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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심장이식여성 '국내 첫 출산' 성공
수술후 올 초 남아 탄생···"장기이식 환자들에 희망 부여"
[ 2018년 04월 05일 12시 33분 ]

조산과 유산의 가능성이 높아 임신이 어렵다고 알려진 심장이식 환자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출산에 성공했다.
 

본인 및 가족의 의지, 병원의 철저한 건강관리가 뒷받침 된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할 수 있다는 선례가 생겨 중증질환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될 전망이다.
 

서울아산병원은 4일 "이은진씨(37)가 올해 1월 9일 건강한 2.98kg 남자아이를 출산했다"며 "2013년 3월 심장이식 수술을 받은 이씨의 출산은 국내 심장이식 환자 중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 동안 국내에서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 소식은 있었지만 흉곽장기인 심장이나 폐 이식 후 임신을 하는 경우 태아의 선천성 기형과 자연유산 확률이 높다는 해외 연구결과 등으로 가임기 심장이식 환자들은 불안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임신 전 주치의와 함께 이식 장기의 거부반응, 콩팥이나 간 기능, 복용 중인 약물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임신 가능 여부를 결정하고, 임신 기간 중에도 관리를 받는다면 심장이식 환자도 건강한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것이 이번 출산을 통해 확인됐다.
 

이은진씨는 10년 전 지역병원에서 심장근육의 문제로 심장이 비대해지는 확장성 심근병증 진단을 받고 투병하던 중 상태가 악화돼 2013년 서울아산병원에서 심장이식 수술을 받았다.


이씨는 심장이식 수술 후 운동으로 건강관리를 해왔으며 2016년 결혼 후 임신을 계획했다. 남편과 시댁은 임신 후 이 씨의 건강을 염려해 만류했지만 엄마가 되고 싶은 은진 씨의 뜻을 꺾을 수 없었고, 같은 심장이식 환자인 친정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도 임신을 결정하는 데 큰 힘이 됐다.
 

이씨는 2017년 3월 임신 후에도 자주 병원을 찾아 정기적으로 이식된 심장의 기능과 거부반응의 유무, 고혈압이나 당뇨 등이 발생하는지를 관찰했다. 다행히 임신 중 체중 및 약물 조절이 잘 되었고 건강에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


올해 1월 출산을 앞두고 마취과에서는 심장이식 수술력이 있기 때문에 전신마취 후 제왕절개를 권유했다.

하지만 전신마취는 아이가 태어나는 순간을 직접 볼 수 없기 때문에 그동안 이은진 씨의 심장질환 관리를 꾸준히 맡아온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가 "척추마취 후 제왕절개를 해도 될 것 같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 마취과를 끈질기게 설득했다. 첫 출산의 기쁨을 마음껏 누리라는 김 교수와 병원의 배려였다.


지난 1월 9일, 서울아산병원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 집도로 2.98kg의 건강한 사내아이를 낳자마자 분만실에서 아이 얼굴을 본 이 씨는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성인 심장이식 증가와 소아 심장이식 후 생존율 향상에 따라 심장이식을 받은 가임기 여성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국립장기이식센터(KONOS)가 업무를 시작한 2000년 이후 현재(2018년 3월 30일)까지 1,391건의 심장이식이 시행됐다. 이들 심장이식 수혜자의 32%가 여성이었으며 이들 중 3분의 1이 가임기로 파악됐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김재중 교수는 "그 동안 간이식, 신장이식 환자의 출산은 간혹 보고됐지만 심장이식 환자 출산은 국내에서 처음"이라며 "심장이식 가임기 환자들도 새 희망을 갖게 돼 기쁘다"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김 교수는 "심장이식 환자가 임신을 시도할 경우 면역억제제를 줄여야 하므로 주기적인 검사로 적절한 혈중 약물 농도를 유지하고 주기적인 심장검사를 받는 등 의료진의 관리가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산부인과 원혜성 교수는 "약물복용 등으로 인한 여러 위험성이 있는 만큼 임신 전부터 의료진과 충분한 상의를 거쳐야 한다"며 "임신 기간 중에도 산모 의지와 의학적인 처치가 뒷받침돼야 건강하게 출산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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