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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앞두고 '대학병원 유치' 공약 남발?
김진수 기자
[ 2018년 03월 08일 12시 58분 ]

[수첩]전국 곳곳에서 ‘대학병원 유치’ 공약 소식이 들린다. 이런 뉴스가 종종 보도되는 것을 보면 지방선거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 실감난다.
 

늘 그랬듯 선거철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메뉴는 의과대학 혹은 대학병원 유치 공약이다.
 

이번 지방선거도 예외가 아니다. 경북도지사 후보 오중기 전 청와대 선임행정관, 김해시장 후보 김동순 시의원(자유한국당), 경기 광주시장 후보 자유한국당 여의도연구원 홍병기 정책자문위원 등이 모두 지역 내 대학병원 유치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의과대학과 대학병원은 지역주민들이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장점뿐만 아니라 부가가치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되기 때문에 숙원사업인 경우가 많다. 정치권에서도 더 많은 표를 확보할 수 있다는 계산 하에 현실성이 떨어져도 선거 공약에 포함시키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공약 이행에 대해서는 다소 의문이다. 공약대로 의대나 대학병원을 유치한 경우도 있겠지만 대부분 실현되지 못한 경우가 더 많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경상남도 김해시다. 김해시는 최근 인구가 50만명 이상으로 급증하며 대학병원 유치에 대한 요구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러나 인근 도시인 부산, 창원, 양산 등 지근거리에 대학병원이 다수 위치해 있어 대학병원급 의료기관이 섣불리 진입하기엔 무리가 따른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동서 방향으로 30분이면 창원경상대병원, 창원삼성병원, 인제대 부산백병원, 부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에 도착할 수 있다.
 

동아대학교와 인제대학교 역시 김해에 대학병원을 짓기 위해 각각 1998년과 1996년 부지를 매입하며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지만 예산 부족 등 현실적 문제에 부딪히며 아직까지 답보상태다.
 

현(現) 허성곤 김해시장 역시 재직기간 동안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TF팀을 꾸려 운영했지만 눈에 띄는 성과는 없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선거에도 마치 하나의 공식처럼 ‘대학병원 유치’ 공약이 등장했다.
 

의료계 한 관계자는 “김해시에 대학병원 유치는 사실상 쉽지 않음에도 선거철만 되면 늘 나오는 공약”이라며 대학병원 건립 가능성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피력할 만큼 대학병원은 사실상 매우 어려운 실정이다.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억지로, 무리하게 대학병원을 유치하는 경우에는 더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최근 의료계 내·외부적으로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의료전달체계 개선’, ‘1차 의료 강화’가 정치 논리에 물거품이 돼 버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의료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채 단순히 표를 위해 정치권에서 내건 대학병원 유치가 이뤄진다면 의료전달체계 개선과 1차 의료 강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는 의료계는 힘이 빠질 수 밖에 없는 노릇이다.
 

1차 의료 붕괴에 따른 피해는 결국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이다.
 

이 처럼 정치인들이 지역주민의 염원을 이용해 의대·대학병원 표퓰리즘 공약을 내걸자 법원에서 재동을 거는 모습은 그나마 긍정적인 부분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수원지방법원은 국회의원 선거 과정에서 의대 유치가 눈 앞에 다가온 것처럼 말하며 공약을 내걸었던 후보자 두 명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 정치권을 향해 무분별한 공약 남발을 경고했다.
 

정치권에서 당선을 목표로 '대학병원 유치'라는 공수표를 남발하는 것은 결코 옳지 못하며 지역주민을 기만하는 행위일 뿐 아니라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의료진에게도 좋은 공약이 아니다.
 

의사들의 노력이 정치적 논리에 의해 무의미해질 뿐 아니라 더 이상 의미를 상실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 생겨서는 안 된다.
 

각 지자체장 후보들은 진정 대학병원 유치 계획과 목표가 있다면 철저한 사전조사는 물론 보건복지부 및 의료계와 충분한 협의를 선행할 필요가 있다.

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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