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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천성 심장기형 인공유산 확 줄인 서울대병원
김웅한 교수
[ 2017년 12월 26일 06시 05분 ]
 


“태아 대변자는 의사로 의료진 노력이 고귀한 생명 살려”

 “자신을 변호할 수 없는 태아의 입장은 결국 의료진이 대변해야 한다.”
 
서울대병원 태아센터가 최근 발표한 연구결과가 화제가 되고 있다. 선천성 심장기형 태아의 인공유산 비율이 과거에 비해 40%P 이상 줄어든 성과를 이룬 것이다. 여기에는 지난 2007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태아센터 의료진들의 숨은 노력이 밑바탕이 됐다.
 
서울대병원에서 1988년부터 2003년까지 약 15년 동안 선천성 심장기형으로 인한 인공유산 비율은 43.8%에 달했다.

흉부외과 김웅한 교수는 “태아 때부터 수술을 받기 시작하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할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어서 그랬는지 과거에는 산모와 가족들이 유산을 택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그러나 사실 심장병은 수술 한 번만 잘 받으면 완쾌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선천성 심장기형은 선천성 기형 중 가장 흔한 형태로 원인은 분명하지 않다. 발생 빈도는 태어나는 아기 1000명 중 약 5~10명 정도며 심초음파 검사로만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많다.
 
선천성 심장기형을 가지고 있더라도 태아 성장은 정상인 경우가 많다. 경미한 경우는 자연치유 되기도 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불가능한 종류도 있으므로 정확한 진단과 맞춤 치료 계획이 중요하다.
 
부모들은 대부분은 선천성 심장기형에 대해 정확한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심장에 병이 생겼으니 큰 질환이라 여기고 인공유산을 택하는 비율이 높았던 것이다. 태아센터에서는 상담을 통해 질병에 대한 이해를 돕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김웅한 교수는 “의료진이 얼마나 적극적인지가 중요하다. 태아가 가진 질환에 정확히 어떤 치료가 필요한지 설명하고, 장기적 예후와 관련된 데이터를 직접 보여주고 설득했다”며 “요즘은 내가 쓴 논문까지 읽어보고 일부러 병원을 찾아오는 부모들도 있다. 그만큼 질환을 이해하려는 데 적극적이기 때문에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태아센터를 운영한 후 근 10년간 인공유산 비율은 1.5%로 크게 줄었다. 특히 같은 상황에 처한 부모들과의 면담이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이다.

"저출산시대 수술 통해 고귀한 생명 구할 수 있는데 정부 지원 적어 아쉬움 크다"
 
김 교수는 “수술을 받고 건강해진 아기 보호자들과의 만남을 권유했을 때 설득력이 가장 높았다”며 “같은 처지에 놓인 부모들로부터 격려를 얻어 유대감을 형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실제로 부모들도 예후가 좋아진 아기를 직접 보고 나면 의료진의 말에 대한 신뢰가 한결 높아진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제로 보호자들을 일일이 붙잡고 상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여러 차례에 걸쳐 이뤄지는 상담은 대개 한 번에 30분 이상이 소요된다. 또 태아 진단과 치료 과정에는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 흉부외과 등 다양한 의료진의 협력이 필요한데, 전담 인력이 별도로 있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비용으로 수술을 망설이는 보호자들도 많다. 이를 위해 치료비를 지원하는 복지단체를 찾아 연결해 주는 것도 병원에서 한다. 일본에서는 태아의 선천성 심장기형 수술비를 정부가 지원하며, 발전이 늦다고 여겨지는 네팔에서도 15세 미만 환자의 경우 수술비 전액이 무료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 정부의 지원은 미미한 편이다.
 
김 교수는 “저출산이 화두가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수술 한 번으로 하나의 생명을 살릴 수 있는 영역에 정부 지원이 부족한 것이 아쉽다”며 “더 많은 아기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아파도 의사에게 호소할 수 없는 태아들의 입장을 변호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며 “현재 수술 상담 분야를 심층진료 시범사업으로 신청해 둔 상태인데 좋은 결과가 나왔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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