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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보건소 "정부, 치매안심센터 조급" 불만 제기
"제도 부합 위한 공간·인력 확보 등 어렵고 지역 권한 확대" 요구
[ 2017년 11월 11일 06시 33분 ]



문재인 정부 들어 ‘치매국가채임제’ 실현을 위한 정부의 역량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일선 보건소 관계자들은 “정부가 조급하게 치매안심센터를 추진 한다”며 불만을 쏟아냈다.


10일 라마다프라자 수원호텔 3층 그랜드볼룸에서는 ‘대한공공의학회 2017년 추계학술대회’가 열렸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보건복지부(복지부) 치매정책과 관계자가 참석해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다.


하지만 당초 발표자로 내정됐던 조충현 복지부 치매정책과장이 국회 일정을 이유로 참석하지 못했고, 그를 대신해 발표에 나선 이현수 치매정책과 사무관은 일선 보건소 관계자들의 질문에 제대로 답변하지 못해 비판을 받았다.


정부는 시·군·구에서 직접 운영하는 보건소를 운영주체로 하고, 리모델링·증축·건물매입·공공기관 임대 등을 통해 치매안심센터를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또 치매안심센터 내에 상담·교육·협력, 조기검진, 등록관리, 쉼터지원팀 등을 각각 조직하고, 필수인력에 대해서는 최소 규정과 자격기준을 부여해 지자체 여건에 따라 운용할 계획이다.


이와 관련, 강원지역 보건소 관계자인 A씨는 “정부는 올해 12월부터 전국에 252개 치매안심센터를 개소한다고 했다. 그런데 추가경정예산(추경) 이후 예산이 내려오다 보니 급하게 준비할 수밖에 없게 됐다”며 “리모델링·신축 등 예산 확보가 얼마 되지 않았고, 이러다보니 공간도 없는데 사람을 어떻게 뽑느냐”고 비판했다.


A씨는 또 “복지부가 군대식으로 지침을 하달할 것이 아니라 지방도 특색에 맞게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해야 한다”며 “지방에서 50% 정도 예산을 부담하니, 이에 맞는 권한을 달라”고 주장했다.


이날 A씨 발언 와중에는 주위에서 “뜬구름 잡는 정책이지 뭐”라며 정부를 힐난하는 발언이 곳곳에서 나오는 등 비판적 분위기가 감지됐다.


이현수 사무관은 “올해 사용하지 못한 예산은 이월(移越)이 가능토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지방에 권한을 달라’는 언급에 대해 이 사무관은 “치매안심센터라고 해서 치매만 하라는 법은 없다. 단기적으로는 중앙에서 제시하는 모델과 비슷하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지역특색에 맞게 달라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지역 보건소 관계자 B씨는 “치매안심센터에 25명의 인력이 모두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인구 30~40만 정도 되는 도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사무관은 “치매안심센터 정책이 현실성이 없다는 지적은 알고 있다. 좋은 정책으로 발전할 수 있다면 좋겠다”는 원론적인 답변만 남겼다.


"치매 사후관리 아닌 예방관리 집중 정책 필요"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치매의 사후관리 뿐만 아니라 예방관리에 집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치매의 최신지견’에 관한 발표자로 나선 홍창영 아주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치매가 악화되기 이전인 경도인지장애 때부터 예방관리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홍 교수는 “지난 수 십 년 동안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매 치료약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병원들도 다양한 수술을 시도했지만, 아직까지도 성과는 전혀 없다”며 “노인성 치매환자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가가 예방관리를 위해 선도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오는 2030년까지 치매인구가 폭발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 올해 72만명으로 집계된 치매인구가 오는 2030년에는 전체 노인의 10% 수준인 127만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홍 교수는 “경도인지장애, 즉 치매는 아니지만 기억력감퇴를 호소하는 단계에서부터 정부가 적극적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2014년 발간된 ‘Lancent Neurology’에 따르면 흡연·중년기 고혈압·중년기 비만·당뇨·학력부족·운동부족·우울증 등을 극복할 경우, 약 30% 선까지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국가가 치매의 예방요인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홍 교수의 주장이다. 이어 그는 "생활습관으로는 ▲음주습관 ▲흡연습관 ▲영양섭취습관 ▲신체적 활동량 ▲정신적 활동량 ▲사회적 활동량, 정신건강 부분에서는 ▲인지기능 ▲노인성 우울증 ▲노인성 불안증 ▲수면장애 ▲자살사고 ▲뇌졸중 위험증상 등에 국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홍 교수는 선진국에서 치매 환자가 감소하고 있는 요인으로 ‘정부의 보건사업’을 꼽았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술 등 선진국에서는 해당 분야에 대한 보건사업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고, 이 결과 치매뿐만 아니라 일반질환에 대한 예방효과도 있었다는 것이다.

고재우기자 k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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