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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새 문화 '15분진료' 자리매김 기대
윤영채 기자
[ 2018년 04월 16일 16시 24분 ]

사회 전반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관행을 개선하려는 움직임도 곳곳에서 포착된다.

의료계도 마찬가지다. 긴 대기시간에 비해 턱없이 짧은 진료시간은 늘 환자들로부터 불만을 샀다. 이는 ‘3분 진료’라는 씁쓸한 단어로 묘사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의료 서비스의 질적 측면이 강조되면서 정부도 쇄신에 들어갔다. 대표적인 예가 소위 15분 진료로 불리는 상급종합병원 '심층진찰 수가 시범사업'이다.

지난 2017년 9월부터 서울대병원을 중심으로 시행 중인 이번 시범사업은 충분한 진료시간 확보가 핵심이다. '3분 진료' 문제에 대한 정부의 해결 의지가 투영돼 있다. 이는 '15분 진료'라는 별칭에서도 느껴진다.

시범사업에 대한 의료진과 환자들의 만족도는 높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심층진찰이 의사와 환자 간 라포(rapport) 형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소아청소년과는 의사-환자 라포와 질병 이해도가 내과계, 외과계에 비해 높았다. 실제 소아청소년과는 9.5점, 내과계는 8.5점, 외과계는 8.6점으로 집계됐다.
 

충분한 진료시간이 확보된다는 점에서 환자와 더욱 심층적인 소통을 할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이와 동시에 개선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도 나온다.
 

A대학병원 교수는 “하루에 2명씩 심층진찰 진료시간을 마련했지만 생각처럼 잘 채워지지는 않는다”며 “아직 환자나 보호자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병원 내부적으로 환자들에게 심층진찰에 대한 안내를 하고 있지만 보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접점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갑작스럽게 15분으로 늘어난 진료시간을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 고민스럽다는 의견도 있다.
 

B대학병원 교수는 “시범사업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갑자기 심층진찰 대상 환자에게 15분간 심층진료를 하려고 하니 익숙하지 않고 어색한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C대학병원 교수는 “희귀난치성질환 초진환자의 경우 다양한 측면에서 설명해야 할 부분이 많아 사실 15분만으로 부족한 점도 있다”고 언급했다.
 

이번 시범사업은 씁쓸한 의료계의 단면을 개선하기 위한 새로운 발돋움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시범사업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의료진과 국민이 갖는 기대감도 크다.
 

변화는 혼란을 동반한다. 그간 고착화된 진료문화가 변화를 맞이하는 과도기적 시기인 만큼 어설픈 점도 많고 개선해야할 사항도 많이 있을 것이다.
 

이를 위해 표준화된 진료지침이나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것도 혼란을 잠재울 수 있는 또 다른 방안이 될 수 있다.
 

첫 술에 배부를 수 있을까. 시범사업 기간 동안 현장에서 나오는 의견들에 귀 기울여 이번 사업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심층진찰이 국내 의료계에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윤영채기자 ycyun9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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