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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폐지 논란 속 국내 낙태수술 '年 50만건'
배재대 연구팀 조사, "저출산 시대 생명보장" vs "자기 결정권 훼손"
[ 2017년 12월 01일 05시 43분 ]

청와대 국민청원이 23만건을 넘어서는 등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낙태죄 폐지에 대한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조국 민정수석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을 빌려 ‘새로운 균형점(New balance)’이라는 발언을 내놓자 천주교계는 100만 서명운동을 벌이는 등 항의에 나선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국내에서 비공식적으로 진행되는 낙태 수술 건수가 50만건에 이른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행법 상 불법이며 비급여로 진행되는 영역이라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지만, 저출산 시대에 50만건의 낙태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관점이 우세하다.


하지만 타 국가 대비 엄격한 법적 기준은 오히려 사회적으로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료계의 주장도 만만치 않다.


우선 배재대학교 실버보건학과 박명배 교수가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최근 9년간 네이버 빅데이터 포털 데이터 랩(DATA LAB)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연간 낙태수술 건수는 50만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지난 2007년 10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낙태 검색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본 결과, 뚜렷한 증가 및 감소 추세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는 복지부가 2005년 인공임신중절 수술 실태조사에서 발표한 34만2000건이 현재까지도 별다른 변동사항 없이 유지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다.


이와 관련, 박명배 교수는 "일부 산부인과 의사들도 연평균 낙태수술 건수를 70~80만 건으로 추정하는 등 복지부 추산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대부분의 낙태수술이 불법으로 규정돼 있다는 현실을 고려하면 현재 국내 낙태
수술 건수는 2005년 복지부 발표자료를 기초로 해도 연간 50만건으로 보는 게 정확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특히 “청소년은 임신으로 인한 낙태율이 높아 매우 적극적인 예방 전략이 필요하다. 대부분 낙태수술이 임신 12주 미만에 시행되므로 3월과 5월 사이에 집중적인 피임 교육과 낙태 예방 홍보가 필요해 보인다”고 조언했다.


하지만 의료 현장에서 받아들이는 감정은 판이하게 다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태아의 생명을 존중하고 여성의 자기결정권과 건강권을 보호해야 한다. 산부인과 의사들의 권고대로 인공임신중절 수술을 합법적으로 허용토록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낙태는 형법으로 처벌되는 중대한 범법 행위다. 인공임신중절을 한 임신부와 시술 의료인 모두를 처벌하는 쌍벌죄다. 인공임신중절로 임산부가 기소되면 1년 이하 징역 또는 최고 200만원까지의 벌금형에 처해진다.


반면 대부분의 선진국은 기한을 정해 인공임신중절을 합법화한다. 특히 인공임신중절 사유로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하는 ‘사회 경제적 사유’를 허용한다.

미국은 임신 만23주, 영국은 만24주까지 인공임신중절을 허용한다. 해당 주수 이후라도 임신부의 건강이나 생명 보호를 위한 인공임신중절은 가능하다. 프랑스는 임신 만12주 미만은 전면 허용하고 임신 6개월까지는 임신부의 건강이 위협받을 때 허용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임신부, 배우자의 우생학적 장애나 전염성 질환, 강간 또는 준강간으로 인한 임신, 혼인할 수 없는 혈족 또는 인척간 임신, 임신 지속이 모체의 건강을 심하게 해치는 경우’만 허용한다.


수술을 선택하는 가장 흔한 원인인 ‘사회 경제적 이유’는 정당한 사유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산부인과의사회는 “불법적 인공임신중절의 상당 부분은 10대 청소년 임신, 미혼모 임신, 다출산 기혼여성 등 아이를 낳더라도 양육하기 어려운 조건의 ‘사회 경제적 사유’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경제적 준비를 하지 못해서 아이를 포기할 수 밖에 없는 미성년 여성이나, 현실적으로 출산이 어려운 여성에게 아이를 낳으라고 강제하기 어렵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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