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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약류 확산 선제적 대응,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구축"
홍가혜 교수(이화여자대학교 뇌융합과학연구원)
[ 2018년 06월 10일 18시 30분 ]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의 개정을 통해 지난 5월 18일부터 제조·수입·유통·사용 등 마약류 취급에 대한 모든 과정을 전산시스템(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으로 보고·저장·상시 모니터링 하는 ‘마약류 취급보고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이 제도 시행으로 모든 마약류 취급자 및 마약류 취급 승인자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마약류 취급의 전(全) 과정에서 일어난 내용을 기한 내에 보고해야 된다. 
 
마약류를 중점관리대상과 일반관리대상으로 구분하여 중점관리에 해당하는 마약류의 경우 일련번호 보고를 통해 추적이 가능하도록 하고 취급과 거의 동시에 (취급한 날로부터 7일 이내) 보고하도록 시점을 엄격히 정하는 등 마약류 대한 철저한 국가관리체계를 갖추게 됐다.

마약류 취급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일원화 된 전산 시스템으로 보고되면서, 마약류통합정보관리센터에 의해 그 정보가 취합·관리되고 마약류 흐름이 국가의 관리체계 안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뿐만 아니라 마약류 조제 또는 투약보고에 의해 환자 성명, 주민번호, 질병분류기호 등 환자의 정보까지 보고하도록 돼있어, 의료쇼핑 등 무분별한 개인의 마약류 의약품 복용에 대한 국가 감시가 가능해졌다.  
 
이 같은 엄격한 관리체계 구축은 우리나라가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마약류 불법거래 방지에 관한 특례법',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형법' 등에 의해 이미 마약류를 매우 강력하게 진압하는 정책을 취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마약류 취급자의 고의 혹은 과실에 의한 마약류 유출과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에 의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된 데에 대한 정부의 선제적 대응이라고 볼 수 있다. 
 
마약류 내성·의존성 등의 위험성으로 인해 마약류 정책은 엄격할 수밖에 없다.

정신장애진단통계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5, DSM-5)에서는 물질 별로 ‘사용장애’라는 용어 자체가 진단명이 될 정도다. 사용장애란 그 물질을 사용하지 않는 것이 자신을 위해 더 좋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약물을 반복적으로 사용함으로써 신체적·정신적 건강을 위협받게 되는 것을 말한다.

처방전을 통해 구할 수 있는 진정제, 수면제 또는 항불안전제를 오·남용하면 사용장애로 발전할 수 있다. 사용하는 중이거나 금단 중 느끼는 갈망감은 진정제, 수면제, 또는 항불안제 사용장애의 전형적인 특징이며, 대인관계의 어려움, 직장과 학교에서의 기능 저하 등은 진정제, 수면제 또는 항불안제 사용장애의 흔한 결과다.

이 약물들은 제조된 약들이기 때문에 오·남용 위험요인이 물질에 대한 접근성과 관련 있는데, 남용자들의 상당수가 충분한 양의 약물을 구하기 위해 여러 명의 의사에게 중복처방을 받는 경우가 많아 약물 남용을 알아차리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약물에 대한 부적절한 접근을 차단하는 예방적 조처를 취하는 것이 당장의 물질관련장애 유병률을 낮추기 위한 정책의 핵심이 될 수밖에 없다.

그렇기때문에 다소 과도해 보이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도 마약류 취급·관리를 적정하게 함으로써 그 오용 또는 남용으로 인한 보건상의 위해(危害)를 방지하여 국민보건 향상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그 필요성이 인정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임상에서 마취 유도 및 진정에 흔히 사용되고 있는 '프로포폴'은 2011년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향정신성의약품으로 지정·관리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과다처방, 불법유출 등 오·남용으로 인한 문제가 계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마약류에 대한 선제적 대응의 필요성이 재확인됐고, 이번 개정에서 중점관리대상 마약류로 지정되기에 이른 것이다. 
 
그간 마약류 의약품 관리에 산재해 있던 문제들이 마약류의 사회적 확산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쳐왔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다만 이번 개정에 의한 엄격한 보고의무가 마약류 취급자에 부담이 되며, 시스템의 안정성 및 환자정보보호 등이 신중히 고려되지 못하고 규제와 통제에 치중돼 있다는 비판 또한 피할 수 없을 것이다.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이 미래에 발생할지 모를 고의 또는 관리 소홀에 의한 마약류 불법유출을 예방하는 기능을 하는 동시에 마약류 의약품의 적절한 의료적 사용이 가능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시스템 정책에 필요한 정부 지원이 일차적으로 전제돼야 한다.

여기에 취급자들에 대한 과도한 보고의무를 완화하고, 통합 관리되는 마약류 취급에 관한 정보가 시스템 내에서 어떤 알고리즘에 의해 관리 및 모니터링되는지 그 정보에 대한 접근 권한이 누구에게 부여되는지 및 정보에 대한 정부 권한을 적정한 수준으로 축소하고 권한 행사는 어떠한 경우에 가능한 것인지 등을 마약류 취급자와 환자 스스로가 알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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