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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대 학생들 관장실습 파문과 책임회피 대학
박다영기자
[ 2018년 10월 09일 19시 33분 ]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수첩] 최근 SNS를 통해 퍼진 간호대 관장실습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는 모습이다.
 

간호학과 학생으로 추정되는 A씨가 최근 한 커뮤니티에 “어느 대학에서는 학생을 대상으로 제비뽑기를 통해 관장실습을 실시한다”고 작성한 글이 간호대생들의 폭로에 불을 지폈다.


그는 “본인의 항문을 남에게 보여주는 것인데 거부할 수 없는 분위기로 인해 인권침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글에는 실제 관장실습을 경험했다는 간호대 재학생과 졸업생들의 폭로가 줄을 이었다.
 

다수의 간호대 재학생, 졸업생들은 ‘우리 학교는 모든 학생을 대상으로 관장실습을 했다’, ‘우리 학교는 폴리 삽입을 하기도 했다’, ‘관장뿐만 아니라 L-tube 실습도 있었다’ 등 비슷한 경험을 털어놓는 댓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실습을 위한 모형이 있음에도 해당 수업에서는 학생들끼리 서로의 실습 대상이 돼야 했다. 학생들이 이를 원치 않았기 때문에 교수는 4~5명 단위로 조를 구성해 실습 대상을 가려낼 제비뽑기를 하라고 지시했다.


전국 200여 개 대학의 간호학과 중 현재까지 7개 대학에서 관장실습이 이뤄져온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수적으로 몇 되지 않는다고 간과해선 안 되는 일이다. 모형이 있음에도 다른 학생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실습 대상이 돼 수치심을 느낀 해당 수업은 명백히 인권침해이기 때문이다.
 

수치심을 느끼는 게 당연한 실습과정에서 왜 간호사들은 이제껏 이를 문제 삼지 않았는지 궁금하다는 질문에 간호대 재학생은 "지방대 간호학과 교수는 권한이 절대적이라 낙인 찍혀서는 안 된다"며 "학생들은 부당하더라도 교수의 지시를 따라야 불이익을 당하지 않기 때문에 이제까지 문제제기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교수 지시에 따르지 않으면 앞으로의 학교생활이 어려워질 수 있고 취업할 때 좋은 병원에 추천서를 써주지 않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불안감 때문에 그동안 학생들은 쉽사리 나서지 못한 것이다.


끊임없는 댓글 역시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해당 간호대 재학생과 졸업생은 익명성이 보호되는 공간을 빌어 부당함을 호소하고 싶은 심정이었을 것이다.


대학은 교육기본법·고등교육법상 교육 의무를 다해야 한다. 헌법이 규정한 학생들의 자기결정권과 일반적 행동의 자유권 등을 보호할 의무도 있다.


마땅히 보호받아야 하는 학생들 인권이 침해당했다는 사실이 당사자인 학생들의 폭로를 통해 드러났음에도 대응책 논의는 사실상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해당 대학들은 "수업은 교수 재량이기 때문에 그 내용을 정확히 알 수 없다", "관장실습은 교육 차원에서 이뤄진 것 뿐이다. 학생들이 원치 않으면 앞으로 진행하지 않겠다" 등 문제 회피에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대한간호협회 한 관계자는 “협회는 이번 사안에 대해 전반적으로 대응하는 역할이고 재량권이 없기 때문에 관장실습을 하는 것으로 알려진 7~8개 소수 대학에 개별적으로 법적 조치를 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학교는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호하면서 필요한 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교수 책임하에 이뤄진다고 해서 관장실습이 문제가 있다는 지적에만 그쳐서는 안 된다. 학생들의 기본권을 보호하기 위해 대학은 이를 근절하기 위한 의지를 피력하고 철저한 실태조사를 진행해야 한다. 간호협회 차원에서도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개선책 마련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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