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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복지부 장관도 고개 떨군 '지방 중소병원'
여야의원 밀양사건 질타에 "의사·간호사 못구하는데 어쩌죠" 답답함 피력
[ 2018년 02월 03일 07시 03분 ]

“경상남도 밀양은 인구 11만 명의 깨끗하고 좋은 도시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 전체가 상가(喪家)가 된 듯 침울한 분위기입니다.”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업무보고를 하던 중 국회의원들이 저마다 “왜 저런 상태의 병원을 방치했냐”는 책임 추궁이 이어지자 보건복지부 박능후 장관에서 답답함이 배어 있는 표정이 나왔다.


밀양 곳곳의 장례식장과 합동분향소에는 조문객과 추모객의 행렬이 이어지고 있고 경찰은 화재 원인과 병원 과실에 대해 수사를 본격화하고 있다. 


이날 여야 의원들은 중소병원의 문제점이 총체적으로 합쳐져 발생한 예견된 인재라며, 보건복지부에 의료인과 의료기관에 대한 처벌 강화를 촉구했다.


그러나 박능후 장관은 “하루 만에 무려 39명이 사망했다. 이는 밀양 지역에선 평상시 보다 무려 10배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이라며 “놀라운 대목은 이 사망자들의 명복을 빌기에 장례식장 조차 턱없이 부족할 만큼 지방 중소병원의 상황이 열악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화재 현장을 둘러본 후 박 장관은 다른 병원에도 발길을 옮겼다. 그는 “비록 불은 나지 않았지만 인근의 병원들도 가보니 낙후 정도가 여간 심각한 게 아니었다”고 현장 방문 소감을 전했다.


이어 “어찌보면 이토록 열악한 환경에서 그 동안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느껴질 정도였다”며 “과연 병원 응급실인지 의구심이 들 정도로 노후화돼 있는 곳도 있었다”고 말했다.


서울 및 수도권의 대학병원들과 비교했을 때 지방 중소도시 100병상 미만 병원들이 처한 현격한 차이를 실감했다는 전언이다.


질문의 맥을 잃은 듯 거세게 보건복지부에게 책임을 추궁하던 한 국회의원은 공감의 표시로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심정적인 측면에서는 이해가 간다는 의미일까.


박능후 장관은 그 간 정부 정책의 맹점을 인정하면서도 중소병원의 현실적 어려움을 조목조목 짚으며 심각성을 전했다.


박 장관은 “일각에서는 불법 증축, 의료인력 미확보 등에 대해 방치했냐고 지적하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도 있었다”고 토로했다.


박 장관은 “복지부로서는 시정 명령을 내리고 여기에도 부합하지 않으면 영업 정지를 내리는데 지방 중소병원에서는 의사, 간호사를 구하고 싶어도 못 구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수도권 대형병원들은 정부의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 정책과 몸집 키우기를 반복하며 지방환자를 블랙홀처럼 끌어당겨 왔다.


최근에는 환자뿐만 아니라 의사, 간호사, 약사 등 보건 전문 의료인력도 수도권으로 유입, 또 다른 양극화를 만들어내고 있다.


박능후 장관은 “물론 세종병원이 제대로 된 시정 조치를 하지 않고 불법 증축 등을 일삼은 것은 명백히 잘못됐다”며 “다만, 의료인력 확보에 대해 무조건적인 질타보다는 근본적인 대책이 수립돼야 하는 것은 맞다”고 강조
했다.


책임져야 할 막중한 소명조차 가장 기본적인 인력을 구하지 못해 업무 수행을 해낼 수 없는 병원이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병원계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간호인력의 수급 불균형은 실제 의료현장에서 매우 심각한 상태”라며 “중소병원들은 이제 간호사를 못 구해 문을 닫아야 할 지경에 이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대형병원도 물론 중요하지만 중소병원은 중소병원대로, 그리고 의원은 의원대로 존재 가치가 분명히 있다”며 “일차의료기관과 중소병원이 설 땅을 더 잃게 되면 머지않아 또 다른 참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감을 표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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