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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재적 의료와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윤영채 기자
[ 2017년 04월 19일 05시 03분 ]

[수첩]뚜렷한 해결책 없는 논의는 공회전을 거듭한다. 의료계에도 매년 마땅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하고 평행선을 달리는 사안이 있다. 바로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 지원’ 문제다.
 

전공의들의 열악한 수련환경 개선을 위해 지난해 12월23일부터 일명 ‘전공의 특별법’이 시행됐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최근 발표한 수련환경 설문조사 결과, 상당수 병원에서 주 80시간 근무제가 운영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주 100시간을 초과하는 근무시간을 기록한 병원들이 수두룩했다. 하지만 당직비는 턱없이 부족해 최저 시급에도 못 미치는 곳이 비일비재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공의 특별법’ 내 ‘수련시간 제한’ 조항이 올해 12월 23일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여전히 다수의 병원에서 이를 안정적으로 시행할 여건이 제대로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열악한 수련환경 개선에 목마른 전공의들과 마찬가지로 병원들 역시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서울 소재 A 대학병원 관계자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중요하지만 이로 인한 의료공백 메우기, 대체인력 확보 문제가 쉽지만은 않아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털어놨다.
 

병원들은 불가피하게 ‘경영적 관점’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문제에 접근할 수 밖에 없는데  전공의 월급은 물론 대체인력 확보에 요구되는 부담까지 상당수져야 해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실제 ‘전공의 특별법’ 제3조 2항에서 ‘국가는 전공의 육성 및 수련환경 평가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법령에 ‘해야 한다’가 아닌 ‘할 수 있다’고 돼 있어 의료계는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고 지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고 지원을 위해서는 ‘국민적 동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데 이 부분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지난 3월 열린 ‘전공의 육성 및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손영래 보건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도 “현재로써 전공의 수련비용에 대한 국고 지원에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환자와 국민에게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으로 어떠한 부가가치가 도출되는지 실질적 근거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보건의료분야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하는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지만 ‘가능성’ 자체를 부정하는 태도는 매년 되풀이 되는 갑론을박을 해결하지 못할 것이며 오히려 심화시킬 수 있다.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의 궁극적 목표는 양질의 의료인 양성과 환자안전 강화다. 다시 말해 의료는 ‘공공재’적 성격도 갖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문제를 시장 논리에만 맡겨두면 나아가 환자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대전협 기동훈 회장도 “국가의 지원 없이는 국민 건강에도 많은 위협을 끼칠 수 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전면적 적용이 아닌, 소규모 연구용역과 일부 공공병원 등을 대상으로 한 시범사업 운영 등을 통해 ‘전공의 수련비용의 국고 지원’이 실제 무리가 있는 사안인지 실질적 효과를 측정해봐야 한다.
 

그런 후 ‘전공의 수련비용 국고 지원’이 제도권으로 진입하는 데 어떤 점이 문제가 되고, 추후 개선이 필요한지 방향성을 설정할 수 있을 것이다.
 

가능성을 열어 두지 않는 논의는 무의미한 과정만 거치게 한다. 양질의 의료인 양성과 환자안전 강화를 위한 정부의 대처를 기대한다.

윤영채기자 ycyun95@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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