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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면 급여화가 의료발전 저해할수도 있어”
서인석 의협 보험이사 "비급여는 양날의 검으로 필요" 주장
[ 2017년 09월 14일 12시 03분 ]


문재인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문재인 케어)의 핵심을 꼽자면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라고 할 수 있다. 의료비 증가의 중심에 비급여가 있으며, 국민의 의료비 부담을 낮추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하지만 의료 공급자의 입장에서는 낮은 의료수가 속에서 수익의 일정 부분을 비급여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것도 현실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의료계에서는 전면 급여화에 대해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여왔다.


게다가 최근에는 비급여의 단점이 집중적으로 부각되는 사회적 분위기도 있다는 관측이다. 그렇다면 비급여가 의료계에 기여한 긍정적인 측면은 무엇이고, 문재인 케어는 어떻게 추진돼야 할까.


서인석 대한의사협회 보험이사는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부의 건강보험 강화 정책에 대한 기대와 우려,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비급여를 '양날의 검'으로 표현했다.


비급여로 인해 의료비 상승, 대형병원 쏠림현상 등의 문제점도 발생했지만, 동시에 한국 의료기술 발전에 기여하고 환자에게는 선택의 폭을 넓혀줬다는 장점도 분명하다는 것이다.


서인석 이사는 "1990년도부터 우리나라 의료기술이 크게 발달했고, 초고가 장비들이 많이 들어왔다"며 "과거에는 우리가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으로 가서 의료기술을 배웠는데, 요즘은 반대로 해외 의사들이 우리나라에 와서 배운다"고 말했다.


서인석 이사는 "이들은 국내에서 심혈관·암수술이나 간이식 등을 배우고 나간다. 특히 우리나라 의료자원이 UAE(아랍에미리트)에 수출되기도 한다"며 비급여 도입 20여년간 국내 의료기술이 크게 향상했음을 강조했다.


이는 비급여가 '얼리어답터(early adopter)'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비급여가 처음 도입될 경우 가격이 비싸고 접근도가 떨어지는 단점도 있지만, 투자한 만큼 의료기술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서인석 이사는 선진 의료기술이 환자의 편익으로도 이어진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가령 환자가 개복수술이 아닌 로봇수술을 할 때 합병증의 가능성이 작고 입원기간도 단축되는데, 이때 발생할 비용과 편익을 비교하면 편익이 더 크다"며 "이러한 비급여가 급여권으로 들어오면 여러가지 선택적 제약이 있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비급여의 가격이 높은 것에 대해서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경제 측면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서인석 이사는 "지금도 중소병원에 가면 MRI를 싸게는 25만원이면 찍을 수 있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240만원정도의 비용이 든다"며 "가격이 10배 차이가 나는데도, 국민들이 중소병원이 아닌 대형병원으로 가는 이유는 의료시설이 좋고 의료기기가 최신이고 의료자원이 좋아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비급여도 같은 비급여가 아니다"라며 "시장에서 형성된 비급여도 적정한 가격을 형성한 것"이라고 했다.


이러한 비급여를 전면 급여화할 경우 수가의 하향평준화로 인해 고난이도의 의료기술을 개발해야 할 의료기관이 저평가 받을 수 있으며 이는 중장기적으로 의료발전에 저해를 주고, 국민의 의료선택권 제한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서인석 이사는 급여화의 속도조절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서인석 이사는 "국민 의료비 부담을 완화하고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적절히 제공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하는 것에 대해서는 의료계도 공감하고 동의한다"면서 "급여 확대는 국민 의료비 부담이 높은 필수적 중증질환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 부분을 재난적 의료비 지원, 본인부담상한제 시행 등으로 보완하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면서 "OECD 국가들의 1인당 GDP 대비 의료비는 9∼10% 수준인 데 비해 우리나라는 7% 수준인데, 의료재정이 적은 우리나라의 경우 보장성 강화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급여 전면 급여화가 추진된다면, 급여화 손실을 합리적으로 적정하게 보상하는 수가를 마련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대체로 문재인케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발제에 나선 정현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비급여가 급여화되는 것은 의료비가 팽창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사실 거시적 관점에서 보면 오히려 의료비 전체의 무분별한 팽창을 조절하는 기반을 제공해 의료비는 장기적으로 올라가지 않는다"며 "문재인케어를 적극 지지한다"고 밝혔다.


이성림 성균관대학교 소비자가족학과 교수도 "의료서비스는 소비자의 선택이 아니라 의료진에 의해 결정되는 현재의 구조 하에서 저소득층의 경우 과부담 의료비를 경험한 가구가 40%로 조사됐다"며 "중산층의 경우에도 한 번에 약 40만원이 드는 MRI를 한 달에 두 번 찍으면 가처분 소득이 거의 남지 않는 상황에서 문재인케어는 가계에 도움되는 좋은 정책"이라고 지지했다.


정통령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정부는 기본적으로 모든 의료행위를 전부 급여화하겠다는 입장이라기보다 국민들이 원하는 의료서비스를 아무런 제한없이 다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그러자면 일정한 사전 분류작업이 필요한데, 예비급여를 통해 3~5년 동안 4천여개 항목을 평가하고 비급여로 남아야 하는 것은 왜 남는지 등을 구분하고 틀을 만들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민우기자 kircheis86@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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