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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와 보호자 삶까지 지켜주는 커뮤니티케어"
민성기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장 "우리나라 실정 맞는 제도 절실"
[ 2018년 08월 13일 11시 51분 ]

인터뷰 도중 휠체어에 앉은 환자가 들어왔다. 몇 번이나 하트를 그리고 사랑한다는 말을 한 그는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의 어머니였다. 민 회장은 자신의 병원에 어머니를 모시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를 진료하면서 보호자 역할까지 맡은 본인을 '의료 공급자이자 수요자'라고 소개했다. 데일리메디는 일선 의료현장에서 환자를 만나는 의사로서, 동시에 보호자로서 우리나라 환경에 맞는 커뮤니티케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재활의학과의사회 민성기 회장을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주]

Q. 커뮤니티케어가 왜 필요하다고 생각하는지

커뮤니티케어는 '치료 이후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필요하다. 치료를 받는 과정은 그 자체에 목적이 있지 않다. 치료를 받은 이후에 삶을 이어가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치료가 잘 이뤄졌는지를 보는 관점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다. 재활치료의 경우에는 기능적으로 얼마나 회복됐는지,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 후 상태를 만족하는지, 치료 이후 본인의 삶을 얼마나 영위할 수 있을지 등에 있다.


재활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생기면 가정이 망가질 수 있다. 누군가는 본인의 생활과 삶을 잊은 채 간호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커뮤니티케어는 지역사회 차원에서 환자가 생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는 안전장치다. 환자 본인 뿐 아니라 가족들의 삶까지도 지켜줄 것이라고 본다.


Q. 한국과 일본의 재활치료 어떤 측면에서 차이가 있나 
최근 대한재활의학회와 대한재활의학과의사회의 임원들이 함께 일본의 회복기재활병원인 고쿠라리하빌리테이션병원 등을 방문한 '재활의료전달체계 구축을 위한 한일 심포지엄'에서 우리나라보다 앞선 일본의 커뮤니티케어를 보면서 우리가 나아갈 길을 확인했다.

한국과 일본은 재활치료 목적이 근본적으로 다르다. 우리나라는 환자의 기능 회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부분에서 의술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팔 수술 후 3cm도 들어올리지 못했던 환자에 재활치료를 시행해 10cm를 들어올리게 한다. 하지만 일본은 다르다. 한 명의 환자를 치료하는 데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요양치료사 등으로 구성된 치료 팀을 힘을 모은다. 재활치료 이후 환자가 본인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의사가 수술을 마치고 환자에 필요할 치료를 팀과 상의한다. 거실에서 화장실을 갈 수 있도록, 주방에 물을 마시러 갈 수 있도록, 생활 공간 속에서 불편함을 줄이려 한다.


우리나라도 앞으로는 일본과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술 발전으로 기능 회복은 이미 상당한 수준에 도달해있다. 앞으로 의료인은 환자가 본인의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본인을 잃지 않을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우리나라에 맞는 커뮤니티케어는
일본의 커뮤니티케어 시스템이 바람직하다고 해서 우리가 무조건 일본 방식을 따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 실정을 고려하는 것이 우선이다. 근본적으로는 병원이 아닌 본인 거주 공간에서 살 수 있는 방향으로 치료가 이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이 필요하다. 민간 의료시설에서 환자를 전부 살피기는 쉽지 않다.


지역사회에서 통합적으로 환자를 관리한다면 재활치료를 받은 후 본인의 공간에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을 것이다. 지역사회에서 환자를 통합관리하고 일본처럼 전문가들이 팀을 이뤄 환자를 케어하면 치료는 훨씬 효과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처럼 환자 한명을 위해 진료팀이 각자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의사는 치료과정까지 역할을 다하고 그 이후 물리치료사, 요양치료사 등이 환자의 생활 환경을 고려해 그에 맞는 훈련을 돕는다. 기술적으로 뛰어난 국내 전문가들이 팀을 이룬다면 분명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


하지만 수가를 비롯해 제도, 지역사회 역할 등 우리나라는 일본과 다른 점이 많이 있다. 일본의 커뮤니티케어 사례를 활용하고 본보기로 삼되 우리나라 실정에서 이뤄질 수 있는지 검토해야 한다. 첫 걸음에 이상만을 따르기보다 현실에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조금씩 고쳐나가는 것이 더 빠르다고 생각한다.

Q. 커뮤니티케어 정책에서 재활의학과의사회와 학회는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지

일본을 방문해보니 '이런 곳에서 늙고 싶다, 늙으면 이런 곳에 와서 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재활의학과의사회와 학회 역할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싶은 환경에서 최선의 노력을 다해 치료를 받고 다시 본인이 있던 곳으로 돌아갈 수 있게 돕는 것이다.


의사회와 학회는 앞으로 힘을 합쳐 커뮤니티케어 시범사업이 발전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모델을 제시하고 근거를 확보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 의사회는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낼 것이고 학회는 연구를 통해 이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하겠다. 이를 통해 우리가 사는 지역도 재활치료를 받고 싶은 곳이 됐으면 좋겠다. 또 언제든 다시 환자가 있던 곳으로 돌아가 행복을 찾고 그 행복을 지속적으로 이어나갈 수 있도록 돕고 싶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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