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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굴기(崛起)와 한국 의료
안순범 데일리메디 대표
[ 2018년 07월 20일 15시 45분 ]

지난 4월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남북화해 및 통일에 대한 문대통령 의지는 익히 알려졌다. 하지만 은둔의 독재자이자 무자비한 피의 숙청을 자행한 30대 김위원장의 행보는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그의 결단으로 70여 년 이어진 남북한 대립의 종지부 가능성이 엿보였고 공동선언문에는 휴전 대신 종전 논의 내용이 담겼다.

이번 회담의 가장 중요한 의제인 한반도 비핵화를 실현시킬 전환점 역시 마련됐다. 섣부른 환상일 수 있지만 통일에 대한 기대감도 한껏 높아졌다.

그러나 남북정상과 북미정상회담이 진행되는 과정을 보면서 어딘가 께름칙한 구석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바로 중국이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3월부터 6월까지 석 달간 중국으로 달려가 칙사 대접을 받으며 시진핑 주석과 세차례 회담을 가졌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싱가포르 회담 전후로 긴급한 만남을 갖고 일종의 대책을 논의하는 모습도 관측됐다. 당사자인 우리는 문대통령이 김위원장과 두번 만났는데 중국 시진핑 주석과는 무려 세 번이나 만났다.

중국이 소원했던 북중관계를 다시 혈맹관계로 격상시키는 것은 물론 북한 후견국으로서의 지위를 다지기 위해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의 비핵화 과정에서 예상되는 중국 역할과 영향 등을 염두에 두고 김정은 위원장을 달래고 설득했다는 전언이다. ‘차이나 패싱’은 있을 수 없음을 분명히 했고 중국 참여와 동의 없이는 한반도 비핵화 등의 평화 정착이 불가능하다는 메시지를 한국과 미국에 보낸 것으로 파악된다. 사실 중국의 이런 행보는 앞으로 힘들게 조성된 북한 비핵화와 관련된 남북, 미북 대화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최근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한층 격화되고 있다. 미국이 잇단 고율 관세를 부과하자 중국도 물러서지 않고 보복하는 모양새다. 이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적으로 추가 보복할 것임을 천명하는 등 상황이 심상치 않다.

그러자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우리나라가 비상이다. 반도체를 비롯해 전자부품, 기계류 소재 등이 중국으로 많이 수출되는 우리가 타격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국산 부품을 사용한 중국산 제품이 경쟁력을 잃어 장기적으로는 한국 수출에 먹구름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증시는 벌써 외국자본 이탈이 나타나는 등 우려스러운 사안들이 하나, 둘 발생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반도체 굴기를 선언하면서 2025년까지 자급률 70%를 선언, 대한민국 수출의 버팀목인 반도체가 중국에 덜미를 잡힐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이 팽배해지고 있다.

지난 2016년 사드사태 발생 후 우리나라는 중국의 직접적인 무역 보복으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했었다. 아직도 일부는 여파가 남아 있는 분야가 있다.

의료계도 예외는 아니어서 성형 등 해외환자 유치에 직접적인 한파가 느껴졌다. 단체관광을 통해 의료와 연계된 환자유치까지 제동이 걸리면서 이 분야 진료과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탈(脫) 중국’ 계기는 됐지만 유커 유치를 내걸고 투자를 했던 곳들은 큰 손실을 감내해야만 했다.

사실 중국은 자국 의료기술을 발전시키기 위한 장기전략을 마련, 구체화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4억명의 엄청난 내수시장을 겨냥한 제약바이오산업의 발전, 성장전략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10여 년 전부터 의약학 및 생명공학 고급인력을 미국, 유럽 등으로 내보냈다. 이제는 그들이 귀국하면서 선진 의학에 기반을 둔 의료분야를 키우고 있다. 여기에 거액을 들여 전세계 의학 및 제약분야 석학들을 초빙해서 이들의 고급지식을 흡수하고 있다.

한국 최고 의사도 중국서 상상을 초월하는 급여를 받으며 현지 병원서 활동한 사례가 있다. 중국의 목적은 분명하다. 단기간 내 세계 최고의 술기와 노하우를 터득, 궁극적으로는 자신들이 전세계 중심이 되는 것이다.

최근 중국 연구팀은 세계 최초로 인간 배아의 유전자 편집에 성공했다. 이를 기반으로 아마 중국은 조만간 복제인간 개발에 뛰어들 것이고 세계 1호는 중국서 나올 확률이 높다. 급속도로 향상된 기술과 이를 뒷받침하는 행정력 등으로 의학 및 제약바이오 부문에서도 세계 최고를 지향 중이다.

몇 년 전만해도 단체로 한국 병원을 견학하는 중국인들이 많았던 시기가 있다. 하지만 이젠 역으로 우리가 중국 병원을 탐방하고 그 곳으로 환자를 보내야 하는 상황이 멀지 않은 것인지 두려움이 든다면 지나친 기우(杞憂)일까. 중국의 굴기가 한국 의료산업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지 심사숙고, 절박한 심정으로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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