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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익 이사장과 공단 첫 의사 급여상임이사
박근빈 기자
[ 2018년 04월 24일 05시 41분 ]

[수첩]보장성 강화 시대가 열렸고 보다 주도적인 기관의 모습으로 변하는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모습은 긍정적으로 해석된다. 이 흐름을 주도하는 김용익 이사장의 행보는 산하기관장 위치와는 달리 앞서나간다는 의견도 제기되지만, 대체적으로 새 정부 정책 기조와 시대 흐름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근래 인사에 있어서 오점이 발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급여상임이사에 대한의사협회 前 부회장 출신인 강청희씨를 임명했기 때문이다. 

원칙적으로 급여상임이사 모집 공고에 특정인 및 특정단체, 협회 출신은 안 된다는 규정은 없다. 건강보험법 상 공급자인 의사 출신이 급여상임이사로 임명되도 잘못된 절차를 밟았다고 보긴 어렵다. 그래도 암묵적으로 적용되는 ‘룰(Rule)’이 존재한다.


급여상임이사 ‘롤(Role. 역할)’ 자체가 특정 공급자에게 맡기기 어렵다는 불문율이 있는 것이다. 실제로 건보공단 설립 이후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공급자인 의사가 급여상임이사로 임명된 사례는 없다.


의사는 모든 유형의 공급자와 연계된 업무를 맡아야 하고 민감한 수가문제부터 사무장병원 근절까지 고민해야 하는 등 특정 공급자가 자리를 차지한다는 것 자체가 부담스런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분석 속에 급여상임이사 하마평을 준비하면서 자체적으로 리스트에서 제외시킨 인물이 바로 강청희 전 부회장이었다. 기자 역시 임명 가능성을 가장 낮게 점치고 있었다. 


그런데 ‘김용익 파워’는 암묵적으로 정해졌던 선을 넘었고, 논란을 안고 있으면서도 ‘의사 급여상임이사’ 임명이라는 카드는 강행됐다.


건보공단 이사진에 새롭게 이름을 올린 강청희 신임 급여상임이사의 자질론을 따지기에 앞서 왜 이러한 임명을 강행했는지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다. 실제로 건보공단 내부는 물론 시민단체 등 가입자 단체에서 벌써부터 의구심을 보내는 시선이 느껴진다. 


김용익 이사장은 “새 급여상임이사가 국민들의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공익적 가치관을 확고히 가지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급여업무에 대한 전문성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지만, 오히려 그 반대로 힘이 작용할 수 있다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


의료현장 경험과 의협 부회장을 역임한 경력은 가입자와 공급자 중간에서 조율점을 찾아야 하는 급여상임이사직에 어울리지 않을 수 있다는 추론이 충분히 가능하다.


의협 부회장 출신의 인물을 건보공단 이사로 투입하면서 문재인 케어와 관련된 의료계의 강한 반대 여론을 잠재우는 해결사 역할을 기대하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은 합리적 의심이다.


사실 의협과의 폭넓은 소통을 위한 카운터 파트너로 의협 출신 인물을 임명한 것은 타 유형의 공급자단체나 가입자에게는 득될 것이 없을 수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내년도 수가협상이 시작되는데, 의협을 제외한 다른 공급자단체는 혹 의협쪽이 유리한 조건을 얻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강 신임 급여상임이사가 아무리 객관적인 입장을 취한다고 해도 팔은 안으로 굽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강청희 이사 선임을 놓고 미래의 건강보험 지속가능성을 타진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에서 단순히 급한 불을 끄기 위한 방법으로 임명을 결정했다는 비판적 시각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러한 논란 속 강 신임 급여이사는 공식 임기(4월25일)가 시작되기도 전에 일부 기자들에게 “보험자의 중책을 맡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선를 보낼 것으로 예상하지만 업무수행 결과로 그 걱정을 해소해 드릴 것을 약속한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그런 오해를 불식시키고자 했다. 


그는 “공급자 고민을 잘 이해하고 있다. 현장전문가의 경험을 살려 함께 고민하고 반영해 나가겠다”는 각오를 다졌지만 시작점은 녹록치 않아 보인다. 보험자 역할론에 있어서는 과연 그가 객관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을까 하는 시각이 부족하다는 판단에서다. 
 

강 신임 급여상임이사가 이 과정을 어떻게 극복할지는 앞으로 주시해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용익 이사장의 철학이 고집과 아집으로 변질돼 임명권을 과하게 행사했다는 오명을 받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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