성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인칩 연구는 한국인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암, 당뇨, 고혈압 등의 다양한 만성질환의 유전적 요인을 규명할 뿐만 아니라, 개인의 유전적 차이에 따라 질병을 예방‧치료하는 ‘맞춤의학’에 한발 더 다가가는 초석이다.


약물유전체 연구 측면에서는 약물을 개인 유전자에 최적화된 용법 및 용량으로 투여하는 미래도 기대해볼 수 있다.


국립보건연구원은 한국인칩 컨소시엄을 통해 개발한 한국인칩 정도 관리 및 분석방법을 교육하는 등 국내 연구자 지원 계획을 갖고 있다. 또 추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을 지속해 나가면서 한국인칩 상용화를 확장시킬 예정이다.


김봉조 과장은 “한국인칩은 미래 맞춤의학 기술에 반드시 필요한 ‘한국인 유전체 표준화’를 가능케 할 것”이라며 “건강하게 오래 사는 한국인의 미래를 앞당겨 실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유전체 연구시장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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