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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전달체계 개편 앞두고 의료계 내홍 '격화'
비대위 “장기 논의 후 결정” vs 집행부 “일정대로 추진 미룰 수 없다”
[ 2017년 12월 29일 12시 12분 ]


의료기관의 기능별 분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의료전달체계 협의체 개선 권고안 마련을 두고 의료계 내부의 내분이 좀처럼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지난 2년 간 협의체에 참여하며 권고안 마련 작업을 주도한 대한의사협회 집행부는 의료전달체계 개편 작업의 초석인 권고안 마련이라는 큰 숙제를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입장인 반면,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권고안 마련 작업을 차기 집행부로 미뤄야 한다며 반대 의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대한의사협회는 29일 오전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 권고문(안)에 대한 간담회를 개최했다.
 

최근 내과계와 외과계 의사회와의 간담회를 개최한 데 이어 각과의사회와 학회에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을 소개하면서 이에 대한 입장 등을 듣기 위해 마련한 것이다.
 

이 자리에는 각과 개원의사회 임원들 외에도 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수호 비상대책위원회에서도 참석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여한 의협 비대위 측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마련 작업이 비대위의 수임사항인 문재인케어 대응과 관련이 있다며 즉각적인 중단을 촉구했다.
 

의협 비대위 이동욱 사무총장[사진 右]은 “문재인케어 시행 시 가장 먼저 이야기되고 있는 부분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다. 지출을 통제하지 않고서는 문재인케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결국 의료전달체계 개편은 문재인케어와 관련있기 때문에 비대위로 넘겨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월권”이라고 지적했다.
 

비대위 소속의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좌훈정 부회장도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됐는데 문재인케어로 인한 재정이 부족하면 수가 인상은 없고 규제만 남을 수 있다”며 “권고문이 회원들의 충분한 의견을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면 향후 6개월이나 1년 정도 전체 회원에 공개하는 방식으로 심도 있게 논의한 뒤 추진하는 게 맞다”고 강조했다.
 

의료전달체계 개편 작업을 아예 차기 집행부로 미뤄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비대위 최대집 투쟁위원장은 “이번 권고안은 추무진 집행부에서 확정돼 정부에 전달되는 것인가”라며 “추무진 회장은 임기 내에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결론을 내지 않는다고 약속할 수 있나. 의원과 병원의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차기 선거 이후인 5월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의협 임익강 보험위원장은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은 추무진 회장 개인과는 전혀 무관한 일이다. 의료전달체계 개선 협의체는 정진엽 前 보건복지부장관 때 만들어진 것”이라며 “2년 전부터 해온 일이고 중간에 추회장이 불신임됐었더라도 그대로 추진됐을 일”이라고 반박했다.
 

임 위원장은 “회원 의견이 100중 100이 다 담긴다면 다음 주라도 완료할 수 있는 게 의료전달체계 개선 권고문 작업”이라며 “다만 의견이 제대로 담기지 않는다면 차기 회장이라고 하더라도 완료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의협 추무진 회장[사진 左]도 “의료전달체계 개편 당위성에는 모두 다 공감할 것이다. 주변에 동료들이 쓰러져가고 있다. 살릴 수 있는 방법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이라며 “아직 시간이 많이 있다. 내년 1월 의견을 수렴하는데 그 이후에도 부족하면 또 의견을 받겠다. 정부가 서둘러 마치려고 해도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개원가 회장들은 “누가 하든 늦출 수 없어” 분위기 우세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회원들은 의료전달체계 개편작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그 중에서는 오히려 의료전달체계 개편 작업이야 말로 집행부의 수임사항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최성호 회장은 “의협 대의원회에서 매년 집행부에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주문했다. 집행부에서 이를 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회장 탄핵 사유”라며 “의료전달체계가 문재인케어와 관련 있을 수도 있지만 그 비중은 극히 일부분이다. 내년 1월 이후로 넘어가면 다시 의협회장 선거 때문에 권고안 마련 작업을 할 수가 없다. 이것은 하지 말자는 소리”라고 지적했다.
 

다른 의사회들은 의료전달체계 개편 작업의 주체보다 시급성에 중점을 뒀다.
 

직선제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김동석 회장은 “비대위에서 하나, 집행부에서 하나 의료전달체계 개선 작업을 하지 않고서는 안 된다”며 “비대위와 집행부가 논의 과정에 절반씩 들어가든 계속해서 진행해야 한다. 비대위와 집행부가 왜 계속해서 척을 지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대한개원의협의회 신창록 보험부회장도 “이대로 두면 병원이 의원급 외래를 추월하게 된다.이를 막기 위해 의료전달체계 개편이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며 “누가 하는지보다 빨리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내년 1월에 최종안이 마련되는 것은 성급하다는 의견도 있었다.
 

대한비뇨기과의사회 이동수 회장은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내야 하는데 각 직역마다 입장이나 처지가 다르다”며 “의협이 대승적으로 모든 회원이 공감하는 안을 만들 수 있도록 최종 권고안 마련 작업도 어느 정도 연기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승원기자 origi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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