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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포함 '대기와 건강' 집중 조명
임채만 교수(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 2017년 05월 29일 11시 02분 ]
"의사들 인식 전환 필요, 해결책 없다고 좌시하면 안돼"

지난 5월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세계보건총회(WHA)에 참석한 보건복지부가 국제 사회의 협력을 촉구했다. 며칠 뒤인 27일 서울시민 3000여명이 광화문광장에 모여 전례없던 대토론회를 펼쳤다. 주제는 모두 ‘미세먼지’였다.

국회에서는 미세먼지 특별위원회 구성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등 각 분야마다 미세먼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기 위해 분주하다.
 
이는 막연한 걱정이 아닌 현실이다. 최근 3년간 한반도 미세먼지 지수는 세계보건기구(WHO) 권고기준의 4배에 달했다.

미세먼지로 오염된 대기로 인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은 결국 병원을 찾게 된다. ‘숨 쉬지 마세요’라고 처방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기 문제에 대한 의사들 인식이 새롭게 바뀔 때가 됐고 바껴야만 한다. 그래야 국민건강이 지켜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답(答) 찾기 어렵지만 이제라도 고민 시작해야”
 
국내 최대 병원이 서울아산병원이 선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호흡기내과가 오는 6월17일 개최하는 연수강좌의 주제를 아예 대기와 관련된 질병 등으로 꾸렸다.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연구의 장(場)이다. 

대기오염 질병의 역사부터 미세먼지와 심혈관계질환, 흡입성 폐질환의 영상의학 등이 논의된다. ‘미세먼지 건강 영향의 크기와 분포’ 및 국립환경과학원 박진원 원장의 ‘과학기술과 미세먼지 대응전략’ 같은 환경과학 측면의 사안도 다뤄진다.
 
의료계에서는 대기오염 문제를 의학적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점에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이번 행사를 실질적으로 주관하며 대기 관련 질병의 역사와 교훈을 강연할 예정인 서울아산병원 호흡기내과 임채만 교수[사진]는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은 노출을 피하는 것이 가장 큰 예방이자 해결책”이라며 “때문에 의사 개인의 힘으로는 미세먼지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고 명확한 치료법을 제시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폐는 우리 몸의 장기 중에서도 대기와 같은 외부환경에 직접 노출되는 특별한 곳이다. 자연히 미세먼지가 섞인 공기와 가장 많이 접촉할 수밖에 없다. 이를 피하는 것이 다른 어떤 치료법보다 가장 효과적이라는 것은 지극히 단순한 진리다.
 
하지만 당연한 문제라고 해서 팔짱 끼고 수수방관 할 수만 없다는 것이 의사들의 공통적인 목소리다. 기존 연구결과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새로운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채만 교수는 “이전에는 3.5㎛(마이크로미터) 이하 입자들은 폐에 머물다가 빠져나오기 때문에 질병과 큰 관계가 없다는 인식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가습기살균제와 미세먼지 현상 등을 거치면서 훨씬 더 작은 입자들도 폐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 밝혀지고 있어 의사로써 관심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큰 입자들로 인한 폐질환은 금방 나타나지만 작은 입자들이 유발하는 질환은 오랜 시간이 지나고서 규명된다. 농도가 높으면 급성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문제는 물리학적 차원의 논의가 필요해 의학계에서도 새로운 연구와 고민에 착수해야 하는 주제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미세먼지로 비흡연자 폐질환 증가 등 심각한 문제 초래"
 
가장 우려하는 측면은 역시 환자다. 특히 비흡연자에게서 발생하는 폐질환이 심각한 문제다. 
 
그는 “‘담배를 끊으라’는 조언이 더 이상 효과를 발휘할 수 없게 됐다.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증가하면서 생활에서 발생하는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입증하는 연구들도 나오고 있다. 우리가 평생 접촉해야 하는 공기의 안전성이 담보되지 못한다면 건강을 위해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도 폐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현실화될 것이다. 실제로 만난 환자들 가운데서는 공기오염으로 인해 진지하게 이주를 고민하는 사람들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이 때문에 최근 학계에서는 막연한 경고가 아닌 미세먼지의 구체적 심각성을 규명하기 위한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의 연수강좌 또한 이 같은 맥락의 고민에서 시작됐다.
 
임 교수는 “우리가 지금껏 알지 못했던 대기와 연계된 질병부담은 앞으로 계속 증가할 것이고 최근 미세먼지 현안은 그 예”라며 “의학적 관점에서 이 같은 이슈가 차후 어떻게 기능할 것인지 주목하고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공기매개의 감염성질환은 숨을 쉬며 살아가는 이상 피할 수 없다는 점에서 유독 사람들의 두려움이 크다. 임채만 교수는 “공포에 시달리는 환자를 지켜봐야 하는 의사 입장에서 개인이 주의를 기울여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이 안타깝다”며 “국가 차원에서 공중보건학적 측면의 대책을 마련하는 통합적 움직임이 활발해졌으면 한다”고 바람을 피력했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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