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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보건법 다급한 복지부 카드 ‘수가 신설'
5~6만원 판정수가 제시···학회·협회 “돈으로 설득하는 것 오산” 불쾌감
[ 2017년 03월 20일 06시 00분 ]


비자발적 강제입원 기준 강화를 골자로 하는 정신보건법 개정안을 둘러싼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좀처럼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법 시행까지 두 달 남짓 밖에 남지 않은 만큼 정부는 잇단 당근책을 제시하며 의료계 동참을 유도하고 있지만 정신건강의학과 의사들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이다.


전문기자협의회 취재결과 보건복지부는 최근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환자단체 등이 참석한 정신보건법 관련 간담회에서 ‘판정수가’ 카드를 꺼냈다.


강제입원 여부를 판단하는 의사들에게 일반 진찰료를 훨씬 상회하는 수가를 보장해 준다는 것으로, 액수는 환자 1인 당 5~6만원 수준을 예고했다.


앞서 제시했던 유인책들의 약발이 받지 않으면서 급기야 의료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수가’라는 당근책을 제시한 것이다.


실제 복지부는 최근 정신보건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 입법예고를 통해 ‘강제입원 시 각각 다른 의료기관 전문의 2명의 소견이 필요하다’는 조항에 예외를 뒀다.


의료계의 반발을 의식한 조치로, 고심을 거듭한 끝에 ‘예외’라는 묘안을 내놨다.


복지부는 해당 지역의 국공립병원 또는 지정의료기관과 그 소속 전문의가 부족해 부득이하게 2주 내 진단을 받지 못한 경우 1회에 한해 기간을 재연장 할 수 있도록 했다.


판정의사 파견이 가능한 지정의료기관 기준도 당초 국공립병원에서 민간의료기관 참여가 가능하도록 상당 부분 완화시켰다.


법적 책임 부분도 명확히 했다. 복수의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구한 결과 의사가 의학적 판단에 근거해 진단을 내린 경우 그에 따른 법적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회신을 받았다.


추가 안정장치로 전문의 2인의 일치된 소견이 있는 경우라도 최종 결정은 관할 국공립병원장이 내리도록 시스템을 마련했다. 해당 국공립병원장이 최종 책임자가 되는 셈이다.


복지부 정신건강정책과 관계자는 “의사들의 동참 없이는 법 시행의 실효성 확보가 어려운 만큼 의료계의 반감을 덜어 줄 다양한 방안을 모색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 많은 인권침해 사례가 있었고, 헌법재판소 판결까지 나온 만큼 이제는 정부와 의료계가 합심해서 이를 바로잡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의료계는 반감을 거두지 않고 있다. ‘정신보건법 재개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신경정신과학회 관계자는 “정신보건법 모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이 바뀐 것은 없다”며 “시행령과 시행규칙 개선만으로 법적 문제를 해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복지부가 수가 신설로 정신과를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다면 오판”이라며 “수가 문제는 모법 개정이 이뤄진 후 차후 논의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학회는 강제입원과 관련해 민간 의료기관에게 압력 행사 금지, 제도 참여 대상자 국공립 의사로 제한, 민간의사 참여 시 법적 책임문제 개선 등을 요구했다.


대한정신의료기관협회 역시 학회와 입장을 같이 했다. 모법 개정 없이는 참여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다.


협회 관계자는 “입원적합성 판정을 위해 민간병원 의사들이 파견되면 주 40시간 조건으로 등급이 정해지는 정신의료기관 피해도 예상되는 만큼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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