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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장 역임 老의사 '강소병원 프로젝트'
명지춘혜병원 박창일 명예원장
[ 2017년 08월 31일 13시 21분 ]
십 수년을 경영자로 살았다. 그것도 대한민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병원 수장을 도맡았다. 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에게 혁신의 아이콘이란 별칭이 붙었고, 도전의 결과는 항상 성공이었다. 경영자로 장수한 비결이기도 했다. 연세의료원 재직 당시 국내 병원계에 국제의료기관평가인증(JCI) 열풍을 주도했다. 그의 활약상을 방증케 하는 세브란스 르네상스라는 단어가 생길 정도였다. 퇴임 후 새롭게 둥지를 튼 건양대병원에서는 국내 유수의 의료기관을 이끌었던 경험과 노하우를 고스란히 투영시키며 지방대병원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웠다. 고희(古稀)의 문턱에서 그는 또 한 차례의 도전적 삶을 택했다. 이번에는 대형병원이 아닌 중소병원이었다. 물론 편안한 노후의 삶을 추구하고자 함은 결코 아니었다. 재활의학의 패러다임 변화를 위한 소신 있는 도전이었다. 재활전문병원인 명지춘혜병원과의 인연은 그렇게 시작됐다.
 
명지춘혜병원은 229병상의 재활전문병원으로, 지난 2010년 개원했다. 박창일 원장은 지난해 9월 명예원장 직함을 달고 취임했다.
 
대학병원 수장의 중소병원 삶을 묻는 질문에 평온한 미소로 답을 대신했다. “장기판에 훈수 두는 기분이라는 짤막한 부연의 울림은 묵직했다.
 
직원들과의 동화와 시스템 점검에 지난 1년을 보낸 그가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 정부의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을 앞둔 시점이었다.
 
박창일 명예원장은 재활난민이라는 재활치료 문제의 해결책으로 종별 분리를 제시했다. 재활병원을 별도로 분리해 그에 맞는 제도를 입혀야 이 고질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진단이었다.
 
사실 재활병원 종별 분리는 대한재활병원협회 등을 중심으로 끊임없이 제기돼 왔던 주장이다. 종별 분리를 통해 재활난민을 해결하고 재활병원의 어려움을 해소할 수 있다는 논리다.
 
입원체감제로 3개월 마다 다른 병원을 찾아 다녀야 하는 현재의 보험체계 내에서는 제대로 된 재활치료가 이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정부도 공감했고, 법제화 작업이 진행됐다. 하지만 한의사 개설권 문제를 놓고 직역간 갈등이 발생했고, 현재 이 법안은 국회에서 기약없는 기다림 중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재활의학의 거목인 박창일 명예원장이 직접 재활병원 종별 분리에 힘을 실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상당한 의미를 던진다.

"3개월 이상된 입원환자 많으면 병원 삭감 등 경영 어려움 직면" 
 
박창일 명예원장은 한 병원에서 3개월만에 퇴원하면 환자는 기능을 회복해야 하는 시기를 놓쳐 장애가 고착되는 상황을 맞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병원들 입장에서도 3개월 이상된 입원환자가 많으면 삭감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게 돼 환자를 내보낼 수 밖에 없다재활난민 문제는 심각한 수준이라고 덧붙였다.
 
이러한 문제 해결을 위해 재활병원 종별 분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게 그의 견해다.
 
박창일 명예원장은 재활병원 종별 분리는 환자 특성에 맞게 입원기간 연장과 기능적 상태에 따른 맞춤식 치료가 가능해져 재활난민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이렇게 되면 민간 재활병원들이 많은 생겨 환자들에게는 치료의 선택 폭이 넓어지게 되고 현재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는 노인재활도 해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활병원 종별 분리가 답보 상태에 있기는 하지만 그나마 재활의료기관 시범사업을 추진하는 정부의 노력은 고무적이라고 평했다.
 
그는 이번 시범사업은 재활병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드는 동시에 재활병원 종별 분리와 재활난민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정책인 만큼 적극 동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명지춘혜병원은 박창일 명예원장 주도 하에 이번 정부의 재활의료기관 지정 운영 시범사업에 신청서를 제출키로 했다.
 
한편 최근 의료계 지축을 흔들고 있는 문재인 케어와 관련해서는 우려를 나타냈다. 충격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정책 추진에 대한 아쉬움도 내비쳤다.
 
그는 비급여의 전면 급여화는 의료계에 핵폭탄과 같은 정책이라며 진료실에 엄청난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특히 비급여 의존도가 높은 의료기관들의 줄도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의료계를 사지로 내모는 정책은 성공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비교적 연착륙에 성공한 4대 중증질환 보장성 강화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박 명예원장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급진적 정책보다는 중증질환 중심으로 시작한 후 점차 확대해 나갈 필요가 있다포퓰리즘 정책은 곤란하다고 일침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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