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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 잘못하면 파국”
NECA 10일 포럼서 성토, "순기능 측면 완전 무시하고 의사를 적폐로 몰아"
[ 2017년 11월 11일 05시 57분 ]


의료계가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이 충분한 논의 없이 진행되는 것에 대해 강한 우려를 나타냈다.
 

특히 비급여를 부정적으로 판단하는 정부의 시각을 질타하거나, 비급여 현황파악 등 먼저 짚고 넘어갈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10일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이 개최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와 의료체계 혁신 정책포럼'에는 정부와 의료계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주요 정책 현안들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모색했다.


'비급여 관리방안'에 대한 발제에 나선 서울의대 김윤 교수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란 표현을 하지만, 정확히는 의학적 비급여의 급여화다"라며 "예비급여 평가과정을 거친 이후 비급여로 전환되는 부분이 있는데, 이처럼 남은 비급여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가 과제"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예비급여 여부를 결정할 때 3년이나 5년 뒤에 어떤 평가를 할지 미리 결정해야 한다"며 "하나는 3년을 기다려도 근거가 되는 연구결과가 나오지 않을 희귀질환이나 난이도 높은 기술에 대해서는 전향적으로 레지스트리(Registry)를 만들어 자료를 수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3년 기다리면 연구결과가 나올만한 것은 문헌기반 평가를 하고, 그랬는데도 연구가 안나오면 그당시 전문가들이 모여서 판단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평가 주기의 기준은 해당 기술의 빈도에 따라 자주 사용하면 3년, 드문 것은 5년으로 나눈다.


특히 초음파검사와 MRI의 경우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초음파와 MRI의 경우 숫자는 적지만 합치면 2조원의 만만치 않은 규모"라며 "급여에 들어있는데 돈이 없어서 기준 비급여를 만들었는지라 본인부담금을 낮추면 향후 초음파·MRI 검사량이 급격하게 오를 가능성 높다"고 우려했다.


또한 이 같은 평가과정을 거쳐 급여 및 예비급여 부분에서 퇴출된 비급여는 ▲낮은 경제성 ▲임상적 효과 적음 ▲안전성 문제 등의 유형으로 분류되는데, 보험이 아닌 의료정책 영역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비급여 관리 방안에 대해 의료계는 의료공급자 측과의 소통 부족 등을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비급여 전체 규모 파악 위해 법 개정 통해 자료제출 의무화해야"


울산대 의대 이상일 교수는 "비급여가 무엇인지, 비급여들이 얼마씩 발생하는지를 파악해야 하는데, 현재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건강보험법 개정을 통해 조속한 비급여 자료제출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교수는 "정부가 의료계 손실을 보전해준다고 약속하는데, 어떤 집단에 얼마만큼 손실이 발생하는지조차 파악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하겠다는 건가"라며 "손실보전을 비롯해 개별환자에 대한 심사, 진료비 투명성 제고 측면에서도 비급여 자료제출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비급여의 급여화 과정에는 기술평가보고서를 작성해야 하는데, 3천개가 넘는 비급여 항목을 다뤄야 하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보건의료연구원의 업무 과다로 이어진다고도 지적했다.


지난 2007년 시작했다 중단된 기등재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을 예로 들기도 했다.


그는 "1년에 시범평가 하나씩 2년만에 사업을 접었다"라며 "당시 전문가들이 '못한다'고 했는데 정부 측에서 '우리는 할 수 있다'고 했다가 결국 못했다. 그런 일이 되풀이되지 않으려면 집단에 남은 업무량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의사협회는 더욱 강경한 입장을 내비쳤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이동욱 사무총장은 "정부가 건보 보장성 강화 정책에 대해 두 달 내에 논의를 마치고 모든 세부실현 계획까지 확정하려고 한다"며 "이러한 논의 자체를 의료계와는 시작조차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 사무총장은 "급격한 것은 항상 부작용이 온다.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었으면 수 십년간 비급여의 급여화를 못했겠냐"며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넌 대답만 하면 돼)' 식으로 기한부터 정해놓고 대화 테이블로 와라, 토론회 하자는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는 마치 상대방(의료계)을 개혁의 대상인 것처럼 말하는데, 자칫 대한민국 의사들이 적폐로 몰리는 위기에 처했다"며 "그런 식의 접근은 절대 합리적이지도, 상대를 존중하는 방식도 아니다. 오늘 민간의료보험 측에서 불참한 것도 그런 의미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또한 "비급여를 악(惡)으로 규정하고 어떻게든 없애거나 줄이려고 하는데, 비급여가 대한민국 의료를 유지한 순기능적인 측면을 완전 도외시하고 있다"며 "강행해서 파국이 되는 사태가 일어나지 않았으면 한다. 합리적인 방안을 도출했으면 한다"고 주문했다.
 


政 "건보 시스템 한 단계 발전시키는 측면에서 의료계 참여·비판" 당부

이 같은 반응에 정부 측은 이번 정책이 장기적으로 추진되는 만큼 의료계의 이해와 협조를 요구하고 나섰다.
 

보건복지부 손영래 예비급여팀장 겸 비급여관리팀장은 "12월 말까지 실행계획을 수립하겠다는 복지부 입장은 정책 실행 과정에서 큰 틀을 정하는 정도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비급여의 급여화 정책은 누구 혼자의 주도로 될 수 있는 계획이 아니다. 건보 시스템 자체를 한 단계 발전시키는 굉장히 큰 개혁"이라며 "적어도 2019년까지는 많은 논의를 통해 내부적으로 정비하면서 시스템을 거시적·미시적으로 개선작업이 들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전체적 개혁과정에서 참여체계 등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중요하다. 이 과정에서 의료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비판, 감시 등을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김민우기자 kircheis8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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