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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 유방암환자, 치료와 삶의 균형 유지 중요"
강수환 영남대병원 유방센터장(유방내분비외과 교수)
[ 2018년 08월 27일 16시 06분 ]

신조어 ‘워라벨’이 최근 우리 삶의 많은 영역에서 키워드로 떠오르고 있다. 워라밸은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하는 워크 앤 라이프 밸런스(Work & Life Balance)의 준말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암 환자들의 삶의 균형을 지키기 위한 노력도 많아지고 있다. 치료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조화에 관한 것이다.


유방암 환자가 투병을 위해 가정이나 직장 등 일상생활을 포기하고 오로지 치료에만 전념하는 것은 이제 옛 말이다. 재발〮전이성 유방암 역시 치료제 및 치료수준의 향상으로 이제는 ‘생존’과 더불어 ‘삶의 질’을 논하는 시대다.

유럽종양학학회(European School of Oncology) 산하 ‘진행성 유방암 국제연맹(Advanced Breast Cancer Global Alliance)’이 2017년 발표한 ‘MBC 비전 2025 행동 요구’ 국제헌장은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삶의 질 보호 및 직장생활에 대한 권리 등을 제시했다.


‘단일항암화학요법’이 예전보다 중요하게 고려되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단일요법은 한번에 2~3가지 약제를 쓰는 병용요법과 비교해 생존기간 연장 등 치료 효과는 동등하면서 부작용은 덜해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한 치료 전략으로 선호된다. 실제로 미국 ASCO 가이드라인에서는 HER2 음성 유방암 치료 시 환자 삶의 질을 고려한 ‘단일요법’부터 순차적으로 사용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HER2 음성 유방암은 전이성 유방암에서 비교적 높은 비중을 차지하나,  선진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아직 명확한 가이드라인이 정립되지 않았다. 국내 유방암 치료는 세계적으로 월등한 수준이지만,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치료·관리에 대한 논의는 활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이성 유방암은 잦은 재발로 치료기간이 장기화 될 수 있다는 특성상 삶의 질을 유지할 수 있는 조화로운 치료전략이 더 중요하다. 환자가 긴 치료기간 동안 많은 부작용을 경험하거나 체력적으로 부담을 느끼면 그만큼 치료를 거부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 때문에 환자가 치료를 포기하거나, 대체요법을 좇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적응증과 급여인정 기준사이에 간극 있는 치료제, 급여 확대 필요"

생존기간을 연장하면서 독성이 적은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투여하는 것은 환자의 치료 의지 향상에 도움이 되므로 고려할만한 일이다. 이전 항암치료에 대해 긍정적으로 느낀 환자는 이후의 치료도 더 긍정적인 자세로 임하게 된다.


앞서 언급한 ‘단일요법’이 환자들의 요구에 부합하는 치료전략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확인되고 있다.

금년 1월 일본유방암학회지 ‘Breast Cancer ‘ 온라인판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최근 HER2 음성 전이성 유방암 환자들에게 치료 효과와 독성이 균형을 이루는 단일요법이 권고된다고 언급됐다. 여기에 단일요법 치료제인 에리불린이 2차 치료 시 OS 연장 효과 및 장기 안전성을 입증했다는 데이터가 소개됐다. 단일요법만으로도 전이성 유방암에 충분한 치료효과를 낼 수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또한 단일요법은 여러 약제를 동시에 사용할 때보다 투약이 간편하기 때문에 환자들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일부 약제는 입원이 필요하지 않고 투약시간이 3~5분 밖에 걸리지 않아, 직장을 다니는 환자들도 충분히 사회생활을 하며 치료 받을 수 있다.


이처럼 최근에는 효과와 독성의 균형을 맞췄을 뿐만 아니라 투약 편의성까지 높인 단일요법 치료제까지 나왔다.

하지만 ‘치료 접근성’에 대한 문제가 남아 있다. 효과적인 치료제도 적응증 허가사항과 급여인정 기준의 간극이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적응증은 2차 치료제이지만 급여인정은 3차 이상부터라면 환자 부담을 고려해 독성이 적은 치료제를 조기에 사용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현대의 항암치료는 단순히 ‘생존’만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투병 중에도 치료와 삶의 균형을 바라며, 이는 거스를 수 없는 트렌드다. 삶의 질 유지가 중요한 치료 목표로 꼽히는 ‘전이성 유방암’에서는 이를 고려한 치료전략이 우선돼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현재는 조기에 좋은 치료제를 사용하고 싶어도 급여 제한 때문에 ‘그림의 떡’인 경우가 있다. 환자들이 치료제를 눈 앞에 두고도 사용하지 못하는 일이 없도록 적응증과 급여인정 기준사이에 간극이 있는 치료제의 급여 확대 노력이 필요하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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