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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의료기관에서 민간병원 확대 ‘신포괄수가제’
2018년 40곳 시범사업 참여 예정···심평원, 적정수가 책정 등 고심
[ 2018년 01월 02일 12시 05분 ]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확대 시행에 의료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행위별수가제의 한계로 지적된 비급여 풍선효과를 억제하고 건강보험 재정 안정화를 꾀할 수 있는 대안으로 만들어졌지만 여전히 공공병원의 영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다 지난 8월 문재인 케어가 발표됐고 ‘2022년까지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최소 200곳 확대’라는 목표가 세워졌다. 진료비 총액관리에 앞선 통제기전에 불과하다는 논란도 불거지고 있지만 한편으로는 원가를 보상받고 정책가산을 부여받을 수 있는 긍정적 요인이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내년부터 시행될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확대를 바라보는 여러 시각을 조명해 봤다. [편집자주]


신포괄수가제는 행위별수가제와 포괄수가제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개념으로 지난 2009년 등장했다.
검사, 처방 등 의료행위 때마다 적용되는 행위별 수가와 질병별로 정해진 의료비가 책정되는 포괄수가제가 결합된 진료비 지불제도 모형 중 하나다.

기존 포괄수가제의 7개 질병군(백내장, 편도, 맹장, 항문, 탈장, 제왕절개, 자궁수술)에 국한하지 않고 입원치료가 필요한 대부분의 질병군(4대 중증질환 포함 559개 질병)에 확대 적용하는 방식이다.

여기서 의료계가 우려하는 입원환자의 진료비를 통으로 묶어버린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공공병원에서는 가능했지만 민간병원으로 넘어오면 바로 이 부분에서 난관이 예상된다. 

원가 이하의 수가로 손실을 보전받기 위해 선택할 수밖에 없는 일부 비급여 영역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에 적절한 보상기전이 확보되지 않으면 신포괄수가를 적용받는 병원은 경영적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공공병원은 긍정적 효과 발생? 
시범사업을 진행 중인 공공병원은 신포괄수가로 인해 긍정적인 효과가 발생했다. 사실상 진료비 통제기전임에도 이익을 보는 구조로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신포괄수가 시범사업을 시행 중인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은 건당 진료비가 매년 증가했다. 건당 진료비의 증가는 병원재정의 양적 확대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단가 10만원’의 기준을 없애고 보상수준도 개편되는 모형개선이 적용됐고 이에 따라 총 진료비는 770억원에서 902억원으로 증가했다. 반면 비급여 비율은 15.0%에서 10.2%로 4.8%p 감소했다.

일산병원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신포괄수가제 원가보전율은 114.5%다. 신포괄수가 질환군 건당 평균 진료비는 400만  8000원, 실제 원가는 350만1000원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수치가 드러나자 국정감사에서도 신포괄수가제의 효과가 뛰어나다는 발언이 나왔다.
10월 국감 당시 정의당 윤소하 의원은 “비급여를 비롯한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감소시키는 신포괄수가제의 효과는 오랜 시범사업 기간 동안 이미 증명이 됐다. 이제는 신포괄수가제의 과감한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이어 “의료계 일각에서 주장하는 병원재정 악화, 의사들의 희생은 신포괄수가제와 관련성이 떨어진다”고 언급했다. 

정책가산의 힘 그리고 적정수가
일산병원이 원가를 상회하는 114.5%라는 수치를 받아들 수 있었던 큰 이유는 최대 35%까지 적용되는 정책가산 때문이다.

신포괄수가 시범사업 기관인 공공병원 42곳은 참여 5%, 공공성 15%, 효율·효과성 15%의 정책가산을 받을 수 있으며, 일산병원의 가산비율은 약 25%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산병원의 원가보전율이 높았던 것은 충분한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결국 병원계는 민간병원 확대 시 적정수가를 보상하면서 정책가산이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에 주목하고 있다.
대한병원협회 홍정용 회장은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확대 시 정책가산에 대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 갑자기 사라지는 정책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함이다. 민간병원이 참여했을 때에는 합당한 정책가산이 새롭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한병원협회 정영호 정책위원장도 “정책가산의 일부분을 신포괄수가 자체에 반영하는 방식을 고민해야 한다. 정책가산은 참여를 이끄는 달콤한 미끼가 될 수 있지만 언제든지 없앨 수 있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공공병원 신포괄 수가제의 ‘원가, 그 이상의 보상’이  민간병원으로 이어진다면 2022년까지 최소 200곳의 참여도 불가능한 영역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민간병원에도 견고하게 유지될 수 있는 수가 및 인센티브 보상기전이 마련된다면, 참여하겠다는 곳도 많아질 것이라는 관측이다. 
2018년 민간병원 40곳 진행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확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간 공공병원 관계자를 중심으로 신포괄수가제 협의체가 분기별로 진행되고 있었는데, 문 케어 발표 이후 민간병원 관계자도 포함시켜 확대 시행에 대한 논의를 진행 중이다. 

심평원에 따르면, 내년도 민간병원 참여는 약 40곳 정도로 예측된다. 신포괄수가제 참여 시 적용되는 수가 및 정책가산은 경영난에 시름하고 있는 지방 중소병원 참여율을 높여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병원계와 논의과정에서도 비급여 영역을 감안한 수가책정이라는 방식을 강조하고 있으며, 이 셈법이 보다 구체화된다면 자진해서 참여하는 병원이 많아질 것이라는 전언이다.

심평원 내부적으로는 민간병원 확대 추진과 관련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심평원은 ‘민간병원 신포괄수가 적용 및 개발연구’도 추진한다. 공공병원에서 민간병원으로 확대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하는 간극을 좁히고 새로운 모형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는 민간병원에 적용 가능한 원가기반 모형을 만들어 적용하겠다는 것이다. 공공병원이 정책가산에 큰 힘을 얻었다면 민간병원에는 수가 자체를 올려주겠다는 당근책으로도 해석되는 부분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현행 공공병원 중심의 정책가산을 이용한 수가보상 체계로는 수가제도의 지속성 및 민간병원 확대에 제약을 받게 된다. 핵심 요소인 적정수가 개발의 시급성이 대두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포괄수가제 민간병원 확대는 문 케어 발표 이전에도 자체적으로 연구를 계획했던 부분이다. 수가수준 적정화를 위한 방법론을 마련해 적용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쉽게 보이는 ‘보상방식’으로 변화
신포괄수가제 적용 방식은 의료진들도 쉽게 이해하기 어렵 다는 것이 중론이다. 행위별 수가와 포괄수가제의 단점을 보완했다고는 하지만 다양한 기전이 존재하고 복합적이다. 근본적으로 모형을 개선해야 한다는 보건의료정책 전문가들이 의견도 쏟아지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의료관리학교실 김윤 교수는 “현 신포괄 수가제의 핵심은 조정계수는 쓴 돈을 돌려주는 것인데, 이는 또 다른 행위별수가에 불과하다. 조정계수를 개선하지 않으면 적절한 성과를 거두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보건사회연구원 신형웅 박사 역시 “조정계수, 정책수가 등 신포 괄수가제 조정기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며 동일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연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은철 교수는 “신포괄수가제의 적용방식을 이해하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민간에 확대하려면 열심히 하는 곳에 보상을 줄 수 있다는 방법을 만들어한다. 그렇게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보건행정학회 서영준 회장은 “현실적으로 민간병원 확대를 위한 목적으로만 정책가산을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보다 정밀한 분석에 의한 가산방식을 만드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제언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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