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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아산병원 생소한 명찰 '진료전담교수'
시범사업 진행, "제도 시행착오 겪지만 자부심 갖고 미래 개척"
[ 2017년 12월 26일 05시 44분 ]

병원에 입원을 했거나 가족·친지가 입원한 적이 있는 이들은 환자가 의사를 만날 기회는 결코 많지 않다는 것을 몸소 경험으로 잘 알고 있다. 찾으면 없었던 의사, 이제는 만나기가 쉬워졌다.

2018년 새해를 목전에 두고 내과 입원전담전문의 모집에 나섰던 서울아산병원이 인력 채용을 마무리하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다.
 

서울아산병원은 지난 3월부터 혈액종양내과 병동에서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최근 호흡기내과 5명, 소화기내과 5명, 종양내과 2명을 채용했다. 

“상태 악화 환자들 호전될 때 보람, 새로운 길 당당히 나아가겠다”

다소 생소한 명찰이지만 ‘진료전담교수’로 환자들이 부르는 곳에 달려가 그들에게 힘이 돼 주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입원전담전문의들을 만났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 7월 입원전담전문의 시범사업 계획을 발표했고, 서울아산병원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 중 하나다.
 

전국입원전담전문의 대표인 아산병원 내과 안수종 교수는 그 동안의 소회를 묻자 “상태가 악화된 환자가 호전되는 것을 지켜보면서 지금까지도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말 그대로 시범사업이기에 곳곳에서 우려의 시선과 걱정이 있는 것 현실이다.


업무가 과중함에도 역할은 전공의와 큰 차이가 없고 교수 지위를 갖춘 전문의지만 세부전공과 전문의보다 위상이나 대우가 낮아 지원하려는 이들이 많지 않다는 얘기가 주를 이룬다.
 

그러나 새로운 길이기에 어쩌면 위험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외부 우려와는 달리 그들에게서는 확고한 의지가 느껴졌다.

 

(좌측부터)안수종‧김준환‧황승하‧강재빈 교수

 안수종 교수는 “수요는 늘 수밖에 없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상 당연히 공급이 부족하면 수요는 늘 것”이라며 “그러다 보면 경쟁이 생길 것이고 처우나 조건은 당연히 좋아질 것”이라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안 교수는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에 있어 어쩌면 시행착오는 당연히 일어날 수 있다고 본다”며 “중요한 것은 문제가 발생했을 때 기민하게 개선점을 찾아 접점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사결정 신속 등 오롯이 진료 집중 가능”

최근 대한민국 의료정책상, 또는 건강보험 제도 하에서 진료만을 생각하기는 어렵다. 내과 간판을 달고 개업을 하는 개원의들을 보면 치열한 경쟁은 기본이고 보험, 실사 등 진료에만 집중하기가 사실상 쉽지 않다.


하지만 입원전담전문의는 환자 진료라는 본연의 업무에 충실할 수 있다.


황승하 교수는 “다소 경직돼 있다고 느낄 수 있는 병원 내에서 유연하게 일을 할 수 있다”며 “오롯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그는 “먼저 종양내과 과장님이 먼저 인정해 주셨다. 바로 믿음의 단초가 되지 않았을까. 전공의로 마주하던 사람이지만 ‘교수님’이라고 호칭을 해 주셨다”고 떠올렸다.


서울아산병원은 매달 회의를 통해 문제점을 찾아낸다. 시스템을 갖춰 나가는 과정에서 입원전담전문의들의 건의를 통해 적극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으려고 하는 문화다.
 

김준환 교수는 “최근 들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전공의 폭행 등 일련의 사건들을 보면 전체적으로 사회적인 분위기들이 변화하고 있음이 느껴진다”며 “전체적으로 사회적인 분위기가 인력에 대한 소중함을 인식해야 한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고 풀이했다.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해 있다 보니 의사결정이 신속하다는 게 가장 큰 강점이다.


김준환 교수는 “불과 수 년 전만해도 전공의 시절에는 운신의 폭이 좁았지만 독립된 의사 결정이 가능해져 아웃풋까지 독립적으로 진행된다는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제도적으로 인력이 확보되면 간호사, 인턴 교육 등에도 역할을 넓혀갈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실제로 서울아산병원은 환자안전 교육 등을 통해 선순환을 이어나가고 있다.


의사로서는 물론이고 환자 측면에서 봤을 때도 굉장히 매력 있다고 이들은 한 목소리를 내면서 무엇보다 ‘진료전담교수’라는 그 자체의 사명감과 자부심은 누구보다 강하다고 했다. 


김준환 교수는 “입원전담전문의는 될 수밖에 없는 길이고, 돼야만 하는 길”이라고 표현하며 “그 길을 새롭게 만들어가면서 그 길을 걷는 기쁨과 행복, 즐거움을 함께 느끼자”고 말했다.
 

황승하 교수는 의학전문대학원 출신이다. 그렇기에 새로운 분야에 대한 거부감이 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진작부터 호스피탈리스트 직종이 비전이 있음을 확신했다”며 “물론, 전공의 때와는 엄연히 다르다. 행정적 업무까지 하다 보니 책임도 그만큼 커지고 자신감도 있다”고 힘줘 말했다.
 

황 교수는 “될 수밖에 없고, 되어야 하는 그 길, 빨리 오면 빨리 올수록 좋다. 선점하자”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진료부, 간호부, 행정부 긴밀한 협력체제 유지

대부분의 의사들은 일반적으로 어릴 때부터 무난한 길을 선택한다. 특히 의과대학을 들어오면서부터는 위험 부담을 안고 선택을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
 

때문에 입원전담전문의 제도 도입을 두고서 설왕설래가 많았다. 당연히 의사결정 과정을 비롯해 시스템 역시 지금까지와는 다르다.
 

안수종 교수는 “기존에는 사실상 녹록치 않았지만 한 환자를 두고 진료부, 간호부, 행정부가 함께 논의를 이어나가는 것이다. 의사 결정 과정에서 ‘진료전담교수’ 역할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강재빈 교수는 그는 서울아산병원에 오기 전(前) 분당서울대병원에 있었다. 당시 분당서울대는 이미 호스피탈리스트 제도가 운영 중이었다. 

강 교수는 “불안하게 바라보는 시각이 많은 것도 사실이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입원전담전문의라는 직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긍정적인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가장 낯선 길이지만 어쩌면 가장 익숙한 길일 수 있다. 전공의 시절 했던 일에서 크게 확장되지 않고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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