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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상시험=마루타, 잘못된 인식전환 홍보 필요"
이윤희 연구간호사(분당서울대병원 내분비내과)
[ 2016년 02월 14일 20시 00분 ]

얼마 전 임상시험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임상시험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의 방송이 방영됐다. 그 방송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 위해 '피알바', '마루타' 등의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가며 생동성 시험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했다.

 

생동성 시험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이라고 부른다. 신약 개발이 아닌 기존의 오리지널 약과 복제약이 효과가 똑같은지 검증하는 것이다.

 

방송 서두에서는 생동성 시험 참가자들에게 지급되는 보수가 여타의 아르바이트에 비해 많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를 마치 피험자가 인지 못하는 어떤 위험에 대한 대가인 것처럼 말했다.

 

하지만 생동성 시험의 보수는 피험자의 시간 및 노력에 대한 법으로 정해진 적정한 보상이다. 단순히 액수가 많다는 이유로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는 것은 옳지 못하다.

 

또 방송에서는 정해진 시간에 채혈하는 것과 채혈양에 대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보여줬는데, 이는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한 것이다. 생동성 시험은 반복적으로 채혈한 혈액을 통해서 혈중 약물 농도의 시간에 다른 변화를 확인하는 것이다. 시험 중에 채취하는 혈액의 총량은 대개는 헌혈 1회에 추출하는 양과 비슷하며, 참여 후에는 3개월 이내에 재참여를 제한하는 등의 법적인 규정과 절차가 마련돼 있다.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는 부분도 문제가 있는 것처럼 말했으나 이는 약국에서 약을 살 때도 들을 수 있는 일반적인 내용이다. 또한 의료진이 약에 관한 연관성과 경중을 떠나 사소한 내용까지 설명하는 것은 참여자의 안전성을 위한 절차이다. 이에 관한 관리가 가능하도록 시설과 전문인력을 갖추어야 하고, 식약처에서 지정한 기관만 생동성 시험이 가능하다.

 

임상시험 도중 발생한 의료적인 문제점과 의료진이 환자상태를 잘 파악하지 못한 사례도 등장했는데, 물론 이는 의료진이 명백히 잘못한 사건들이다. 하지만 정상적으로 시행되지 않은 몇 개의 시험 사례를 예로 들면서 현 임상시험 진행 자체를 부정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분명 임상시험 초기에는 윤리적 제도적 장치들이 구체적이지 않았고 연구자의 인식과 교육이 부족해 문제점들이 많았다. 하지만 현재는 각 병원에서 임상시험심사위원회를 조직해 임상시험이 윤리적으로 진행되도록 연구계획서를 검토하고 있으며, 식약처 실사와 자체점검을 통해 계획서대로 잘 시행했는지 관리감독 하고 있다. 이러한 절차를 통해 잘못 시행된 연구는 단계별로 시정조치를 하거나 행정처분을 하도록 법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예를 들면 필자가 근무하는 분당서울대병원의 경우 미국 임상시험 및 대상자 보호프로그램 인증협회(AAHRPP)로부터 인증을 받고, 임상시험 참여자 교육을 정기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IRB를 강화하는 등 윤리적이고 체계적인 임상시험을 위해 노력을 거듭하고 있다.

 

세계의 임상시험이 등록되고 있는 ClinicalTrials.gov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0월까지를 기준으로 전 세계적으로 20만8300여 건의 임상시험이 등록됐고, 북미와 유럽에서 전체 76%의 임상시험을 등록했다. 한국도 누적 6904건의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고 실제 의학이 발단된 나라일수록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아울러 의약품이나 의료기기의 임상시험은 환자에게 향상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적인 절차이다. 동물실험만으로는 예측 불가능한 부분이 있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단계를 필히 거쳐야한다. 이와 같은 임상시험으로 얻은 새로운 지식이나 치료법은 환자를 위한 실질적인 희망이 되고 만성질환, 중증질환의 치료 발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예를 들어 CML(만성골수성백혈병) 환자 임상시험의 경우가 있다. 미국 CML 관련 데이터를 보면 1998년에 4500명이 새로 발병했고, 사망환자는 2400명으로 치사율이 50% 이상인 질병이었다. 그런데 글리벡이라는 신약이 2001년 임상시험을 거쳐 출시되면서 이후 사망률이 점차 낮아졌고 2006년에는 발병환자 수는 4500명으로 종전과 비슷했으나 사망자 수는 600명으로 줄어들었다. 이미 기존 약에 내성이 생긴 대상자들은 임상시험을 통해 신약을 복용함으로써 생명연장에 대한 기회를 얻는 동시에 비싼 약값과 치료에 대한 부담도 줄일 수 있었다.

 

이렇듯 임상시험은 희귀질환의 검사 치료법 및 만성질환의 체계적인 관리법 등을 개발하기위해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임상시험은 필요성을 논하는 초기단계가 아닌 다음 단계의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아직도 임상시험을 ‘마루타’ 혹은 ‘인체실험’으로 오해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임상시험의 급속한 성장과 발맞춰 이제는 이를 시행할 전문가 양성과 연구윤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는 동시에 사회에 대한 인식변화를 줄 수 있는 홍보활동이 시급하다고 생각된다.
 

데일리메디 daily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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