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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30병상·종병 100병상' 설립기준 변경 추진
건보공단, 종별 역할 재정립 고심···새정부 기조와도 일치
[ 2017년 05월 12일 05시 25분 ]

'병원 30병상, 종합병원 100병상 이상'으로 유지돼 온 의료기관 설립기준이 바뀔 조짐이다. 무려 23년 만의 변화로 향후 국내 병원계의 지축이 흔들릴 수도 있을 전망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의료법 제3조에 명시된 병원급 이상 설립기준 변경 근거를 확보하는 작업에 돌입했다. 이 기준이 너무 오래돼 현실에 맞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노인의료비 급상승 추세 등 고령화를 대응할 의료전달체계 개편과 의료기관 종별 기능 재정립 일환으로 병원급 이상 설립기준을 변경하겠다는 게 건보공단의 계획이다. 


아직 적임자를 찾지 못한 ‘병원급 이상 요양기관의 종별 설립기준 적정화 연구’를 토대로 새로운 기준을 정립하는 등 큰 틀에서의 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 연구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 것은 설립기준의 틀을 아예 바꾼다는 목표가 실려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건보공단이 발표한 자료나 연구 등에 따르면 100병상 미만 병원과 500병상 미만 종합병원은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 바 있다. 


실제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근거로 지난 2015년 발표됐던 ‘합리적인 건강보험제도 운영을 위한 의료이용제도 활용방안’ 연구 등에서는 이 문제가 그대로 드러났었다. 


100병상 미만의 병원이 늘어나 의료 접근성에는 기여했으나 병상 공급으로 인한 실질적 효과가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또 500병상 미만 종합병원은 부적절한 입원을 증가시키며 사망률도 낮추지 못했다는 결론이 나온 바 있다. 맹목적인 의료이용만 늘리고 있는 상태임이 지적됐다. 


이 같은 건보공단의 연구결과 등을 반영하면 병원은 100병상 이상이, 종합병원은 500병상 이상이 현 전달체계 속에서 합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여기에 문재인 대통령의 보건의료공약을 설계한 김용익 민주연구원장이 병원 설립기준을 300병상으로 제한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 측면 등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건보공단 관계자는 “의료기관 종별 설립기준을 새로 만들겠다는 취지로 연구를 진행하고자 한다. 급성기 병상을 적정 규모로의 감축시키고 질적 수준 고려해 적절한 종별 체계를 만들어야 하는 시기”라고 밝혔다.


이어 “병원 설립기준을 30병상에서 100병상으로, 종합병원 설립기준을 100병상에서 300~500병상으로 조정하는 등 다양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아직 세부안이 도출되지 않았고 관련 연구책임자도 확정되지 않은 초기단계이기 때문에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기는 어려운 상태"라고 덧붙였다. 


한편, 병원급 이상 설립기준은 지난 1973년 의료법 개정으로 처음 규정됐다. 당시에는 병원 20병상, 종합병원 80병상 기준이 세워졌다. 


그로부터 20년이 지난 1994년 현행과 같은 병원 30병상, 종합병원 100병상 기준이 세웠졌고 아직까지 설립기준 변경은 없다.

박근빈기자 ray@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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