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月 5억 적자였던 명지병원 이젠 10억 흑자
[ 2011년 07월 25일 21시 15분 ]
‘설마’가 ‘현실’이 되기까지 1년도 채 걸리지 않았다. ‘대학병원’이라는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매달 5억원의 적자에 허덕이던 병원은 이제 10억원의 흑자를 내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셈에 밝은 대기업들의 인수 타당성 조사에서 잇따라 낙제점을 받았던 곳이었기에 이런 작금의 변화는 더욱 감개무량하다. “설마 되겠어…”라며 반신반의하던 직원들은 “하면 되는구나!”라는 확신을 갖게 됐고 그러한 조직의 자신감은 병원의 거침없는 질주에 가속도를 내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관동대학교 의과대학 명지병원. 복지부동(伏地不動) 조직문화에 재단의 경영난까지 겹치며 쇠락의 길로 치닫던 이 병원에 기적은 예고 없이 찾아왔다.

불가능 속 가능을 보다

상황은 심각했다. 수 년째 적자가 이어지면서 부채는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설상가상으로 명지건설마저 경영부실이 수면 위로 부상하며 부도 위기를 맞았다.

자금 회전이 원활치 못해 약품 및 치료재 결재가 연기되기 일쑤였고,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 되면서 일각에서는 폐업설까지 나돌았다.

명지학원 입장에서는 더 이상 병원을 끌고갈 여력도, 의지도 없었다. 아름아름 적임자를 찾아나섰지만 선뜻 수 백억 부채를 감당해야 할 병원을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었다.

명색이 대학병원급이다 보니 대기업들도 관심을 보였지만 경영 부진을 해소할 방법이 마땅치 않자 다들 입질만 하다 발길을 돌렸다.

그 중에는 의원으로 시작해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수 개를 거느린 병원계 성공신화의 주역들도 물망에 올랐지만 이들 모두 명지병원 인수를 고사했다.

누구도 나서지 않던 위기의 명지병원 인수에 ‘마이다스의 손’으로 불리던 이왕준 이사장(당시 인천사랑병원 원장)이 뛰어 들었다.

연매출 300억원의 중소병원이 700억원의 대학병원을 인수한다는 소식은 일대 파문이었다. 병원계는 물론 명지병원 직원들에게 조차 충격이었다.

우려도 잇따랐다. ‘중소병원의 성공담 만으로 대학병원을 이끌 수 있겠냐’는 우려부터 ‘새우가 고래를 먹었다’는 조소까지 다양한 반응이 쏟아져 나왔다.

사실 이왕준 이사장 조차 훗날 “병원 경영에 실패하면 인천사랑병원마저 흔들릴 큰 모험이었다”고 털어놨을 정도로 명지병원 인수는 파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우려가 기우과 편견이었음을 입증하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기본에서 답(答)을 얻다

2009년 7월. 이왕준 이사장 취임과 동시에 명지병원에 개혁과 혁신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외래진료시간 30분 앞당기기 및 원무수납 30분 연장하기, 14개 업무 TFT 신설 등 철저히 진료 시스템을 환자 중심으로 개편했다.

해답은 멀지 않은 곳에 있었다. 병원 경영의 기본이자 상식인 ‘환자 제일주의’를 구호가 아닌 실천에 옮기자 환자들이 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명지병원의 외래환자는 전년대비 10.2% 증가하며 숙원이었던 1일 외래 2000명을 넘어 최근에는 목표점을 3000명 이상으로 상향조정한 상태다.

환자수 증가는 곧 매출로 이어졌다. 명지병원 매출은 이왕준 이사장 체제 출범 이후 무려 10% 이상 늘어나며 경영 정상화에 접어든 모습이다.

이왕준 이사장이 취임하기 전인 2008년 721억원이던 명지병원 연간 매출은 지난해 876억원으로, 2년 새 22% 늘었다.

병원은 숨 돌릴 틈도 없이 투자에 나섰다. 40억원을 들여 심혈관센터를 설립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60억원을 투입, 뇌혈관수술센터를 열었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정신과 병동 ‘해마루’와 대학병원으로는 최초로 피부미용센터를 오픈하는 등 진료를 위한 하드웨어 보강에 주력했다.

올해 3월에는 충북 제천에 200병상 규모의 ‘제천 명지병원’을 열었고, 5월에는 동화 같은 소아응급센터를 새롭게 개소, 어린이 환자 응급실의 패러다임을 바꿔놨다.


“노력하라! 그럼 얻을 것이니…”

환자 중심의 진료시스템 개혁과 과감한 투자는 가시적인 결과물로 이어졌다. GE헬스케어는 지난해 9월 아시아 태평양 지역 뇌혈관 전문의들이 최신 신경중재시술에 필요한 교육을 받을 수 있는 전문 교육훈련센터를 명지병원에 설립키로 결정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유럽에 이어 두 번째. 물론 신경중재시술 건수나 관련 연구실적 등을 감안하면 아산, 삼성, 서울대, 세브란스 등 빅4 병원이 절대적이지만 교육훈련센터 설립을 주관하는 GE는 명지병원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해외 병원들도 명지병원의 거침없는 행보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의료관광 모범답안으로 불리는 싱가포르 래플즈병원이 일찌감치 진료협약을 체결한데 이어 최근에는 일본 성누가국제병원과도 양해각서를 교환했다.

또 2년 전 신종플루 창궐시 발빠른 대응으로 ‘전국 최우수병원’이라는 칭송을 얻으며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 장관이 2년 새 2명이나 찾은 유일한 병원으로 이름값을 알렸다.

올해는 의료기관 인증평가 통과를 시작으로 차세대 응급실 모델 개발사업, 권역응급의료센터 등 정부의 주요 국책사업 대상자로 잇따라 선정되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환자 수나 중증도 면에서 우위에 있는 일산 백병원과의 경쟁에서 거머쥔 권역응급의료센터 선정은 올해 최대 성과로 꼽힌다.

이왕준 이사장은 “변화와 혁신은 화려하고 멋진 말이지만 사실 내면을 들여다보면 거칠고 험난함으로 가득 차 있다”며 “개혁 피로증으로 힘겨움에도 불구하고 동참해준 직원들의 노고가 만든 결과”라고 공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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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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