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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란법 시행···병원 기부금 위축 우려
권익위 "특혜 제공 위법" 유권해석···활성화된 일부 병원 ‘타격’ 예상
[ 2016년 09월 29일 06시 16분 ]

지난 28일부터 본격 시행된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김영란법)’로 의료계 안팎에서는 ‘유비무환(有備無患)’ 태세를 갖추고 향후 추이를 주시한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국공립병원을 비롯한 사립대병원과 대형병원들은 이번 법률 시행으로 자칫 기부금도 줄어들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기부금이 상대적으로 활성화돼 있는 곳은 대학병원이다. 보통 의료기관으로 일정금액 이상을 기부하면 병원은 기부자들에게 각종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관례였다.
 

병원이 고액 기부자들에게 제공하던 특혜와 편의 중 일부항목은 김영란법 시행 이후에는 더 이상 제공할 수 없게 됐기 때문에 기부문화가 위축될 수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진다.
 

일반적으로 고액 기부자들에 제공되는 편의는 무료 건강검진과 진료 전 VIP라운지 이용, 주차편의 등이며, 원활한 진료와 검사, 입원 등의 의전이 관례적으로 제공됐다.
 

그러나 이날부터는 기부금품 모집관련에 관한 법률에 위반되지 않는 기부금에 한해서만 기존에 제공되던 예우가 무방하다.
 

하지만 원활한 진료와 검사, 입원 등의 순서 변경과 특혜에 해당하는 각종 의전은 위법이 된다.
 

국민권익위원회는 “고액 기부자에게 진료접수 없이 의료서비스가 제공되거나 순번을 앞당겨 주는거 등 우선 진료를 제공할 경우 문제가 된다”면서 “위법에 해당하는 특혜는 더 이상 안된다”고 해석했다.
 

이런 영향을 가장 많이 받을 의료기관은 단연 대학병원이다.
 

특히 선교사의 기부금으로 세워진 세브란스병원은 130여년 동안 기부문화가 잘 정착, 한해 기부금만 150억원이 넘는다. 다른 병원들보다 기부문화가 활성화 돼 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도 연간 100억원 내·외의 기부금이 들어오고 고액기부자들에게는 국립대병원으로서 최소한의 예우를 제공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 세브란스병원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 제공하던 편의 등은 그대로 제공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받았다. 기존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는 의전은 없었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겠지만 전반적인 사회분위기가 ‘일단 스톱’ 하는 조심스럽고 민감함 시기인 만큼 위축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김영란법 취지에 맞춰 내부지침을 마련하고 있다"면서 "기존에도 그러했지만 본인이 원할 경우 예약 대행서비스나 거동이 불편할 경우 진료실까지 동반 안내 등 최소한의 예우가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의 한 국립대병원장은 “기부문화가 더 활성화돼야 하는 시점에 김영란법 시행으로 위축되고 있다”면서 “아직 뚜렷한 기준이 없어 ‘혹시’하는 우려감이 팽배해 벌써부터 기부금이 뚝 끊겼다”고 토로했다.

한 사립대병원장도 “고액의 기부자들에게 제공되던 의전은 의료기관이 기부자에게 해줄 수 있는 최소한의 편의제공이었다. 그런데 이 마저도 위법이 된다면 기부문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지방의 한 사립대병원 관계자 역시 “사립대병원은 국립대 만큼의 정부 지원금이 없고 특진교수 비율도 줄고, 또 포괄수가제 시행 등으로 수가는 갈수록 바닥인데 기부금마저 끊어진다면 대학병원이라도 고사(枯死)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측면에서 향후 기부금과 관련된 상황이 까다로워지고 좋은 일을 하고도 자칫 처벌을 받을 수 있어 기부문화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도경기자 kimdo@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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