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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들과 의사 소통 등 '좋은 부모' 되기"
이문수 교수(고대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 2018년 08월 13일 05시 47분 ]

소아청소년 정신과 의사로서 진료실에 앉아 있다 보면 많은 질문들을 받게 된다.

특히 부모가 돼서 아이를 키우는 것은 자연스러운 삶의 한 과정일 뿐인데, 과연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 우리가 고민을 할 필요가 있는가? 이전에는 그렇게 고민을 하지 않고도 여러 자녀들을 낳아서 다들 잘 키우지 않았는가? 라는 질문들을 받게 된다.

그러나 답은 이제 “그렇다”이다. 그만큼 세상이 변한 것이다. 환경이 변하면서 그에 맞춰 살아야 되는 우리 생활이 변했고 그에 따라서, 우리도 이제는 양육방법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

이전에는 대가족 단위로 살면서 아이 양육방법에 대해 정보를 가까이에서 구할 수 있었고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사람도 많았으나, 이제는 소가족이 되면서 아이 양육방법에 대한 정보를 별도로 신경을 써서 얻어야 한다. 또 아이에게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친척들 및 형제, 자매들의 존재감도 과거에 비해 많이 옅어진 것이 사실이다.

특히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해서는 이제는 부지런하게 정보를 구해야 하는 세상이 됐다. 이렇게 정보가 넘치고 있지만 아직도 소아청소년 정신과 진료실에서 보면 기본적인 아이와 부모 사이의 의사소통에서 어려움을 겪는 가족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의사 소통의 기본은 타인에 대한 존중이다. 아이는 원래 내 뜻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독립적인 인격체라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원래가 그런 것이다. 아이가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어하시는 부모님들을 많이 만나게 된다.

사실 과거와 달리 형제, 자매 숫자는 줄어들었고, 이 소수의 아이들에게는 부모가 자신의 인생에서 이루지 못한 목표들을 대신 이루어 주어야 하는 역할을 부여하면서, 극심한 경쟁에 뛰어 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아이의 일시적인 실수가 부모에게는 곧 부모 자신의 인생까지도 영구적으로 실패하는 것으로 잘못 받아들여지게 되고, 부모도 아이도 심각하여 지게 되어서 너무나 큰 짐을 짊어지고 비틀거리게 된다.

중요한 것은 아이는 개별적인 존재이며, 아이가 내 뜻대로 안 되는 것을 도저히 참을 수 없다면 아이에게 문제가 있다고 아이를 뜯어고치려고 하기 이전에 부모 스스로가 자신에게 감정 조절에서 어려움이 있는 것은 아닌가 고민을 해야 한다.

아이와 말이 안 통함을 많은 부모님들이 호소하지만, 역으로 뒤집어보면 한번 아이 입장에서 과연 아이가 말을 하고 싶을 생각이 들 것인지를 고민하여 볼 필요가 있다.

사람은 기본적으로 말을 듣기보다는 하기를 좋아하는 존재다. 따라서 말을 하게끔 내가 듣고 싶다는 기본적인 태도를 갖고 있다면 아이는 원래 말을 하게 되어 있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중요한 것이 듣는다는 것은 단순이 수동적인 것에 그치지 않으며 이를 확장한 적극적 경청(active listening)이 중요하다.

즉, 아이가 하는 말을 들을 때에는 말의 내용만이 아니라 아이가 하고 있는 말의 뒤에 있는 감정을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아이의 감정에 공감하지 않고 단순히 이성적으로만 이해하려는 태도는 아이와 부모 서로에게 상대방에게 잘 이해 받지 못한다는 느낌을 주면서, 보이지 않는 의사소통 단절의 벽이 느껴지게 만든다.

동시에 비언어적인 여러가지 신호들 – 어조, 말의 속도, 손을 떨기 등등 – 에도 같이 신경을 써주고, 아이가 한 이야기에 근거한 확장된 질문을 한다면, 아이는 자신을 부모가 적극적으로 들어주려고 한다는 것을 느끼게 되고, 좀 더 말을 하고 싶어할 것이고, 이러한 적극적 경청 태도는 아이와의 대화에서 좀 더 많을 것을 끌어낼 수 있다.

그러나 섣불리 아이의 말을 끝까지 안 듣고 판단하려고 하거나 부모가 원하는 대로만 이끌려고 하거나 반복되어서 비평과 비난을 하려고 한다면 아이는 말문을 닫아버리게 될 것이다.

아이는 성장하는 존재이다. 부모의 말을 안 들어도 부모는 괴롭지만, 결국 부모 품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생활을 하게 되어 있다. 그런데 부모의 말을 너무 잘 들어서 모든 것을 부모가 짜 준 대로 한다면, 어느 순간 부모님이 계획을 짜 줄 수 없는,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순간에는 자신 스스로의 문제 해결 능력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에 좌절을 경험하게 될 것이다.

결국 아이가 스스로 결정하고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믿어주고 그 능력을 키워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라고 하겠다.

진료실에서 보면 많은 다양한 부모들이 자녀와의 의사 소통에서 어려움을 느끼는 문제들을 갖고 오지만 그 답은 가까운 데 있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 행하기는 어려워하는 – 나 자신도 부모 역할을 하고 있지만 정말로 그렇다 – 것들을 보면, 역시 아이들을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꾸준한 부모 역할 공부가 필요함을 강조하고 싶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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