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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 불만 담긴 '심평의학'···불편한 '심평원'
조재국 상임감사
[ 2018년 03월 14일 05시 58분 ]

"각종 위원회서 결정하면 그에 기반 집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계와의 관계 설정 등 문제로 상처를 많이 받고 있다. 특히나 심평의학이라는 지적은 본연의 업무 자체가 왜곡되는 형태로 해석되기 때문에 유독 신경을 더 쓰고 있는 부분이다. 관련 문제에 대해 항변하고 싶어하는 임원들이 많았지만, 오히려 더 논란이 가중될까봐 조심스러워 했던 것이 사실이다. 길고 긴 침묵 속 드디어 한 임원이 입을 열었다.



13일 심평원 조재국 상임감사[사진]는 출입기자협의회와 만나 허심탄회한 속내를 드러냈다. 임기 1년이 갓 넘은 시점, 해야할 일도 책임져야 할 업무도, 할말도 많은 그였다.
 

우선 조 감사는 심평의학이라는 시선에 대해 다소 불쾌하다는 심정을 드러내며 “심평원 직원들이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은 아주 일부분에 불과하다. 거의 모든 결정은 각종 위원회에서 판가름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심평원은 약제급여평가위원회, 치료재료전문평가위원회,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 중증질환심의위원회, 질병군전문평가위원회 등 다양한 위원회를 두고 있다. 급여권 진입 등 중요한 결정권은 각 위원회 위원들의 의견을 담아 심평원이 최종적으로 결론낸다는 것이다.


또한 심사조정, 즉 삭감이 진행될 경우에도 심사위원 등의 의견이 반영돼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조 감사는 “심평원은 심평의학 집단이 아니라 위원회 공화국이라고 판단한다. 대다수 직원들은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할 뿐인데, 심평원이 의료계를 좌지우지하거나 갑질을 한다는 식의 내용은 사실과 다르다”고 항변했다.


이러한 그의 판단은 감사실 권한의 특정감사로 이어질 전망이다. 오는 4월부터 각종 위원회와 관련된 특정감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조 감사는 “위원회 구성도 복잡하고 운영이 어떻게 되는지 특정감사를 통해 면밀히 파악할 것이다. 최종 승인
및 의결사안이 많다보니 더 철저하게 사안들을 알아볼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위원회도 그렇지만, 심평원은 외부용역이 참 많은 기관이다. 억단위가 넘는 사업들도 많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특정감사를 기획 중이다. 올해 약 9개 특정감사를 진행해 보고자 한다”고 말했다.


청렴도 5등급, 자존심 회복 ‘시급’


올해는 심평원이 전방위적으로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 최하위 5등급 청렴도 공공기관 청렴도라는 오명을 벗어야 할 시기에 놓였기 때문이다. 2018년은 문재인 케어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원년으로 기관의 신뢰도 향상이 최우선 과제로 설정된 상태다.
 

가장 큰 변화는 올해 원장 직속의 청렴도 향상업무 조직인 ‘청렴도향상기획단’이 신설된 것이다.


물론 감사실도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감사는 “원장과 많은 논의 후에 원장 직속의 기구를 만들어 운영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결정했다. 청렴도 향상을 위한 다양한 사업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청렴도향상기획단에 직접적으로 개입하는 영역에서 활동은 하지 않겠지만 세부과제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청렴도 향상을 위해 경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지난해 2월 조 감사가 심평원에 들어오며 기자들과 약속한 부분은 “3등급의 청렴도를 위로 올려놓겠다”는 것이었는데 실제로는 5등급을 획득하게 됐다.


심적으로 고민이 많았던 그는 올 1월부터 이번달까지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삭감하는 행보를 보였다.


이와 관련 조 감사는 “삭감된 급여는 원주시 사회복지협의회에 성금으로 냈다. 써달라고 냈다. 실제로 유아 젖병 500개 지원했고 젖병에는 ‘청렴’이라는 로고도 넣었다”고 밝혔다.


그가 삭감된 급여 약 500만원의 사용출처를 알린 것은 감사부터 투명하게 공개할 부분은 공개해야 진정성을 갖출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퇴직자들 직무연관성 접촉 등 내부 행동강령 더 엄격”


지난해 말 심평원 약제관리실 L실장의 로펌으로 이직설이 기정사실화됐고 이후 감사실은 곧바로 행동강령을 개정해 퇴직자와 직원이 사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생길 경우 신고토록 규정을 정비했다.
   

다소 강압적인 규정이라는 논란이 있었지만 조 감사는 “당연히 필요한 부분이었다”고 밝혔다.


4월경에는 국민권익위원회 기준을 반영한 행동강령이 새롭게 만들어지며 심평원은 더 엄격한 기준의 행동강령을 준비하고 있다는 점도 시사했다.


다만, 조 감사는 “규정은 규정이다. 규정은 필요하지만 마음 속으로는 퇴직자들을 응원한다. 제2의 인생을 설계하는데 있어 방해가 되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이점은 알아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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