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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공단 특법사법경찰 권한과 사무장병원
박근빈 기자
[ 2018년 07월 28일 06시 33분 ]

[데일리메디 박근빈 기자/ 수첩] 사무장병원 등 불법 개설 의료기관은 근절이 필요한 악(惡)으로 규정되고 있다.

건강보험제도에 기생하며 재정을 갉아먹는 주 요인으로 지목되기 때문이다. 점점 더 지능화되는 수법은 문재인 케어와 같은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치되는 행위 또는 선량한 대다수 의료기관을 유린하는 문제로 해석되곤 한다.


결국 사무장병원은 이 시대에서 사라져야할 존재가 됐다. 하지만 사무장병원이 불법으로 챙긴 금액을 다시 재정에 투입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집계한 2009~2017년 사무장병원 적발 현황에 따르면 총 1273곳이 적발됐고, 환수가 결정된 요양급여비용은 1조8112억8300만원에 달했다. 하지만 되돌려 받은 금액은 1320억4900만원에 그쳤다. 비율로는 7.29%에 불과하다.


공식적으로 드러난 불법 개설 의료기관 문제만 두고봐도 1조6700억원 수준의 금액이 공중 분해됐다. 직접 비교대상은 아니지만 이 금액은 통상 수가협상에 소요되는 추가소요재정분의 2년치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문제의 심각성이 도드라진다.
 

건보공단 내부적으로는 TF였던 의료기관지원실을 정식직제로 올리고, 예산을 더 투입하는 한편 다양한 형태의 제도개선 방안과 금융감독원, 경찰청 등과 MOU 등 변화를 꾀했음에도 여전히 제자리 걸음 수준이다.

주요 원인은 건보공단의 환수고지 시점 이전에 재산을 은닉하거나 휴·폐업하는 등 행위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강제징수를 위해서는 사해행위 취소소송 등을 진행해야 하지만 이 역시 상당한 기간이 소요된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 속 건보공단은 특별사법경찰(특사경) 권한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했다. 갈수록 교묘해지는 사무장병원이 생겨나고 있어 현재의 조사 권한만으로는 적발과 징수의 한계점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실제로 건보공단 김용익 이사장을 포함한 관련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관계자들은 “특사경이 도입되면 사무장병원을 박멸할 수 있다”는 의견을 공공연히 드러내기도 했다.


특히 김용익 이사장은 “사무장병원을 근절시키지 못하는 것은 곧 직무유기다. 척결을 위해서는 특사경을 얻어야 한다. 바로 적용이 될수는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시급히 논의를 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건보공단의 주장과 달리 보건복지부는 ‘시기상조’라는 판단을 내렸다. 복지부 차원의 특사경이 도입될 예정이며, 이 권한을 건보공단에 넘기는 상황은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복지부 의료기관정책과 신현두 서기관은 “건보공단 특사경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 일단 사법경찰권은 복지부에 있으며 위임이 불가하다. 특사경 운영과정에서 사무장병원 근절이 안된다고 판단되면 그 때 검토할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러한 가이드라인이 설정되면서 특사경을 강력하게 요구했던 건보공단의 입장은 다소 난처해진 모양새다.
 

그 중심에는 대한의사협회 등 공급자단체의 반대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는 얘기도 있다. 사무장병원 척결의지가 크면서도 복지부의 선 긋기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이다.


건보공단이 특사경을 갖게되면 강압적 조사가 수시로 벌어져 의료현장에서 느끼는 부담감이 커진다는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과거 현지조사, 방문확인 등 절차와 맞물려 개원의 자살 사건 등이 발생하면서 특사경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졌던 것이다.


물론 건보공단의 특사경이 의료현장을 관통하는 큰 범위의 권한으로 자리잡는 것은 문제가 된다. 하지만 사무장병원을 근절시킨다는 한정된 범위 내 특사경을 부여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관련 업무에 전문성을 갖고 있는 건보공단이 특사경을 확보하고 초기부터 사무장병원에 대한 접근이 가능하다면 적발 및 징수율 제고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단순히 복지부 특사경 참여인원으로 인력지원 형태가 되면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영역이 축소될 것"이라며 "사무자병원을 잡으려면 의무기록을 판단할 수 있는 전문인력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건보공단 특사경은 의료계는 물론 복지부의 선 긋기 선언으로 일단락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사무장병원 척결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려면 보다 강력한 권한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을 묵인해서는 곤란하다.


사무장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피해를 받고 있으며 재정은 지속적으로 낭비되고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불법의료기관 개설 범위 내에서 적용되는 건보공단 특사경에 대해 보다 심층적인 논의가 필요한 이유다.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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