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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과 의사 그리고 의료윤리
박창범 교수(강동경희대병원 심장혈관내과)
[ 2015년 08월 09일 20시 00분 ]

의료는 대표적인 서비스직종이다. 우리가 물건을 살 때와 달리 서비스를 받기 전에는 품질을 확인할 수 없고 비용을 지불한 후에야 확인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에 대해 보장할 수 없는 특징을 가진다.

 

그렇기 때문에 대중들은 좀더 유명한 브랜드, 명품을 찾듯 명의를 찾는 것인지도 모른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명의란 없다고 생각한다. 단지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의사와 그렇지 않은 의사로 나뉜다고 본다.

 

하지만 세상은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 듯하다. 병원과 의사 능력을 평가할 수 있는 의료사고, 사망자 비율 등의 객관적인 지표가 공개되지 않는 상황에서 누가 어느 분야의 어떤 병에 대한 명의라고 마치 대학교 평가하듯이 마음대로 순위를 매기고 있다.

 

최근에는 이런 시류에 편승해 TV 등의 대중매체에서 소위 ‘쇼닥터’들이 ‘명의’라는 이름으로 의학적으로 인정되지 않는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 등 허위과장 광고를 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에 대한 부작용으로 대중들의 의료진에 대한 존경과 신뢰도는 한없이 추락하고 있다. 그와 같은 일부 잘못된 의사들의 행보는 앞으로 의사에 대한 불신을 점차적으로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일반 대중들이 정말로 원하는 것은 명의가 아닌 좋은 의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좋은 의사란 단어만큼 환자에게 의사에게 의미가 다양한 것도 찾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우선 의사의 경우 스스로를 평가할 때 전문성을 가지고 있으며, 근거 기반의 높은 임상적 능력을 가진 사람을 ‘좋은 의사’로 판단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대중에게 좋은 의사란 환자들에게 공감하고 환자들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자세히 쉽게 현재의 상황과 앞으로 해야 할 것에 대하여 설명을 해주는 능력과 같은 의사소통 능력을 가진 사람으로 정의 내려지고 있는 듯 싶다.

 

즉, 일반 대중들은 인성문제를 임상적 능력보다 더 중시한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에게 베풀며 봉사하며 환자들에게 좀 더 겸손하고 성숙해 지기를 바라고 있다.

 

한 가지 불편한 진실은 정작 의사들은 이런 사실에 무감각해져 있다는 점이다. 격무에 쉬는 시간없이 환자를 계속 진료하다 보면 어느새 환자들이 아파서 병원에 온다는 사실을 잊게 된다.

 

통증을 환자가 주관적으로 느끼는 정도의 그 자체를 인정하고 공감하기보다는 객관화하며 환자들의 호소를 그저 일상의 한 부분으로 지나치거나, 때로는 엄살핀다고 핀잔을 주기도 한다.

 

의사끼리 만나서는 적절하고 합당한 치료를 위해 최근의 의학지식을 공부하고 ‘소신진료’(경제적인 것과 관련 없이 책에 나온 원칙대로 그리고 의사의 양심에 따라서 하는 진료로서 일종의 의사들의 은어)를 위한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와 더불어 병원수익과 관련된 비급여 의료기기나 치료방법, 또는 신약을 어떤 기준으로 처방해야 의료보험심사평가원의 보험료삭감을 피할 수 있을지, 재테크는 어떻게 해야할지 등 현실적인 이슈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사실이다.

 

개업해 성공한 친구나 소위 쇼닥터가 돼 유명해진 동료, 국제 저널에 논문을 많이 실어 신문이나 방송에 이름이 오르내리는 선후배들이 소위 잘 나간다는 이유로 부러움의 대상이 되곤 한다.

 

아마도 이는 현재 의료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의사들이 의학과 의료를 구분하지 않고 의료를 단지 단순한 의학지식과 기술로서만 이해, 환자를 존엄과 가치를 가진 인간으로서 대하는 방법을 배우지 않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의사들은 사회의 리더로서 역할과 절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환자와 동료를 배려하며, 스스로의 자정활동 및 환자와 소통하고 환자의 고통과 아픔을 배려하기 위하여 항상 고민해야 한다.

 

2000년에 벌어졌던 의료대란은 의료인이 가져야 할 가치와 기준이 돼야 할 윤리적인 행동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 볼 기회를 주었다. 당시 큰 병을 앓았던 환자나 그 가족의 경우 아직도 당시의 참담함을 잊지 못하고 있다.

 

국민들은 이러한 의사들의 집단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 문득 지금이 바로 의사에 대한 새로운 윤리와 사상이 절실히 필요한 과도기라는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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