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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 안정자금 지원 불구 개원가·중소병원 '불편'
政,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 발표···"인력난 심한데" 답답함 토로
[ 2017년 11월 29일 12시 43분 ]

최근 정부는 영세 소상공인·기업의 부담 경감의 목적으로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계획을 발표했다. 2018년부터 1년 동안 30인 미만 고용 사업주 중 요건을 갖춘 경우 노동자 한 명당 13만원의 지원금을 제공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구체적인 요건으로는 ▲월 보수액 190만원 미만 노동자를 1개월 이상 고용하고 있는 경우 ▲최저임금 준수 및 고용보험 가입 원칙 ▲기존 노동자 임금(보수) 수준 저하 금지 및 고용유지 노력의무를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한국병원경영연구원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료기관 규모별 의료 수익 대비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1000병상 이상의 상급종합병원이 40.4%, ▲500병상 이상 상급병원 44.6%, ▲300병상 이하 종합병원은 49.4%로 분석됐다. 의료기관의 경우 규모가 영세할수록 인건비 부담이 커진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의료기관 역시 조건에만 부합하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시선은 싸늘하다. 최저임금 인상폭에 대한 지원은 환영하지만 실질적 혜택을 받는 곳이 많지 않으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인력난에 허덕이고 있는 개원가와 중소병원에서는 최저임금 인상 후폭풍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편집자주]
 

개원가 “1년만 되는 정부 지원, 근본 해결책 아냐”
 

개원가에서는 1년간 한시적으로 지원되는 보조금은 일시적으로 도움이 되더라도 근본적인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충남 천안 소재 A신경외과 원장은 “이 정책은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라 근본적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최저임금 인상 때문에 영세사업장에서 해고가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가 증가하자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 같은데 국민의 세금으로 중소기업 근로자들에게 월급을 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환자가 많든 적든 의원은 직원들의 최저임금은 지급해야 한다”며 “의료보험은 매년 3%도 오르지 않는데 간호사 3~4명만 고용해도 한 달 인건비가 60~70만원 많아진다. 기존에 있던 직원들도 처음 온 사람을 기준으로 올려줘야 하기 때문”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정부 지원책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지원금으로 인건비 상승 부담이 경감될 수 있을지 의문을 표한 것이다.
 

서울시 강서구의 B산부인과 원장은 “의원급은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라 의사들은 현재 주6일 근무를, 앞으로 주 40시간 5일로 줄여갈 것”이라며 “인구가 감소하면서 환자가 적어지고 의원급 수익도 줄어들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인건비 지출이 커지면 결국 의원들은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수익 규모에 비해 인건비 지출이 커질 것이다. 이로 인해 의원들은 갈수록 운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며 “지원금으로 부담이 줄어들지, 그리고 정부가 세금으로 지원금을 전부 충당할 수 있을 지도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시 강동구 소재 C내과 원장은 “지금 1차 의료기관은 생사의 갈림길에 서있는 곳이 많다”면서 “최저임금이 인상되면서 기존 직원도 내년이면 20~30만원정도 올려줘야 한다. 간호조무사도 초봉 월급이 170만원 정도 되는데 정부에서 13만원 보조 받기 위해 170만원을 지급할 의원이 있을지 의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는 것보다 있는 직원도 줄이려는 게 의원들 추세다. 출산휴가 등으로 그만 두는 사람이 생겨도 새로 충원하지 않는다”며 “병원이 적자인데 한 달 점심 값도 안 되는 13만원을 보조해 줄테니 일자리를 창출하라는 정책을 받아들일 수 있는 의원이 과연 있을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전라북도 전주시에 위치한 D산부인과 원장은 “이런 정책으로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특히 산부인과는 인건비가 다른 과에 비해 3배가량 더 많이 든다”며 “산모와 아기 모두 간호하는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인데, 최저임금이 인상되면 이를 감당할 수 있는 산부인과 의원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병원 내 3교대 인력들의 임금을 인상시키고 13만원을 보조하는 것이 신규 고용창출의 큰 유인책이 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비판했다.
 

대한의원협회 송한승 회장은 “최저임금 인상이라는 상황에서 현실적인 대처방법은 직원 감축 밖에 없다. 인건비를 줄이는 게 가장 현실적이기 때문”이라며 “이 경우 효율성이 떨어지는 직원을 더 이상 고용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송 회장은 “일자리 안정자금 시행에도 일상적인 임금 상승은 보전해주지 않는다”며 “영세한 의원들의 생존을 위해서 정부는 더 많은 지원을 고려해야 한다. 그렇지 않는 것은 일차의료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중소병원 “정부 지원 받을 수 있는 곳 많지 않아”
 

중소병원협회 역시 최저임금 상승에 따라 기존에 근무하던 근로자들의 임금도 조금씩 올릴 수밖에 없는데 병원들 입장에서는 상당한 부담이 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협회에 따르면 의료기관의 경우 인건비 비중이 의료수익 50%에 달할 정도로 다른 산업과 비교했을 때 매우 높아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담감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는 것이다.
 

협회 관계자는 “기존 직원들의 임금을 올리다보면 새롭게 정규직으로 채용하기보다 비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더 많아질 우려도 있다”고 전했다.
 

그는 "대다수 중소병원이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실정을 지적하기도 했다. 일반적으로 중소병원은 30인 이상의 근로자가 있으며 간호·행정 인력이 최저임금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의 급여를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30인 이하 사업주에게 지원되는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도 중소병원에게는 실질적 도움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지원 사업 기준을 100인 이상 사업장으로 확대하는 등 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울 소재 E중소병원 원장 역시 "중소병원에서는 각종 인력이 계속 빠져나가는 등 어려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정부 지원 정책에는 늘 소외돼 있는 실정"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와 관련, 대한병원협회 관계자는 “중소병원이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고용노동부에 직접 요청할지 복지부를 통해 의견을 전달할지 등 아직 내부적으로 사안을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박다영기자·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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