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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건 터져야 중요성 부각 '주사기·수액세트 위생'
C형 집단감염 이어 신생아 사망 등 잇단 발생···"정부 관리인식 문제"
[ 2017년 12월 28일 05시 43분 ]
메르스 이후 철저한 감염 예방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사기와 수액세트 등 의료기기 관리 부실로 인한 환자 감염 문제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해 보인다.
 
지난해 재사용 주사기로 인해 환자들이 집단으로 C형간염에 걸렸던 다나의원 사태로 경각심이 높아지는 듯 했지만 상황은 올해도 마찬가지였다.

건강보험공단이 지역본부별로 진행하고 있는 일회용품 재사용 신고 및 현장조사 경과에 따르면 재사용이 의심되는 것으로 신고된 의료기관만 132건에 달한다.
 
실제로 이번 12월에도 두 건의 집단감염 사태가 연이어 터졌다. 이달 초 일회용 주사기를 재사용한 것으로 의심되던 서울시 동작구 서울현대의원에서 총 335명에 달하는 환자가 C형간염에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2011~2012년 사이에 내원한 환자들로 해당 병원은 PRP자가혈시술과 프롤로테라피 등 C형간염 전파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시술을 해왔다.
 
또 서초구 소재의 박연아이비인후과의원에서는 근육주사를 맞은 환자 가운데 총 41명이 비결핵항상균에 감염된 사실이 드러났다. 비결핵항상균이란 결핵균과 나병을 제외한 150종이 넘는 항상균을 통칭하는 것이다.
 
해당 환자들은 지난 7월부터 9월까지 병원을 방문했으며 보건당국은 이 기간 동안 감염된 주사제가 사용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잠복기가 최대 6개월에 달하는 비결핵항산균의 특성상 환자가 더 늘 가능성도 있다.
 
주사제와 주사기뿐만 아니라 올해는 수액세트 문제도 발생했다. 지난 9월경 이대목동병원에서 사용되는 수액세트 내부에서 날벌레 등의 이물질이 발견돼 해당 제품이 전량 회수되고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조사에 착수한 바 있다.
 
가장 최근에는 이대목동병원 중환자실에 입원해 있던 신생아 4명이 연이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서도 감염 이슈가 불거졌다.

병원 자체 역학 전문 조사팀의 조사 결과, 사망한 신생아 가운데 3명에게 발견된 항생제 내성균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의 감염 경로가 수액이나 주사제일 가능성이 높다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이대목동병원은 지난 9월에도 이물질이 발견된 수액세트를 환자에게 사용했다 논란이 된 바 있다. 이에 정확한 원인이 밝혀지기 전임에도 불구하고 병원의 관리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급기야 이대목동은 상급종합병원 재지정이 보류되는 상황까지 직면했다.
 
병원과 산업체를 막론하고 감염 관리 문제가 계속해서 터지자 최근 식약처도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국내에 유통되는 주사기 및 수액세트 제조·수입업체 총 77곳을 조사해 품질관리기준을 위반한 8곳을 적발한 것이다.
 
식약처 측은 “공조기 미가동이나 시설관리 미흡 등의 사안으로 적발된 업체에 대해 제조업무정지 및 제품 회수 등 행정조치가 진행 중이다”라며 “해외 위탁 제조업체에 대해서도 점검을 실시하고 위반 사항을 확인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계 "정부가 1회용 치료재료 재사용 방조하고 문제 터지니 의사들에 책임 전가"
 
그러나 외려 정부가 1회용 치료재료 재사용을 방조해 왔다며 개선을 촉구하는 지적도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은 최근 SNS를 통해 “의사들은 지금까지 모든 1회용 치료재료 재사용에 대해 환자 안전상 문제로 확고히 반대 입장을 피력해 왔으나 정부는 건강보험공단 재정을 이유로 그동안 재사용 원칙을 고수해 왔다”고 주장했다.
 
전의총은 “당국은 C형간염 집단 감염사건 이후 올해 12월에 들어서야 일회용 치료재료 별도 보상 방안을 심의·의결했으며 선진국에서는 일회용 의료기기 재사용을 허용하고 있다는 등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그러나 정부 지침대로 재사용을 하면 언론에서는 의사를 돈만 밝히는 집단으로 매도하고 정부는 그들이 내린 지침을 함구하고 책임은 고스란히 의사의 몫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대한의료관련감염관리학회 학술대회에서도 일회용 치료재료 관리 체계에 대한 문제점이 지적된 바 있다.

서울성모병원 감염관리실 이지영 차장은 "재사용 관련 법적 근거 및 기준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아 일선에선 혼동을 빚을 수밖에 없다"며 "재사용을 허용한다면 세척과 멸균 기준 등을 마련해 따르도록 하거나 수가를 마련하지 않으면 갈등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복지부는 1회용 수술포 및 멸균가운, 안전바늘 주사기 등의 치료재료 품목을 단계별로 별도 보상하겠다는 계획이지만 품목이 워낙 다양하고 복잡한 치료재료의 특성상 재정 문제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을 것으로 보여 당분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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