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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일본 타산지석 삼아 산부인과 해결책 모색 필요"
배덕수 이사장 "예측 불가 신생아 사망, 정부 전액 보상해야”
[ 2017년 02월 01일 06시 00분 ]

많은 의료소송 위험성은 분만이라는 행위의 높은 노동 강도와 의사가 분만을 기피하는 현상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젊은 의사들이 갈수록 외면하는 이유다.

대한산부인과학회 배덕수 이사장(삼성서울병원)은 최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발간한 의료정책포럼을 통해 현행 ‘무과실 의료사고 보상 재원 문제’에 대해 이 같은 악순환의 심각성을 환기시켰다.  
 

일본과 대만이 비슷한 진통을 겪었지만 각기 다른 해결책으로 활로를 열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만 정부는 지난 2015년, 분만 과정에서 예측하지 못한 신생아 사망에 대해 약 1100만원을 정부가 100% 지불하는 법안을 승인했고 본격 시행에 돌입했다.

해당 법안은 분만 관련 예측할 수 없는 사고로 신생아 또는 산모에게 장애가 남은 경우 약 5300만원, 모성 사망에 대해서는 약 7100만원을 정부 예산으로 지급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러한 예산안 제출은 대만 보건복지부에서 3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을 시행한 결과에 기초한 것이다.


대만에서는 이 같은 '산부인과 무과실 보상제도' 파일럿 프로그램 시행 이후 분만 관련 의료소송이 70% 줄었다.


대만의 산과 무과실 보상 제도가 산부인과 전공의 지원율 향상에 도움이 돼 2012년 74%에 불과했던 지원율이 2015년 94%로 높아졌다.


일본 정부는 산과 무과실 보상 제도에 연간 3000억원을 투여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떠한가.

배 이사장은 “일본 정부의 지원은 차치하고서라도 우리 정부는 소탐대실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며 “비슷한 분만 인프라 붕괴와 분만 기피를 경험한 일본과 대만 정부의 책임 있는 행동을 표본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 이사장은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서 정부가 안전한 분만 환경을 제공하기 위해 우선해야 할 일은 우수한 산부인과 의사 인력의 확보”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분만 관련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 시행에 따른 예산은 제도 설계 당시(2012년) 41.4억원이었고 이 중 30%인 12.4억원을 의료기관이 부담하는 것으로 설계됐다.
 

물론,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지금까지 산과 무과실 보상제도의 부담금 문제는 금전적 문제가 아님을 강조해 왔다.


산부인과학회는 대한의사협회와 환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과 안정적인 분만 환경 조성을 목표로 분만 관련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와 관련, 의료분쟁조정법 중 산과 무과실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주장해 왔다.


배 이사장은 “하지만 시행령에서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의 재원 마련에 ‘분만을 담당하는 산부인과 의사’가 50%를 분담하며 대상질환으로 신생아 사망까지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분만 과정에서 불가항력으로 의료사고가 발생하더라도 의사가 보상 책임을 져야하지만 분만 중 예측 못한 신생아 사망 사고의 경우, 대만처럼 전적으로 정부가 보상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일찌감치 산부인과학회 및 대한산부인과의사회에서는 분만 관련 무과실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의 전액 보상을 강조해 왔다. 관련 제도 개선을 요구하며 헌법소원도 진행 중이다.


배 이사장은 "단지 분만을 담당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실이 없는 불가항력적인 의료사고에 대한 보상금을 분담하는 현행 제도는 분만이라는 의료행위 자체에 원죄를 씌우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배 이사장은 "이 같은 제도는 모자보건을 담당할 산부인과 우수 인력 확보의 걸림돌이 될뿐만 아니라 분만 기피 현상을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배 이사장은 "분만 기피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분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항력적, 예측 불가능한 의료사고에 대해 100%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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