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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치는 다반사에 '365일 1년 처방'도 횡행
"일부 대학병원 장기처방, 의료전달체계 걸림돌-일수 제한 필요" 제기
[ 2017년 03월 10일 05시 22분 ]

[사례] 서울 소재 한 동네의원에 진료를 받기 위해 찾아온 환자가 갑자기 이 병원 원장에게 처방전을 내민다. 대학병원에서 받아온 처방전에는 놀랍게도 1년 치에 가까운 약이 처방돼 있었다.


처방전에는 전립성 비대증 치료제로 알려진 트루패스구강붕해정이 명시돼 있는데 이 약의 1회 투여량은 1Tab, 1일 투여횟수는 1회. 그러나 처방전에는 총 투약일수가 360일로 총량이 360tab에 달한다.


대학병원에서 이뤄지는 장기처방 관행으로 일선 개원가에서 의료전달체계 확립은 요원하다는 볼멘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일부 대학병원이 환자 이탈을 막는 방법으로 180일, 90일, 60일 분량의 장기처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에서 비뇨기과를 운영 중인 A원장은 “이야기를 들어보면 어떠한 설명도 듣지 못하고 1년 뒤에 오라는 얘기만 듣고 찾아오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상당 수 대학병원에서 이 같은 관행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A원장은 “대학병원 교수들이 제약회사 약을 파는 영업사원도 아니고 그저 씁쓸할 따름”이라며 "하루빨리 없어져야 하는 관행”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기도 소재 내과 개원의 B원장은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을 잡고 있겠다는 뜻이기도 하다”면서 “대학병원에서 이렇게 처방을 하다보니 일차의료기관이 위축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회적, 경제적 비용은 물론 의료비용이 누수되고 있다는 지적도 같은 맥락이다.


그는 “그럼에도 해결책은 딴 곳에서 찾고 있다. 처방일수 제한 정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다.

물론 갑상, 고혈압 등의 질환으로 매일 약을 복용해야 하는 만성질환자들의 경우는 예외일 수 있다.

문제는 현재 일부 대학병원의 장기처방이 고개가 갸우뚱거려질 정도로 지나치게 많은 수준이라는 대목이다.

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상급종합병원의 고혈압 환자 평균 처방일수는 97일로 의원(35일)보다 3배 가까이 많았다.

또 상급종합병원에서 180일 이상 처방한 고혈압 환자 수도 의원급(1만명)보다 3배 가량 많은 3만명을 웃돌았다.

서울 소재 내과 개원의는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 때문에 일차의료기관의 경영이 갈수록 힘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수면제 등 마약류와는 달리 전립선 비대증 치료에 처방되는 이 같은 약은 의사의 재량권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때문에 정부가 상급종합병원에서 장기처방 시 의사가 사유서를 의무적으로 제출토록 하는 제도 마련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개원가 의사회 한 관계자는 “비교적 단순하고 가벼운 질환은 동네의원에서 진료받을 수 있는 전달체계를 만들어야 한다”면서 “그런 체계가 없다 보니 큰 병원으로 몰려간다. 그러나 정작 큰 병원들은 그런 환자들에게 관심이 없다”고 뼈 있는 말을 던졌다.


이어 "30병상 미만의 동네의원은 주로 경증 외래환자를, 30병상 이상 병원과 100병상 이상 종합병원은 입원환자를,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 등 난이도 높은 환자들을 담당하는 본래 의료전달체계가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바로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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