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06월25일mon
로그인 | 회원가입
OFF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고령사회 진입 앞둔 한국의 고령의사
[ 2016년 12월 16일 18시 47분 ]

몸살이 심해 동네의원을 방문했을 때의 일이다.
 

상가 건물 계단을 한참 올라가 문을 열자 접수대에는 간호사가 아닌 새햐얀 머리의 노인이 앉아 있었다. 잠깐 멈칫했지만 다른 곳을 찾아갈 기운이 없어 그냥 접수했다. 그는 잠시 기다리라며 안쪽 문을 열고 들어가 버렸고, 기자는 아무도 없는 로비에서 혼자 TV 리모컨을 만지작거렸다.
 

조금 지나 어딘가에서 들어오라는 목소리가 들렸다. 영문을 모르고 두리번거니 이번엔 내 이름이 호명됐다. 반신반의하며 방금 노인이 들어간 곳의 문을 열었다. 아까 그 노인이 흰가운을 입고 심각한 얼굴로 나를 맞았다.
 

손님이 없어서인지 일손이 부족해서인지 아니면 둘 다인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그가 이 곳의 원장이자 유일한 의료진이었던 셈이다.
 

그는 몇 마디를 묻고 떨리는 손으로 키보드 자판을 하나하나 누른 후 주사를 맞고 가라고 했다. 진료실을 나와 설마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니 곧이어 그가 가운을 벗고 나와 두꺼운 돋보기를 낀 채로 주사실로 들어가는 것이었다. 결국 그는 수납까지 마친 채 기자를 배웅했다.
 

“이대로 가다간 제가 일흔 정도 됐을 때 아흔이 넘은 의사 선생님께 진찰을 받아야 할 상황이 올지도 모릅니다.”
 

얼마 전 대한의사협회 이혜연 학술이사가 의학회 아카데미에서 이렇게 말하자 좌중은 잔잔한 웃음에 휩싸였지만 그때 그 의원이 생각난 나는 웃지 못했다.
 

인구 고령화뿐만 아니라 ‘의사 고령화’ 또한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깨달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나라는 내년 아니면 후년인 2018년, 65세 이상 노인이 전체 인구의 14%에 근접하는 고령사회(Aged Society)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의사 고령화는 일반적인 인구 구조와 달리 의료환경이라는 변수가 추가 작동한다. 예를 들어 향후 몇 년 동안 외과 전공의를 받지 못하는 병원은 계속 고령의 교수가 수술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의사협회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체 전문의 중 4.5%만 농촌에서 근무하고 있다. 전공의 기피과와 지방·중소병원의 고령화는 이렇게 맞물린다.
 

퇴직한 의사들은 또 어떤가. 정년퇴임 후 화려한 인생 2막을 펼칠 수 있는 의사들은 많지 않다. 운 좋게 병원에 재취업해도 젊은의사 혹은 교수 출신과의 대결구도가 마음에 상처를 준다.
 

보건소 등 공공의료기관에서 일할 수 있게 지원해 준다지만 험지에 보내려는 것 같아 서럽기도 하다.
 

유년층은 감소하고 노인들은 일할 곳이 없다. 의료계는 이미 고령화 시대가 짊어지고 있는 어려움의 한가운데 놓인 상태다. 하지만 개선 움직임은 부족해 보인다.
 

“그만큼 환자 봤으면 됐다. 의사는 젊었을 때 많이 버니까 괜찮다.”
 

꼬리표를 떼야 한다. 특권층이라는 딱지 탓에 의사들의 삶을 생각하는 정책들이 여전히 부족하다. 국가가 양질의 의사 양성에 많은 비용을 투자하고 후속 조치 부재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이 또한 사회적 손실임을 인지해야 한다.
 

고령사회에 대한 두려움이 큰 우리 사회가 과연 의사 고령화 문제에 대해서도 같은 심각성을 느끼고 있는지 의문이다.
 

얼마 전 우연히 원장 한 명이 멀티태스킹을 해내던 그 의원 건물에 들릴 일이 있었다. 호기심에 기웃거려 봤으나 ‘폐업’이라고 써 붙인 종이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이제는 도대체 무슨 연유로 간호사도 없고 손님도 없던 병원을 지키고 있었던 것인지 물어볼 길이 사라져 버렸다는 생각에 섭섭한 마음을 감추고 돌아설 수 밖에 없었다.
 

대기뉴스이거나 송고가 되지 않도록 설정됨
한해진기자 hjhan@dailymedi.com
이기자의 다른뉴스보기
무통장입금 정보입력 입금자명 입금예정일자
(입금하실 입금자명 + 입금예정일자를 입력하세요)
[관련뉴스]
- 관련뉴스가 없습니다.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기사글확대 기사글축소 기사스크랩 이메일문의 프린트하기
김윤하 교수(전남대병원 산부인과), 대한모체태아의학회 회장
한헌석 충북대병원장, 충북해외의료관광협의회 초대회장
국립암센터 최귀선 교수(암관리학과)·이은경 교수(갑상선암센터)·한림의대 김정한 교수(혈액종양내과), 제7회 광동암학술상
김성훈 교수(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재활의학과), 의료기기의 날 국무총리 표창
365mc, 적십자회원유공장 금장
대한의료법인연합회 이성규 신임회장(동군산병원 이사장)
원근희 전공의(대구가톨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국정신신체의학회 우수포스터상
연세이충호산부인과 이충호 원장 차녀
신풍제약 마케팅본부장 김혁래 상무
전국의사총연합 이동규(조은맘산부인과)·이수섭(아산재활의학과) 대표
윤승규 교수(서울성모병원 소화기내과), 대한간암학회 회장
이규삼 前 대한약사회 총무위원장
최준배 청아한의원 원장 모친상
이형주 서울한일병원 의사 모친상·이효진 로앤산부인과 의사 시모상·한승오 현대병원 원장·이형연 ks병원 원장 빙모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