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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인간 환자 의료사고···의료진·병원 책임 가중
20% or 30% 아닌 이례적 100% 판결에 1·2심 모두 패소 사례도
[ 2018년 06월 21일 12시 42분 ]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의료과실로 환자를 식물인간에 이르게 한 의료진과 병원의 책임을 가중시키는 판례가 연달아 나오면서 눈길을 끈다.


의료사고는 전문성과 행위의 어려운 특성 때문에 의료인이 패소하는 경우가 드문 것이 사실이다.


작년에는 성형외과에서 지방흡입수술 중 마취제로 환자를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성형외과 의료진에 책임을 70%로 제한해 20억원을 보상하라는 판례가 있었다.

당시 재판부는 "의료진이 환자에 대해 마취제 투여 후 경과관찰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소 마취제를 투여했으며 설명의무 위반으로 환자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지만 여러 사정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은 70%로 제한한다"고 판시했다. 

이처럼 일반적으로 의료행위 중 사고가 발생한 경우 그 특수성을 감안해 책임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의료행위 중 과실로 환자를 중태에 빠지게 한 경우 의료진과 병원에 책임을 무겁게 지우는 판결들이 최근 잇따라 나오면서 의료계에서는 의료인과 병원의 책임 소재가 확대된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식물인간 이르게 한 환자에 의료인 책임 100%

최근 내시경을 받다 실수로 환자를 식물인간에 이르게 한 의료진이 100% 책임을 져야 한다는 판결이 나와 의료계 내 이목이 집중됐다.


서울북부지법 민사부는 최근 손해배상 소송에서 과실로 환자를 식물인간에 이르게 한 의료진들에게 내년 9월까지 3억8000만원을 일시금으로, 이후에는 환자가 사망할 때까지 매달 400만원씩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의사의 명백한 실수가 인정되더라도 책임소재를 100% 의료진에 있다고 본 판례는 매우 이례적이다.


의료사고 소송의 경우 위험하고 어려운 의료행위 특성 때문에 일반적으로 의료진 책임 비율을 제한한다. 1심부터 재판부가 이러한 법리를 넘어 의료진에 100%의 책임을 명시한 대목이 눈길을 끈다.


사건은 지난 2014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환자 A씨는 동네병원 의사 B씨에게 대장내시경을 받았는데 B씨 실수로 A씨 대장에는 지름 5cm의 구멍이 생겼다.


A씨가 고통을 호소하자 B씨는 병원장인 C씨에게 시술을 넘겼고 급기야 상급종합병원으로 전원했다. 상급종합병원 의사 D씨는 숨이 차는 증세를 호소하는 A씨에게 대장내시경을 실시한 끝에 대장에 구멍을 발견했다.


D씨가 접합을 시도하던 중 심정지가 발생했고 20여 분간 뇌 산소공급이 차단되는 일이 벌어졌다. 호흡기에 관을 삽입하는 과정에서 D씨가 연달아 실패했기 때문이다.


현재 A씨는 식물인간 상태다.


재판부는 의사 3명 모두 과실이 있다고 보고 과실에 대한 책임 100%를 져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가 기존에 대장질환과 지병이 없었음에도 의료진 과실로 천공을 입었고 추가검사 도중 쇼크를 일으켜 최종적으로 뇌손상을 입었다"며 "피고들의 책임을 제한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식물인간 환자 퇴원 강요 병원, 1심 이어 항소심도 져
의료과실로 식물인간 상태에 이른 환자에게 퇴원을 강요한 한 대학병원도 최근 원심과 항소심 모두 패소했다.


청주지방법원은 병원이 환자를 상대로 제기한 퇴거 등 청구소송에서 원심과 동일한 이유로 병원에 패소 선고를 내렸다.


2012년 2월 A씨는 B병원에서 유도 분만으로 출산한 후 지혈이 되지 않아 뇌 손상으로 식물인간이 됐다.


이후 A씨는 병원 중환자실에서 연명 치료를 받았다.


A씨 가족은 B병원을 상대로 의료과실에 의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B병원의 과실을 인정하고 A씨 가족에 1억8천여만원 지급 선고를 내렸다.


B병원은 판결에 따라 손해배상금을 A씨 가족 측에 지급했다. 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가족들에 의료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가 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로 보존적 치료에 그치는 만큼 요양병원으로 옮기는 것이 적합하다는 이유를 들어 사실상 강제 퇴원을 요구한 것이다.


A씨 가족 측이 이를 따르지 않자 병원은 A씨의 퇴거를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다. B병원은 의료계약 해지 통보 이후 1억900여만원에 이르는 A씨의 진료비도 요구했다.


1심 재판부는 “의료계약은 당사자가 언제든 해지할 수 있지만 해당 병원의 표준 업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거나 일반병원에서 진료가 가능하다는 주장만으로는 해지 사유가 될 수 없다”라며 “의사가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은 탓에 환자가 회복 불가능한 신체 손상을 입었고 그로 인한 후유증 치유나 악화 방지 치료가 이뤄지는 상황에 병원은 어떠한 수술비와 치료비 지급도 청구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1심 판결을 그대로 인용한다"면서 "피고 측에 의료계약 해지 및 비용을 모두 청구할 수 없다는 1심 판단에는 법리 오해나 위법이 없는 만큼 원고 항소는 이유 없다"고 강조했다.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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