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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원 투자 개발한 의료기기 판매 접은 의사
“싸고 질 좋은 제품 개발해도 이익 내기 힘든 국내시장 답답”
[ 2017년 07월 18일 05시 30분 ]
최근 의료기기 시장의 화두 중 하나는 국산 의료기기 사용의 활성화다.

정부와 기업을 막론하고 국산 제품 경쟁력 확보 및 의료기관 보급에 힘쓰고 있다. 그런데 가까스로 국산화에 성공한 의료기기가 급여 결정과정의 맹점으로 인해 사업이 좌절되는 일이 발생했다.
 
병원장 A씨는 최근 자체 개발한 조직검사바늘(Core biopsy needle)의 판매사업을 중단했다. 해당 제품은 A씨가 3억원을 넘게 투자해 장기간에 걸쳐 개발한 것으로 카트리지 형태의 총과 바늘이 분리돼 있는 의료기기다.
 
조직검사바늘에는 크게 몸체와 바늘이 합쳐진 일체형 및 총에 바늘 카트리지를 교체하는 방식인 분리형이 있다. TSK와 메덱스(Medax), 바드 등의 제품이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최근 급여전환 과정에서 각각의 가격이 상당히 다르게 책정됐다.
 
A원장은 “일체형 조직검사바늘은 자동 방식이 3만1000원, 반자동 방식이 2만6000원으로 책정된 반면 분리형은 1만7840원으로 산정됐다. 이로써는 200~300만원에 달하는 검사 총의 공급을 고려하기 어려운 상황”며 “현장에서의 경험을 살려 자동-반자동 호환이 가능한 총을 개발했음에도 불구하고 생산을 포기한 상태”라고 밝혔다.
 
분리형 제품의 경우 검사 총과 바늘 중 바늘에만 수가가 산정됐는데, 병원 입장에서 보면 총과 바늘을 별도로 구입하기보다 전체로서 수가가 인정되는 일체형 제품이 선호되기 마련이라는 것이 A원장의 설명이다. 분리형 제품을 팔려고 해도 총의 가격을 고려하지 않은 수가로는 적자가 날 수밖에 없다.
 
A원장은 “산정 가격을 일원화해 사용자의 선호에 따라 제품을 선택하도록 하면 상호 경쟁을 유도할 수도 있는 부분인데 고가는 고가대로, 저가는 저가대로 산정을 해 준다면 의료비도 증가할뿐더러 저렴하고 질 좋은 제품이 경쟁력을 갖기 힘들다”라고 말했다.
 
이어 “4대 중증질환 보장 강화 계획에 따라 생검용 바늘이 급여전환 항목에 해당한 것은 긍정적인 일이지만 이를테면 초음파수술기와 전기수술기의 산정 급여가 같고 내시경 조직검사 시 일회용과 재사용 바늘의 시술가격이 같은데 유방암 조직검사에만 바늘의 종류마다 가격이 차등화된 것은 의료기기 간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도 있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측은 "가격산정에 차등을 둔 이유는 작용기전에 근거한다"고 설명했다.
 
심평원 관계자는 “동일 목적에 의한 치료재료라도 생산금액 평균 및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작용기전별 분류를 적용해 가격 산정을 다르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해당 중분류 품목들의 경우 원가 차이가 크고 제품마다 기전이 다르다는 전문가들 의견이 있어 이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체형과 분리형 등의 효과가 다를 뿐만 아니라 분리형 조직검사바늘의 경우 총이 장비로 분류돼 별도 산정이 불가하다는 것이다.
 
치료재료를 산정하는 기존 원칙에 의거한 결정을 비난할 수는 없는 노릇이나 급여 결정에 의해 사업의 존폐가 좌우되는 소규모 의료기기업체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A원장은 “기기 개발 사업은 접고 그냥 부가가치가 높은 일체형을 수입해서 판매하는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며 “국내 생산 활성화를 통해 전체적인 조직검사 바늘에 대한 비용을 낮출 수도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밝혔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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