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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과징금에 대리점 갑질 논란까지 터진 '지멘스'
"병원마다 계약서 내용 차이두고 독소조항 삽입하는 등 부당행위" 제기
[ 2018년 02월 03일 06시 21분 ]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로 촉발된 지멘스의 중소병원 및 의료기기 판매 대리점을 향한 소위 갑질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의료기기에 적용되는 소프트웨어 권리 조항에 있어 대형·공공병원과 중소병원의 매매계약서를 서로 다르게 작성한 뒤 이를 남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지멘스는 이를 부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멘스와 대리점계약을 맺고 DR을 판매해 왔던 BMK(비앤비헬스케어·메디칼스탠다드·키너스) 그룹 이승묵 의장은 최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지멘스는 대형병원과 공공병원과의 계약서에는 없는 독소조항을 중소병원 계약서에 집어넣어 유지보수 서비스에서 우위를 점하려 하고 있다”며 “우리 또한 “지멘스의 적은 커미션과 직원 빼가기 등 부당행위로 인해 10억 여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지난달 지멘스가 장비의 안전관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의 사용조건을 차별하는 등의 행위를 했으며 유지·보수 관련 사업자를 퇴출하게 만들었다며 과징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실제로 데일리메디가 그간 입수한 B병원의 지멘스 의료기기 매매계약서 중 소프트웨어 항목에는 “을(대리점)이 갑(병원)에게 제공한 소프트웨어의 모든 권리는 지멘스사에 있으나 갑은 규정된 목적에 한해 무기한 사용할 수 있다”라고 적혀 있다.
 
반면 수도권에 위치한 모 대학병원의 계약서에는 “협력업체는 계약물품 공급시 시스템 사용에 관련된 워크스테이션 등 모든 컴퓨터의 내부 구성 스펙을 요청에 따라 제공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과 “워런티 종류 후에도 협력업체는 보수, 유지에 필요한 패스워드와 서비스툴 및 수리와 관련된 모든 정보를 무상으로 제공할 의무를 진다”는 조항이 들어 있다.
 
국가통합전자조달 ‘나라장터’에 공개된 공공병원 입찰공고에는 지적재산권 항목이 포함돼 있고 여기에 “계약자가 공급하는 장비를 비롯한 인터페이스 기술 및 애플리케이션 S/W검수(검사)완료일과 동시에 구매자의 소유권이 돼야 한다”는 조항이 존재한다.

위에서부터 대학병원, 공공병원, 중소병원 계약서

이를 보면 중소병원 계약서의 경우에는 소프트웨어 소유권이 지멘스에 있는 것처럼 해석된다. 이승묵 의장은 “ 의료기기 가동을 위한 소프트웨어를 사용할 수는 있지만 소유는 할 수 없다는 의미로 작성한 것처럼 보인다"며 “조항을 바탕으로 지멘스 측에서 ‘소프트웨어 소유권이 회사에게 있으므로 우리에게 양도해야 한다’며 병원이 중고 판매하려는 제품을 저가에 매입하려 할 가능성도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어 “전자제품을 샀는데 제품을 작동시키는 기본 프로그램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중고 판매를 하지 못하게 하는 셈”이라며 “이는 유지보수 서비스에 따른 수익을 챙기려 하는 행위와 연결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리점은 의료기기를 팔 때마다 영업수수료를 받지만 이보다 중요한 것이 유지보수 서비스에 따라 장기적으로 발생하는 수익이다. 때문에 본사에서 모든 A/S를 담당하는 경우에는 차후 서비스 비용을 받을 수 없으니 커미션이 높게 책정되는 편이다. 반면 대리점에서 A/S를 시행할 때는 수수료 마진이 적다.
 
비앤비헬스케어 정갑섭 대표는 “지멘스 제품을 팔 때는 1%도 안 되는 커미션을 받았으며 마진을 남기지 않고 판매한 기기도 10대에 달한다. 유지보수 업무를 위해 직원 한 명당 3~4000만원에 달하는 교육비도 전액 부담했다”며 “장기적으로 수익을 내기 위한 선투자의 개념이긴 했으나 이 같은 요구를 한 곳은 지멘스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현금 이동 및 다른 업체 기기의 원가 등 공개하기 어려운 모든 경영 자료를 감사 명목으로 요구한 후 이를 따르지 않는다며 대리점 계약을 해지하고, 교육시킨 직원들은 지멘스 쪽으로 빼내 갔다”며 “투자비용 회수가 불가함은 물론 지멘스 매출액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영세 대리점의 경우는 피해가 더 심각하다. 유지보수 수익을 챙기기 위한 갑질인 셈”이라고 덧붙였다. 

비앤비헬스케어가 제공한 지멘스의 감사 요구내역
 
반면 지멘스 측은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부인하고 있다.
 
지멘스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소유권 문제와 관련해서 “지멘스가 기본 소프트웨어의 소유권을 별도로 주장하지는 않았다”며 “병원이 장비를 판매하려 할 때 업체 측에 허가를 구해야 한다는 얘기가 되는데 그건 사실과 다르다”라며 부정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공정위에 의문을 제기한 지점은 수리에 필요한 소프트웨어 패스워드 등 지적재산권에 해당하는 부분을 무상으로 제공하라는 지시”라며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0원으로 결론지은 것인데 이런 전례는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유지보수 업무에 대해서는 “의료기기는 전문 교육을 따로 받지 않으면 장비를 건드리는 것 자체가 모험이기 때문에 수리 업무 허가가 외국에서는 매우 엄격한 편”이라며 “현재 우리나라는 유지보수 허가가 너무 쉽게 이뤄지는 문제가 있다. 공정위 측에서도 그런 부분을 새롭게 이해해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비앤비헬스케어 측에서 주장하는 대리점과의 갑질 논란에 대해서는 “근거가 충분한 주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현재 지멘스는 공정위의 공식적인 과징금 부과 결정이 나오는 대로 행정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비앤비헬스케어 또한 민·형사소송을 고려하고 있어 파장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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