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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한 정부의 약가 줄다리기
박대진 기자
[ 2016년 11월 02일 06시 02분 ]

글로벌 혁신신약 보험약가 개선안을 놓고 설왕설래(說往說來). 특히 다국적제약사들의 반발이 크다. 일각에서는 기만이라는 성토까지 쏟아진다.

 

논란의 핵심은 혁신신약 인정기준에서 사회적 기여도가 삭제된 부분이다. 다국적사들의 혁신신약 진입 자체가 봉쇄된 셈이다.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KRPIA) 역시 글로벌 도입 신약에 대한 차별로, 국내 제약산업 발전에 역행하는 처사라며 개선안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이러한 다국적사들의 논지가 전혀 근거 없는 주장만은 아니다. 개선안 중 국내 생산에 대한 요건부터가 생산시설 집적화라는 글로벌 추세와 상반되기 때문이다.

 

국내 제약산업은 다국적사들과의 임상연구 협력을 통해 성장해 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덕분에 서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임상도시 반열에 올랐다.

 

한 다국적제약사의 폐암표적치료제 글로벌 임상시험에 한국환자가 절대적 비중을 차지했을 정도로 국내 제약시장에 대한 관심과 신뢰도가 높아진 게 사실이다.

 

이러한 임상시험 유치는 연구 수준 발전 뿐 아니라 더 이상 치료 대안이 없던 국내 환자들에게 큰 혜택이었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물론 정부나 일부 시민단체의 지적대로 혁신신약 우대조건의 모호한 부분을 노리고 억지로 꿰어 맞추려는 제약사는 반드시 경계해야 한다.

 

하지만 생명연장과 같이 확실한 기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기여도를 유예한 것은 정부가 국내 제약사에게만 특혜를 부여한다는 오해를 일으키기 충분하다.

 

반면 정부의 선제적 약가제도 보완이 기대를 모으는 경우도 있다.

 

지난 달 공개된 신약 등 협상대상 약제 세부 평가기준은 건강보험 재정 관리와 환자의 신약접근성에 방점을 두고 있다.

 

이 기준에 따르면 경제성 평가가 면제되는 약제에 총액제한형 위험분담계약을 적용토록 했다. 예상 청구액에 상한선을 설정해 그 이상 비용이 지출됐을 경우 제약사가 부담하는 방식이다.

 

이 방식을 활용하면 실제 환자 수와 사용액 추산이 가능해 쌍방의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특히 경제성 평가를 면제받는 약제가 건강보험 재정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최소화 하고, 자칫 비용 부담에 따른 환자들의 신약 접근성 문제 역시 해소할 수 있게 됐다.


기존 일반적 위험분담제와의 차이도 주목할만 하다
.

 

경제성 평가 특례가 아닌 일반적 위험분담제의 경우 설정된 총액을 초과할 경우 초과분의 일부분만을 환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반면 이번에 제시된 경제성 평가 특례 약제는 초과분 100%를 모두 환급, 보험자 측면에서 보다 효율적인 재정관리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전문가들은 "이번 개정을 통해 경제성 평가가 불가능한 약제의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예측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그런 측면에서 환자의 신약 접근성이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처음부터 완벽한 제도는 없다. 특히 신약 접근성 보장과 건보재정 안정화라는 줄다리기 속에 국민건강이라는 중심을 잡아야 하는 약가정책은 더욱 그렇다.

 

장기적 안목을 갖고 지속적인 신약 R&D 투자가 이어질 수 있도록, 이를 통해 우리나라가 제약 강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정부의 융통성 발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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