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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90% “대학병원→동네의원 회송 찬성”
긍정적 설문조사 결과와 다른 '괴리감' 느끼는 일선 진료현장
[ 2018년 04월 16일 12시 12분 ]

[기획 하]얼마 전 다소 파격적인 설문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서울대학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이 진행한 ‘의료이용 및 의료정책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에서 국민 90%가 대학병원 에서 동네의원 으로의 회송을 찬성한다는 의견을 보인 것이다.

이 수치는 붕괴된 국내 의료전달체계의 재정립 가능성을 확인시키는 긍정적인 의미로 평가됐다. 하지만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이와 상반된 반응을 나타냈다.

제도적으로 의뢰-회송 활성화가 추진된다는 점은 고무적 이지만 브랜드 이미지나 충성도 높은 병원일수록 회송은 어렵기 때문이다.

환자의 선택권과 직결된 영역이라 예민한 부분도 존재하는 상황, 회송이라는 답을 풀어내기 위해서는 보다 심도있는 고민과 충분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사실 고질적 문제인 동네의원 역할 강화와 대형병원 쏠림현상 억제가 일시에 이뤄질 수 없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천천히 걸어가더라도 방향이 올바르게 설정되도록 노력하는 게 더 중요하지 않을까. 쟁점은 이제 겨우 3년차에 접어든 의뢰-회송 시범사업에 거는 기대감이 거품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탄탄히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다.
 


 

대학병원이 추천하면 동네의원 직행?
서울대학교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은 최근 국민들의 의료 이용 문화 및 상급종합병원 이용 경험에 대한 국민 여론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 조사는 전국 성인남녀 1012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핵심은 대학병원 담당의사가 “동네의원에서 진료해도 된다”고 말할 경우 동네의원으로 가겠다는 비율이 87.8%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점이다.

평소 다니던 동네의원으로 간다는 비율이 51.3%로 가장 높았고, 대학병원 의사가 소개한 동네의원(25.8%), 대학 병원과 협력체계가 구축된 동네의원(21.1%) 순으로 조사됐다.

서울대병원 권용진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은 “대학병원을 이용 하는 국민의 48.8%가 본인과 가족의 판단에 의해 내원하고 있지만, 진료를 마친 후 동네의원으로 돌아가겠다는 의향이 90%로 아주 높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진료의뢰서를 갖고 와야 상급종합병원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진입규제 보다는 회송 활성화를 통해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게 현실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에서 제시된 수치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일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정작 의료현장에서 회송업무를 담당하는 실무자들은 “현실과의 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현장 체감과 다른 회송 수용도
의뢰-회송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서울 소재 A상급종합 병원 관계자는 “환자들의 인식이 많이 개선된 것은 사실이지만 10명 중 9명이 순순히 동네의원으로의 회귀를 받아들인다는 결과는 수용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막상 회송절차에 들어가면 섭섭해하는 환자들이 많다” 며 “병원 브랜드를 믿고 찾은 환자들이 대부분인 만큼 1, 2차 의료기관으로의 회송 자체를 꺼리는 사례가 적잖다”고 덧붙였다.

서울 소재 B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시범사업 이후 회송 건수는 점차 늘고 있다. 단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일시적이기 보다 차근차근 회송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회송 후 환자 만족도를 확인하고, 추후 다시 3차 병원으로 의뢰되는 상황까지 꼼꼼히 들여다봐야 한다. 그때가 돼서야 의료전달체계 정립이 충분히 이뤄지고 있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지역과 달리 진료협력을 위한 완벽한 팀을 꾸리기 어려운 지방 상급종합병원의 경우는 보다 간결한 형태로의 변화를 요구하기도 했다.

지방 소재 C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의뢰나 회송이 늘어 나는 현상을 체감 중이다. 매우 긍정적인 변화다. 그러나 의뢰회송을 전담할 팀 인력이 부족해 과부하가 걸리는 것은 애로점”이라고 전했다.

이어 “회송기관 상황도 이러한데 규모가 작은 의원 및 중소병원 등 의뢰기관은 더할 것”이라며 “행정인력이 없는 동네의원은 불편함이 크다는 얘기를 들었다. 보다 용이한 전산체계 개편을 통해 의뢰회송을 확대하는 방식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과도기 넘어 성숙기로 가는 길
대다수 회송기관 관계자들은 시범사업 확대가 중요한 부분 이었고, 특히 환자 회송과 관련해서 올바른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에 후한 평가를 내렸다.

조만간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으로 회송기관을 늘리고 수가 역시 상급종합병원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복지부 결정은 보다 완성된 형태의 제도 전환을 의미한다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물론 가장 큰 변화는 바로 회송 수가인상이다. 애초에 일본의 회송료는 4만5000원 수준으로 국내에서 시범사업을 진행 하면서 이 금액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최근에는 이 수준을 넘겼다.

하지만 긍정적 평가와 함께 과도기를 극복하고 제도를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피력했다. 
개원가에서는 ▲경증질환 범위를 기존 52개에서 100개로 확대 ▲회송률 높은 회송기관에 인센티브 제공 ▲회송기관에서 의원급 역점질환 진료 시 종별가산 축소 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의료정책연구소는 “52개 경증질환 회송으로 그 성과가 입증됐다면 100개로 범위를 늘려 정책효과를 높이고, 회송률이 높은 기관에 상급종합병원 지정 시 혜택을 부여 하거나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태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상급종합병원에서 의원급 역점질환을 진료할 때 기존 30%에서 15%, 종합병원의 경우에는 25%에서 15%, 병원급은 20%에서 15%로 종별가산을 축소해야만 종별 기능 적합성을 충족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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