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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먼저 불신 해소·신뢰 구축 단초 제공해야”
장성구 대한의학회장
[ 2018년 07월 12일 11시 22분 ]

[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기획 下]국내 의학계 대표단체인 대한의학회가 향후 역할 변화를 예고했다. 국내 ‘의학 발전 도모’라는 기존의 역할을 넘어 국가적인 보건의료 위기 상황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대한의학회 장성구 회장은 “의학회 53년의 역사는 대한민국 의학 발전에 적잖은 기여를 했지만 정작 사회적 이슈 접근은 소극적이었다”고 진단했다.

의학 학술활동을 장려하고 지원하는 일차원적 역할에서 탈피해 향후 공중보건 위기 상황이 도래할 경우 학술적 관점에서 해법을 제시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의학회 내에 위기 대응 전담조직이나 부서를 신설하고 사태 발생시 즉각적인 대응 방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대한의학회 첫 ‘보험이사·국제이사’ 신설

장성구 회장은 “공중보건 위기는 촌각을 다투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상시 전담부서를 가동해 사태 발생 후 12~ 24시간 내에 의학회 차원의 대처 방안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대한의학회 변화의 기류는 임원진 구성에서도 감지할 수 있다.
장 회장은 이번 임원진에 의학회 사상 처음으로 ‘보험이사’와 ‘국제이사’를 신설했다. 변화하는 의료상황에 보다 능동적인 대처를 위한 인사였다.

보험이사의 경우 국내 건강보험체계에 대한 거시적 접근을 시도한다. 물론 정부와의 직접적인 제도 관련 협상은 지금처럼 대한의사협회가 진행하고, 의학회는 건보제도의 근본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국제이사는 세계 의료환경 변화에 선제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인공지능 (AI)으로 대변되는 4차 산업혁명에서 한국의료의 경쟁력 확보에 초점을 맞출 예정이다.

 “인공지능(AI) 등 미래 의료환경 적극 준비”

장성구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의료 분야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올 것”이라며 “국가의 명운이 걸려 있을 만큼 중차대한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경쟁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피력했다.

각 학회들의 임상진료지침 제정에 각별히 신경을 쓰는 이유도 그 일환이다. 인공지능으로 변화할 의료환경을 감안해 그에 맞는 가이드라인을 설정토록 해야 한다는 견해다.

신임 의학회장은 AI 의사 출현이 의사와 환자 소통에 혁신적 변화를 가져올 것이며 병원 규모와 유명 의료인 의미가 없어지는 등 의료 민주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는 “앞으로는 진료에 AI를 활용하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나뉘며 미래 의사는 AI 주치의와 상호 보완하며 진료하는 모습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의사가 AI의 노예가 될 것인지, 아니면 주인이 될 것인지 여부는 의사의 AI 알고리즘 개발 참여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바람직한 의사 상(象)은 AI 알고리즘 개발에 적극 참여하는 의사이며 미래에는 의사가 AI와 서로 장단점을 보완해 진료하게 될 것이라는 예상이다.

반면 AI가 지정하는 대로 처방과 진료하는 의사는 고유성을 상실해 실업자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특히 장성구 회장은 “영상의학과 교수들의 경우 AI 의사 등장으로 인해 굉장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지만 영상의학과의사 역할은 여전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의학회 차원에서 AI가 가져올 미래 의료환경에 대비한 진료 가이드라인 개정의 당위성을 설파했다.

그는 “로봇의사와 인간의사 협진 등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고려해 선제적인 진료지침 개정이 필요하다”며 “의학회를 중심으로 미래 의료환경 변화를 준비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AI와 병원과의 관계를 두고서는 “의사와 AI가 협업해 최고의 병원을 지향하게 될 것이다”고 전망했다.

"문재인케어 강행 앞서 수가 현실화 등 의료계 공감 이끌 대안 제시 선행돼야" 

문재인케어 논란과 관련해서는 정부의 책임론을 분명히 했다. 갈등의 시발은 의료계와 정부의 상호 불신이며, 그 원인은 정부에 있다는 지적이다.

‘문케어가 정답’이라며 무조건 강요하기보다 의료수가 현실화 등 구체적이고 공감을 얻어낼 대안 제시가 선행돼야 한다는 얘기다.

소위 ‘의협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나타냈다. 

그는 “의료계 종주단체인 대한의사협회를 배제하는 정책은 용납될 수 없다”며 “정부가 이러한 기조를 지속한다면 복지부, 의협, 의학회 모두 피해자로 전락할 수 밖에 없다”고 일침했다.

이어 “일각에서 제기되는 의협 패싱은 당국과 의료계의 미래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좋지 않고 위험한 행위"라며 "대화 재개를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의사협회와의 대화 단절 이후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등과 문재인 케어 논의를 진행하려는 복지부 행보에 우려감을 나타낸 셈이다.

장성구 회장은 “복지부가 26개 전문학회와의 개별 접촉을 통해 상담하면 가능할 것이라는 엄청난 착각에 빠져 있다”며 “결코 녹록한 작업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학회 특성상 모학회와 협의를 진행하더라도 실질적 으로는 10개 이상 학회와의 상담으로 확대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내과의 경우 분과학회만 50개에 달할 정도로 방대한 만큼 복지부의 전문학회 개별 접촉은 실효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을 것이란 지적이다.

장성구 회장은 “그동안 성급한 정책 추진의 실패 사례를 수 없이 겪어 왔다”며 “정부가 문재인 케어를 의료 백년대계로 여긴다면 충분한 협의를 통한 연착륙을 시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결국은 불신을 해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면서  “의료계와 정부의 관계 회복 없이는 문재인케어 성공을 기대 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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