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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음운전, 미흡한 규정과 교육 부재가 원인"
최지호 교수(순천향대부천병원 수면의학센터장)
[ 2017년 08월 08일 20시 57분 ]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의 답은 ‘눈꺼풀’이다. 예전에는 그냥 웃고 넘긴 난센스 퀴즈였지만 요즘에는 의미심장한 말이 됐다. 

잠을 충분히 자고 잠에 문제(수면장애)가 없는 상황에서는 눈꺼풀 존재조차 느껴지지 않지만 잠이 부족하거나 잠에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는 그 반대다. 특히 집중해서 일해야 하는 경우에는 졸음이 쏟아지는 순간순간이 고통이고 지옥이다. 오죽하면 고문 방법으로 ‘잠 안 재우기’가 있을까?


‘졸음운전 사고는 왜 자꾸 반복될까?’


최근 경부고속도로 졸음운전 추돌사고로 인해 졸음운전 예방에 대한 전국민의 관심이 높아졌다. 수면의학을 연구하고 수면장애 환자를 진료하는 전문의로서 졸음운전 사고 소식을 들을 때마다 너무나 안타깝다.


운전자의 정신력이 약해서일까? 졸음쉼터가 부족해서일까? 차 안 온도, 산소 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부적절해서일까? 차선이탈 방지시스템, 전방충돌 회피시스템 등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첨단 장비가 없어서일까? 언급한 내용들은 어느 정도 관련성이 있는 요인들이지만 근본적인 요인들은 아니다.

졸음은 정신력으로 극복할 수 없으며 졸음은 졸음쉼터에 맞춰서 찾아오지 않는다. 차 안 온도, 산소 또는 이산화탄소 농도가 부적절한 경우는 일시적인 경우로 비교적 간단하게 조절이 가능하고 졸음운전 예방을 위한 첨단 장비들은 임기응변적이거나 응급적인 방법이다. 이것들은 졸음운전 예방을 위해 반드시 살펴봐야 하는 요인이지만 근본적인 사안은 아니다.


우리는 지금까지 적절한 휴식과 수면을 위해 교육을 받아 본 적이 거의 없다. 휴식은 그냥 알아서 취했고 잠도 그냥 누워있으면 오는 것이라 여겼다.


휴식시간에 과도한 긴장을 풀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자신의 적정수면시간(사람마다 조금씩 다름)은 어떻게 찾고 어느 정도인지? 생체리듬에 따라 언제 졸리고 언제 사고위험이 커지는지? 졸음을 유발하는 수면 부족과 수면 질환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알고 있는지? 각성과 수면(졸음)에 어떤 환경 요인들이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술, 담배, 커피, 운동 등은 언제 어떻게 해야 각성에 도움이 되고 수면에 방해가 안 되는지? 등에 대해 우리는 너무나 잘 모른다.


운전자의 적절한 휴식과 수면은 권리이자 의무


성인 기준으로 2시간을 깨어 있으려면 1시간을 자야 한다. 즉, 8시간을 자야 16시간을 문제없이 생활할 수 있다. 우리 몸에 맞게 규정을 정비해야 한다. 국제적인 규정(국제노동기구)에 맞춰 최대운전시간(하루 9시간, 주 48시간), 최대 연속 운전시간(휴식 없이 4시간 연속 운전금지) 등을 조정하고 적절한 휴식 및 수면시간 등을 보장해야 한다.

연장근로 제한의 예외를 허용하는 법(근로기준법 59조)의 개정과 함께 전반적인 2교대 및 준공영제 도입도 필요하다.

아울러 수면무호흡증, 불면증, 기면증 등 운전자의 수면장애에 대한 진단 및 치료가 빠르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해 운전자에 대한 휴식 및 수면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운전자도 또렷한 정신으로 업무를 수행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주어진 휴식 및 수면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스트레스, 전날 과음, 수면부족, 수면장애 등 여러 가지 요인들로 인해 정신적 또는 육체적 상태가 업무 수행에 부적합하다는 생각이 들면 운전자 스스로 요청해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


또, 업무 중에는 최적의 각성상태를 유지하기 위해 불필요한 행동을 삼가고 전방 주시 의무 준수 및 사고 예방에 최선을 다해 승객들과 다른 운전자, 행인들의 안전을 지켜야 한다.


아마도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것은?’ 졸음운전 사고와 같이 상당 부분 예방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반복되는 안타까운 사고를 접할 때 느끼는 사람들의 무거운 마음이 아닐까?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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