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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삼성·세브란스 등 파격조건 '호스피탈리스트'
임상교수 채용·교수실 제공 등 러브콜 쇄도, “진로 불안” vs “참여해야 개선”
[ 2017년 02월 06일 05시 55분 ]

“서울아산병원 내과 성과급·학회 지원, 삼성서울병원 내과 2년 채용보장, 세브란스병원 내과 임상교수 동급수준 급여, 서울성모병원 외과 재계약 가능”
 

호스피탈리스트 시범사업을 앞두고 정원을 채우지 못한 각 병원들의 처우 보장 상황이다.

지난 4일 대한전공의협의회가 주관하고 대한내과학회와 대한외과학회가 주최한 입원전담전문의제도 설명회에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채용정보 안내지가 뿌려졌다.

<좌: 입원전담전문의 채용안내 우: 설명회 전경>


“전공의가 대부분 담당하고 있는 입원 환자를 체계적으로 관리해 의료 질을 높여보고자 하는 사업이다. 시범기관으로 지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지원자를 구하고 있는 병원이 많다. 불안하다는 의견이 많지만 정부가 이를 본 사업으로 반드시 진행할 것이라고 약속드린다.”
 

보건복지부 이스란 의료자원정책과장 축사로 시작된 이날 설명회는 입원전담전문의제 도입 목적 및 효과 등에 대한 내과·외과학회의 홍보와 함께 실제 호스피탈리스트의 경험 사례를 소개하는 자리로 꾸려졌다.
 

대한내과학회 강현재 총무이사[사진 左]는 “내과의 경우 수련과정 축소가 올해부터 시작돼 적어도 4~5년 내 호스피탈리스트와 같은 전문인력을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수련기간 단축 등에 따라 차후 최대 6000명에 달하는 호스피탈리스트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전망했다.
 

내과학회에 따르면 전체 병상의 30%가 내과이며 호스피탈리스트 5인이 24시간 관리하는 병상 수를 45병상으로 가정하고 계산했을 때 300병상 이상 의료기관 전체에서 2213명, 100병상 이상에서는 4096명 내지 5978명의 호스피탈리스트가 요구될 전망이다.
 

강현재 이사는 “호스피탈리스트가 활성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전공의와 호스피탈리스트 및 전문의가 함께 입원환자 진료를 담당하곤 하는데 적극적 홍보를 통해 환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었고 연구비 등 사회적 지원도 보장받고 있다”며 “우리에게도 호스피탈리스트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된 만큼 새로운 직군으로서 위상을 확립하고 장기적으로 독립 분과가 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존 의료진과의 관계설정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며 “문제를 공유하는 자리를 만들어 진료시스템 확립에 힘을 기울이고 복지부 등과 적정한 평가를 통해 급여 및 성과 분배에 대한 사항을 정리하는 등 지원에 힘쓰겠다. 이를 위해 시스템을 경험하고 평가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며 참여를 독려했다.
 

대한외과학회 이강영 간사[사진 右]는 “외과에서 호스피탈리스트 역할 정립이 어렵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이는 외과의사를 수술자로만 보고 있으며 입원환자 관리는 부차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호스피탈리스트는 수술에 따른 이해와 합병증 관리 능력, 수술 후 생리 변화 및 만성질환에 대한 지식이 있어야 하는 전문의”라고 지적했다.


 

이어 “학회에서도 호스피탈리스트를 통해 외과 전문의의 영역을 재설정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고 있다”며 “외과가 ‘수술만 하는 과’라는 개념에서 나아가 외과적 처치를 포함한 환자 진단·치료·관리의 중심이 될 수 있게끔 호스피탈리스트 수련 과정을 별도로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여 및 신분 문제에 관련해서는 “대부분의 병원이 교수직과 비슷한 수준으로 급여 책정을 계획하고 있다”며 “신분 또한 다른 의료진과 독립적인 관계가 유지되는 것이므로 전공의로 회귀하는 개념이 아니다. 수련제도도 개편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간사는 “외과는 스페셜리스트와 제너럴리스트가 공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전공의 모두를 스페셜리스트로 만들었던 수련과정에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통해 학회가 요구하는 역량 및 수련을 받는 측의 필요를 충족시키는 제너럴리스트 양성 과정이 더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공의·공보의 “레지던트 5년차” 우려감 여전
 

그러나 호스피탈리스트의 불투명한 앞길에 대한 의구심은 여전히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설명회에 참여한 한 공보의는 “호스피탈리스트 제도를 처음 접했을 때 레지던트 5년차라는 느낌이 들었다”며 “실제 사례를 들어봐도 걱정이 많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충북대병원 내과 호스피탈리스트로 근무한 정유숙 전문의가 실제 경험사례를 소개한 것을 예로 들며 “호스피탈리스트가 자문교수와 환자 진료 방향을 논의하는 방식으로 업무가 이뤄지며 이때 자문교수의 의견에 대부분 따르게 된다는 것을 단점으로 들었는데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해결책이 있는지 궁금하다”고 질문했다.
 

실제 정 전문의는 “스스로 결정을 하기보다는 자문교수의 환자를 본다는 인식이 남아 있어 진료방향이 달라지면 자문교수의 결정에 따르게 되고 지위가 애매해 힘들었던 점이 있다”고 업무 소감을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내과 전공의도 “사실 전공의들이 관심이 많은데 직업의 연속성에 대한 고민 때문에 지원이 꺼려진다”며 “만약 호스피탈리스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업무를 계속할 수 있게 된다고 해도 임상강사에서 머물게 되면 그 과정에서 갈등이 생길 것 같다”며 우려를 표했다.
 

한 외과 전공의는 “개인적으로 호스피탈리스트가 모든 과에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공의가 부족한 외과는 더더욱 마찬가지”라면서도 “그러나 외과의사의 꿈을 안고 온 많은 전공의들이 호스피탈리스트에 매력을 느끼려면 직업성취도 및 적절한 보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학회 차원의 대책이 있느냐”고 물었다.
 

대한공중보건의협의회 김철수 정책이사도 “호스피탈리스트 사업은 본래 한 명당 억대 이상의 예산이 들어가 병원협회 측에서 저항이 셌는데 전공의특별법에 따른 업무공백을 메울 수 있기 때문에 새로이 주목받고 있다”며 “적절한 보수 지급을 위한 복지부 측과의 재원 협의가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대한의사협회 이우용 의무이사는 “지적된 대로 호스피탈리스트 사업 유지를 위해서는 병원 채용과 이에 따른 적절한 임금이 중요하다. 수가 책정이 마음먹은 대로 되지 않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업의 정당성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도 적극적인 참여가 중요하다”며 “시범사업을 통해 환자 만족도가 상승하고 의료의 질이 올라가 결과적으로 전체 국민이 부담하는 의료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된다는 과정이 납득을 얻게 되면 안정적 수행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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