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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환규 vs 안기종, 성범죄 의사처벌 '맞짱'
[ 2012년 02월 15일 21시 40분 ]
전국의사총연합 노환규 대표와 한국환자단체연합 안기종 대표가 15일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도가니법 적용 범위와 실효성을 놓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이번 토론은 성범죄 의사 처벌을 놓고 대립을 거듭해 오던 중 노환규 대표가 먼저 공개토론을 토론을 제안했고, 안기종 대표가 이를 받아들이며 성사됐다.

환자단체와 의사단체가 의료 현안을 놓고 직접 만나 토론을 벌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토론에서는 무고한 의사에게 악의적인 성추행 고소가 일어날 것인가 하는 점과 성범죄 요건 등 법의 적용 범위에 대해 집중적인 논의가 이뤄졌다.

"진료하지 말라는 것"

노환규 대표는 “청진기를 환자 옷 위에 대고 진료한다”며 도가니법 통과 후 의사들이 성추행범으로 몰릴까 두려워 방어진료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자신이 운영하는 의사커뮤니티 설문조사 결과 693여명 중 전체 94%가 방어진료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소개했다.

노 대표는“피해자가 수치심을 느꼈는지가 중요하다는 대법원 판례도 있듯 의사가 정상적인 진료를 하더라도 환자가 고소하면 어쩔 수 없다”고 주장했다.

무엇보다 의사가 진료를 소극적으로 해서 생기는 피해는 결국 환자에게 돌아가게 된다고 덧붙였다.

반면 안기종 대표 생각은 달랐다. “진료를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의사가 촉진 전 설명만 제대로 하면 된다”고 반박했다.

이 논의는 충분한 설명시간을 주지 않는다는 한국 의료환경 문제로 확대됐다.

"진료 전 설명만 제대로 했어도…“

노환규 대표는 “환자에게 진료 설명이 충분치 않은 것은 인정하지만 하루에 수백명씩 봐야 하는 한국 의료환경 아래서는 불가피하다”며 의료환경 개선이 먼저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안기종 대표는 “모든 의사가 수백 명을 보는 것도 아니며 무엇보다 진료에 대한 설명을 듣는 것은 환자의 당연한 권리”라고 받아쳤다.

그는 또 “산부인과 의대생 참관 사건에서 중요한 것은 사전동의 여부였다. 의학교육상 필요하다는 점에는 공감했지만 동의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가 됐다”며 의사의 권위적 태도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애매한 중범죄 의사 범위

법이 적용되는 범위에 대해서도 평행선을 달렸다. 중범죄의 경우 10년 면허제한이 아니라 영구박탈 등 그 이상도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합의를 했지만 무엇이 중범죄인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렸다.

안기종 대표는 “일반적으로 금고형 이상을 받으면 중대한 범죄라고 볼 수 있다”며 “성범죄 종류가 무엇이건 간에 금고형 이상의 판결을 받았다면 같은 처분을 받아도 된다”며 판결 중심으로 갈 것을 주장했다.

전의총 법률자문자격으로 참여한 박종욱 변호사는 “음란물 유포 등으로 벌금형을 받은 의사와 강간, 강제추행 등 범죄를 저지른 의사가 같은 처벌을 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진료실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성범죄를 조사해서 항목별로 형량을 달리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박종욱 변호사는 법안 자체에 대한 문제도 제기했다. 이 법이 졸속으로 만들어져 허점이 많고 처벌 규정이나 위임 규정 등도 없는 불완전한 법이라는 것이다.

그는 “국회 회의록에 관련 논의는 5줄, 약 30초 분량에 불과했다”며 법이 만들어지기 전에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고 주장했다.

법을 만들때 충분한 논의가 없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양측이 모두 공감대를 형성했다.

제대로 된 진료환경을 만들 수 있는 논의가 돼야

안기종 대표는 “법률을 만들때 환자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사실 도가니법도 의료법이 제대로 기능했다면 생기지 않았을 법”이라고 말했다.

노환규 대표도 “독소조항이 있으니 고치자는 것이지 폐기하자는 것이 아니다”라며 논의가 계속되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다.

박종욱 변호사도 “법이 개정되기 전에 이런 토론이 있어야 했던 것 아닌가”라고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지난 11월 개정된 아동ㆍ청소년성범죄에 대한 법률은 의료인이 성범죄를 저질러 벌금 이상 형을 받을 경우 10년간 개업, 취업을 금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현재 요건이 더 강화된 의료법 개정안이 심의를 앞두고 있다.
유형탁기자 yhtmedi@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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