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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진 설명의무 잇단 패소···3억7천·20억 배상
법원 "환자 자기결정권 침해" 판결
[ 2017년 11월 21일 11시 23분 ]
최근 수술 후 사망에 이르거나 식물인간이 되는 등 심각한 부작용을 겪은 환자측이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설명의무를 위반했다는 근거로 의료진이 패소한 판결이 잇따라 나왔다.

이에 의료진이 각 37000여만원과 20억원 가량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게 됐다.

혈전제거술 후 환자 사망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최근 손해배상 소송에서 혈전제거술 후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의료진에 37000여만원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
씨는 201473일 오른쪽 다리의 통증과 붓기 등을 이유로 B병원에 내원해 다음 날 C씨로부터 혈전제거술을 받았다.

수술 후 A씨는 혈압이 80까지 급격히 떨어졌다. A씨는 이날 밤 병실로 이송된 이후에는 산소마스크로 산소를 공급받고 항생제, 무통주사 등을 투여받았으며 수술 중 발생했던 대량 출혈 때문에 약 6580cc를 수혈받았다.

수술 다음 날부터 호흡곤란 증상이 나타났던 A씨는 5일 후 79D병원으로 전원됐다. D병원 의료진은 CT 촬영 결과 A씨에게 폐혈성 색전, 출혈성 변형을 동반한 색전성 뇌경색이 있음을 진단했고 좌측 외장골동맥과 후경골정맥의 혈전증을 발견했다.

다음날 뇌 MRI 검사 결과, A씨 뇌에는 혈액응고장애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이는 다발성 미세뇌출혈이 여러 군데 분포해 있었고 뇌파 검사 결과 전반적인 뇌기능이 심각하게 저하돼 있었다.

A
씨는 의식은 돌아왔지만 스스로 호흡하거나 음식을 섭취하지는 못하고 관급으로 식이공급을 받고 기도관으로 호흡하는 상태로 D병원과 E병원을 오가며 입원진료를 받다가 2016427D병원에서 호흡부전으로 사망했다.

재판부는 의료진은 혈전제거술에 대한 동의만 받고 A씨에게 불필요한 개복술과 맹장절제술 등을 임의로 시행했다이러한 과실로 의료인이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370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말했다.

또한 개복술을 통한 혈전제거술 및 하대정맥 필터삽입술 등의 침습적인 처치에 대해 사전에 환자의 혈전 정도와 부위, 시술이나 수술의 필요성, 그 방법, ·단점, 혈관 손상의 위험성 및 이로 인한 후유증을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아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

마취제로 식물인간 만든 의료진, 20억 손해배상

서울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최근 마취제로 환자를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성형외과 의료진에 20억 가량의 배상금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홍콩 시민권자인 E씨는 어머니가 보톡스시술을 받기 위해 방문하는 F성형외과에 함께 내원해 당일 아큐스컬프 레이저 시술(레이저로 지방세포를 용해해서 지방 크기를 줄이는 시술)을 받았다.

이 시술을 시작하면서 의료진은 수면마취를 위해 전신마취제인 케타민과 최면진정제인 도미컴을 투약했고 잠시 후 다시 케타민과 리도카인을 섞어 복부 피하지방에 주사했으며 지방흡입을 위해 국소마취 및 지방세포 용해를 위한 투메셀트 용액을 케뉼라를 이용해 주입했다.

E
씨는 양팔이 수술대에 묶여 있는 상태였는데 위 약물 투여 직후부터 양팔을 떨기 시작했고 목 부위에 강직이 오면서 전신을 뒤틀어 경련을 지속했다.

의식이 없는 상태에서 곧바로 G병원 중환자실로 전원돼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았으나 저산소성 뇌손상으로 현재 중증의 사지마비, 의사소통장애, 경직, 연하장애, 배뇨장애 상태에 있다.

F병원은 업무상 과실로 E씨에게 위와 같은 상해를 입혔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돼 2017119일 업무상 과실치상죄로 금고 2년의 형을 선고받았고 이에 항소해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재판부는 “E씨는 마취제 투여 10여분 후 경련이 발생하고 혈압이 높아지며 맥박이 빨라지는 등 전형적 중추신경계 중독증상을 보였다이는 의료진이 E씨에 대해 경과관찰은 제대로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국소마취제를 투여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한 “E씨가 이 시술에 앞서 동의서에 서명했고 그 동의서에는 이 시술 후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 합병증, 우발적 사고 발생 가능성 등에 대해 기재돼 있었지만 이 사실만으로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다했다고 보기 어렵다설명의무 위반으로 E씨의 자기결정권이 침해됐으나 여러 사정을 고려해 손해배상 책임은 70%로 제한한다고 덧붙였다.
박다영기자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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