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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수사와 제약계 사외이사
김진수 기자
[ 2017년 02월 11일 07시 47분 ]

[수첩] 또 ‘검찰 수사’, ‘압수수색’이다. 제약업계는 연초부터 잇단 악재에 발목을 잡혔다. LG생명과학(現 LG화학 생명과학본부)과 휴온스의 불법행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이었다.
 

제약계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진 하락세의 반전을 노렸지만 검찰 압수수색은 업계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꼴이 됐다.

검찰의 수사결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업계에는 휴온스가 약가결정 과정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로비를 한 정황이 포착된 것으로 알려진 상태다.
 

실제 압수수색 당시 휴온스 측은 “리베이트는 아니고 검찰로부터 약가 관련 조사라고 들었다”고 밝힌 바 있다.
 

쟁점이 약가와 관련됐다고 가정한다면, 휴온스 사외이사 출신 중 심평원 출신 인물이 있다는 것이 의혹을 남기게 한다.
 

심평원에 상주하는 약학 상근위원이면서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 소속이 되면, 약가 급여결정 과정에 직접적인 권한이 부여되기 때문이다.  
 

휴온스는 “유능한 인재를 영입해서 다방면으로 실력을 발휘하기 위함”이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관료 출신 사외이사 덕(德)을 보려 한 것은 아닌지 의혹을 살 수 있는 대목이다.
 

국내에서는 지난 1998년부터 분야별 전문가를 이사회에 참여시켜 최고경영자를 감시하고 경영에 대해 조언하는 역할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도입했고, 상장 제약사들 역시 상황에 맞춰 인재들을 영입했다.
 

그러나 일부 제약사에서 자사 이익을 위해 사외이사 제도를 악용하는 경우가 있었고, 예전부터 제약사 사외이사는 불법 리베이트 근원으로 몇 차례 지적된 바 있다.
 

이에 김정록 前 국회의원은 2014년 의료인의 제약사 사외이사 선임 신고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주로 의료와 제약 업무를 관리하는 관계 당국 출신들이 제약사 사외이사로 선임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약가 결정 과정 등에 입김을 넣을 수 있는 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사외이사를 긍정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이 더 많은 상황에서 제약사만 예외적으로 사외이사 제도를 제한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있다.
 

그렇다면 최근 제약사들이 앞다퉈 강화하고 인증받는 CP(공정거래 자율준수프로그램) 기준에 사외이사 규정을 신설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현재 CP 도입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최고경영자의 자율준수에 대한 의지와 방침 천명 ▲CP 운영을 담당하는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자율준수편람의 제작·배포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자율준수교육 실시 ▲내부감독체계 구축 ▲공정거래 관련 법규 위반 임직원에 대한 제재 ▲문서관리체계 구축 등이 전제돼야 하다.
 

평가 항목에 사외이사 기준이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CP제도 도입 목적을 고려한다면 공정거래에 저해될 수 있는 사외이사 규정을 신설하는 게 큰 무리가 따르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또한 최근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 대형제약사뿐만 아니라 대원제약, 영진약품, 삼천당제약 등 중견제약사도 CP 강화에 나서는 상황에서 관련 규정을 신설한다면 사외이사의 불법행위를 줄이는데 도움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제약사 사외이사가 직무집행에 대해 감시와 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내부통제 직무 등의 제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면 장기적으로 제도의 올바른 취지 달성을 위한 보완책 등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진수기자 kim89@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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