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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묻지마 거액소송 '빨간불'···원고 잇단 '패소'
法, 사망·과실 인과관계 불인정 흐름···병·의원·의사들도 철저 대비
[ 2017년 09월 30일 05시 44분 ]

환자 및 보호자가 의료진 과실을 주장하지만 병원이나 의사가 승소하는 사례들이 잇따르면서 무조건적인 ‘의료소송 만능주의’에 제동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의료진 과실을 주장하며 수 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요구한 소송에서 환자 혹은 그 가족들이 패소하는 판결 빈도수가 늘고 있다.


의료진 판단으로 시행한 처치나 수술 후 증세가 악화되거나 사망에 이를 경우에 환자와 그 가족들은 의료진을 법정에 세우는 경우가 많았지만 앞으로는 이러한 관행이 줄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의료과실로 뇌손상" 주장, "의료인 무과실" 판결

지난 6월 서울고등법원은 환자와 가족이 의료진을 상대로 제기한 3억5000만원의 손해배상 소송에서 1심과 동일하게 의사의 손을 들어줬다.


환자 A씨는 O병원 의료진 B씨로부터 '견관절경하 견봉하 감압술 및 회전근개 봉합술 및 도수강직 해리술'을 받은 후 우측 마비와 언어장애 증상이 나타났다.


가족들은 "의료진의 출혈 및 지혈과정상 과실 또는 마취과정상 과실 등으로 수술 중 뇌경색이 유도돼 뇌손상을 입게 됐다"며 B씨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의료진 과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고 수술은 이상소견 없이 원활히 진행됐다"며 “의료진 과실로 환자에게 우측 편마비 증상이 발생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며 기각시켰다.


조산 후 신생아 사망···1억7000만원 소송 '敗'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5민사부는 올해 7월 "신생아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며 C병원 의료진에 대해 D씨가 제기한 1억7000만원 상당의 손해배상금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산모 D씨는 기계적 장폐색 증상이 확인돼 임신 32주차에 제왕절개수술로 아이를 출산했다. 출산 당시 체중이 1.76kg이었던 아이는 활동성과 울음이 약해 출생 직후부터 신생아중환자실에서 산소 투여 등의 치료를 받았다.


의료진은 아이의 첫 흉부 영상검사에서 호흡곤란증후군 소견을 발견해 삽관을 통한 인공호흡기 치료를 시행했다. 또 계면활성제, 고용량 항생제 등을 투여했지만 폐출혈이 호전되지 않아 출생 10일만에 사망했다.


유족 측은 의료진 과실을 주장했다. 조산아 폐 성숙을 증진시키는 스테로이드 치료를 전혀 시행하지 않았고, 제왕절개수술을 시행해 조산하게 했으며 조산아 출생시 위험성에 대해 설명의무를 다하지 않았다는 이유였다.

이들은 해당 의료진이 1억70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임신 중인 산모에게 MRI 조영제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제왕절개 수술로 장이 괴사할 위험을 막은 것으로 보인다. 산모가 조산토록 한 것은 의료상 과실이라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태아에게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이 내용이 적시된 수술동의서에 D씨와 남편이 서명한 점에서 의료진이 설명의무를 위반했다고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사망과 과실, 인과관계 입증 어려워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8민사부는 최근 유가족이 병원을 상대로 제기한 1억3200만원의 손해배상금소송에서 병원의 손을 들어줬다.


20대 초반 건강검진을 통해 류마티스성 판막질환으로 진단받은 E씨는 2015년 5월 자다가 가슴이 답답하고 두근거리는 증상을 느껴 6월 승모판막치환술을 받았다.


수술 이후 각종 내과적 치료에도 혈압이 떨어지고 심장 기능에 이상이 나타나 의료진은 유두근 파열을 의심해 심장이식술을 시행했다.


E씨는 심장을 이식받은 후 장출혈과 장천공 등의 증상을 보여 응급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중 저혈량성 쇼크가 발생하고 수술 후에도 출혈이 계속되면서 결국 사망했다.


유가족은 “의료진이 잘못된 처치로 유두근이 파열돼 심장기능 이상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유두근 파열 이후에는 적극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1억3200여만원을 요구했다.


재판부는 후유장애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의료행위 과실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법원은 “의료진은 대동맥 내 풍선 펌프, 체외막 산소공급 장치, 지속적 신대체 요법 등 내과적 치료를 시행했다”며 “E씨의 상태 파악을 위한 조치를 지연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신태섭 의료소송 전문 변호사는 “과거에 비해 환자들의 권리보호 의식이 강화됐으며 의사 측에 요구하는 합의금 액수도 점점 증액되는 등 애로사항이 있다. 하지만 의료과실 입증이 어려워 의사들의 승소가 많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박다영기자 allzer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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