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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데이터와 공공의료 활성화”
권용진 교수(서울대병원 공공보건의료사업단장)
[ 2017년 07월 21일 17시 48분 ]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중앙부처가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특히, 보건복지부는 장관 후보자 지명이 늦어지면서 공약의 세부 실행방안 설계를 중심으로 코드 맞추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공공의료 또한 이번 정부에서 빼놓을 수 없는 주제이다 보니 보건복지부가 TF를 구성하는 등 다양한 논의가 진행 중이다.

정책 방향은 의료의 질 향상 및 필수의료서비스 제공, 민간 의료 기관의 참여 등이다. 전통적으로 국공립의료기관에 대한 지원과 역할강화방안을 중심으로 논의되던 것에 비하면 진일보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여전히 주요 정책수단이 국공립 의료기관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이 없기도 하다. 이런 현상은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반복되어 왔는데 이는 보건 복지부의 구조적인 한계에서 기인한다.

앞서 언급한 공공의료 논의 주제들은 의료시스템 전반에 걸친 문제들 임에도 불구하고 행정 주무를 담당하고 있는 공공 의료과는 지방의료원의 정책지원을 제외하고는 동원할 수 있는 수단이 미흡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 국정기획 자문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국립대병원의 주무부처 이관이라는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이 대안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학술적으로 논리적으로 준비돼야 할 것들이 매우 많다.

이런 현실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공공의료 논의가 시대적 변화에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공의료의 문제는 의료시스템 전체의 문제이다. 따라서 공공의료 또한 의료시스템이 직면한 환경변화에 민감하게 대응해야 한다.
 

현재 의료 환경 변화 중에 가장 고려해야하는 것은 빅데이터이다. 빅데이터는 인공지능의 기반이 될 뿐 아니라 융합서비스의 기초가 된다.

인공지능 기술에 의한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정밀의료라는 이름으로 의료현장에 적용되고 있지만 그 구조를 살펴보면 충분한 데이터가 확보되었을 때 상당한 수준의 의사결정을 대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모든 것이 대체되는 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다. 특히 환자들의 특성과 변화과정 전체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전까지는 전문가 수준의 예측을 따라잡기에는 아직 한계가 있는 것이 분명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빅데이터는 공공의료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큰 가능성을 갖고 있다.
첫째는 미충족 의료서비스의 해소이다. 취약지 의료기관은 영상의학과 의사를 구하기가 어렵다. 취약지 응급의료기관의 경우 야간에 방사선 사진을 판독해 줄 의사가 절실히 필요하다. 사람이 할 수 있다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자동 영상판독이 가능해진다면 취약지 의료서비스 선진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나아가 영상의학과 의사가 없는 일차의료기관에게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일이 가능해지기 위해서는 일단 영상데이터를 모으는 일이 가장 선행돼야 한다.

우선적으로는 취약지 의료서비스 질 향상을 위해 취약지의료 기관 영상의학기술지원센터를 설치하고 국공립의료기관의 영상데이터 수집을 법제화하고 연구를 시작해야 한다.

정확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적으로 해결해야할 문제가 많이 남아있고 판독이 잘못되었을 경우 법적 책임에 대한 문제도 해결해야할 과제이지만, 이런 문제는 사람이 하는 판독의 오류와 비교하여 연구가 필요한 것이므로 당장은 기술발전을 위한 노력이 선행 될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둘째는 취약계층의 맞춤형 지원이다.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은 ‘의료 따로, 복지 따로’다. 특히 병원은 복지의 사각지대다. 가장 큰 제약은 정보공유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국공립의료기관은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통합전산망에 접속할 수 없다. 직원들이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를 해결하는 방법은 국공립의료기관을 다시 공무원 체제로 전환하든가 아니면 규제를 개선하여 공공의료기관의 경우 취약계층 정보를 받아볼 수 있도록 전환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정보공유가 가능해지면 빅데이터 연구도 속도를 내게 될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예측에 대한 것인데, 취약계층의 계층 이동이나 또는 그들에게 발생하는 사회문제를 예측할 수 있다면 맞춤형으로 예방적 지원도 가능해질 수 있다. 이는 사회적 비용을 감소시킬 수 있는 매우 중요한 과제 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에서 공공의료 논의는 현재 격차 해소라는 목표에 집중돼있어, 그것을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찾기 위한 공론의 과정과 논의과정에서 다양성과 창의성이 매우 부족하다.

기술 혁신은 이미 거부할 수 없는 메가트렌드가 되었고 공공의료 발전에 더 큰 기여를 할 가능성이 높이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공공의료 정책 목표가 달성되려면 좀 더 폭넓고 장기적인 시각에서 접근이 필요하다고 본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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